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인부가 벗어놓고 갔을
목장갑 한 켤레 상처가 터진 자리
촘촘했던 올이 풀려 그 생은 헐겁다
붉은 손바닥 굳은 살처럼 박혀 있던 고무도
햇살에 삭아 떨어지는 오후,
터진 구멍 사이로 뭉툭한 손 있던
자리가 보인다 거기 이제 땀으로 찌든
체취만 누워 앓고 있으리라
그래도 장갑 두 손을 포개고서
각목의 거칠게 인 나무 비늘과
출렁이던 철근의 감촉 기억한다
제 허리 허물어 집 올리던 사람,
모래처럼 흩어지던 날들을 모아
한 장 벽돌 올리던 그 사람 떠올리며
목장갑은 헐거운 생을 부여잡는다
도로변에 버려진 손 한 켤레 있다
내가 손놓았던 뜨거운 생이 거기
상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고 있다
- 버려진 손 / 길상호 시인님 -
노가다(막일)를 안 해 본 사람은
그 힘듬이 얼마인지 가늠이 안 될겁니다.
변두리 연립주택 공사장에서 철근 서너개를 어깨에 메고
2~4층을 오르내렸던 그때그시절
어깨에 살이 벗겨지고 진물이 배어 나와서
땀과 뒤섞인 그 쓰라림이 밤새 눈물 짓게 했던..
머리 굴리고 사는 사람들이 첨으로 부러웠던..
학창시절 한때 삶의 체험현장에서 구르며
세상의 가진자들에게 맹목적인 적개심을 품으며 오기를 다졌던
하늘내린터 촌장이었습니다.
올 한해 팜핑탐방객들이 편하게 농촌체험하며
사용하다 팽개쳐버린 목장갑 수백개..
내년을 위해 골라추수리며 버려지는
낡은 코팅목장갑의 처연함에 울컥해졌네요.
지난밤 내린눈으로 눈꽃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오늘밤부터 강추위가 몰아닥친답니다.
친구님들 건강하세요.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https://youtu.be/o3HMgw33GDw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팜핑캠프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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