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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김장철입니다. '딤채'를 아십니까

 

 

 

 

 

 

 

 

 

 

 

'딤채' 를 아십니까?

 

어느 냉장고 회사에서 잘 써먹고 있지요. '딤채' 는 우리말로 '김치' 입니다.

 

김치는 무·배추·오이 등의 여러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버무려 발효시킨

우리고유의 식품이지요.

 

옛날 고려시대까지는 김치를 ‘지(漬)’ 라고 하였습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는 김치를 ‘염지(鹽漬)’ 라 하였는데,

이것은 ‘지’ 가 물에 담근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아직도 '장아찌' 를 '지' 로 부르기도 하네요.

 

조선 초기에 고추가루가 들어오면서 ‘딤채’ 라는 말이 생겼는데,

최세진의 한자학습서 '훈몽자회' 에서는 '지' 를 ‘딤채조’ 라 하였습니다.

 

우리민족은 독특한 저장식품문화로 채소에 소금물을 붓거나 뿌림으로써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것이 숙성되면서 채소 속의 수분이 빠져나오고 채소 자체는 채소 국물에 침지(沈漬)됩니다.

 

여기서 우리네 고유의 명칭인 '침채' 가 생겨난 것이고 침채가 '팀채' 가 되고

이것이 '딤채' 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김채' 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오늘날의 '김치' 가 된 것이지요.

 

'딤채' 는 '김치' 입니다. 아셨죠?

 

1922년 11월 6일자 동아일보가 당시 요즈음 김장철 분위기를 잘 묘사해놓았네요. 재미있습니다.

 

"쌀쌀한 바람이 때때로 불며 누른 잎새가 우수수하고 떨어지든

가을철도 거의 다 지내가고 새빨갓케 언 손으로 두 귀를 가리고

종종 거름을 칠 겨울도 몃날이 못되야 또다시 오게 되얏다.

 

따듯한 온돌 안에서 쪽각 유리를 무친 미닫이에 올골을 대이고

소리업시 날리는 백설을 구경할 때가 머지 아니하야

요사이는 길가나 공동수도에 모히어 살림이야기를 하는 녀인네 사이에는

 

'우리 집에는 이때까지 솜 한가지를 못 피어 놓았는데 이를 엇지해···.' 하며

오나가나 겨울준비에 분망하게 되었다."

                                                        - 늦가을과 沈菜準備(침채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