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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눈으로 산을 보자
![]() 따라서 산의 바위, 흙, 생물, 물을 훼손하는 것은 신체를 손상하는 것과 같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몸의 각 기관이 서로 유기적으로 기능할 때 건강한 것처럼 산을 이루는 바위, 흙, 생물, 물 등이 교란 없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자연도 건강하다고 보았다. 히포크라테스도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데 공기, 물, 장소가 중요하다고 했다. 산은 의식주에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는 공간이고 생활의 터전이기도 했지만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이고 믿음의 대상이었다. 선조들은 산을 찾을 때 산에 잠시 들른다 하여 입산(入山)이라 하고, 마음가짐과 행동을 바르게 하고 그에 맞는 예를 갖추었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화와 서구화에 따라 전통적인 자연관은 사라지고 산을 극복하거나 정복과 약탈의 대상으로 보는 자연관이 널리 퍼져 있다. 서구의 영향으로 현재 사용하는 등산(登山)과 정상 정복이라는 보다 공격적인 개념이 우리와 함께한다. 산과 숲은 사람에게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고,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고 저장하며, 공기를 맑게 해주고, 기후를 조절하며, 야생 동식물 서식처로서 생물종과 유전자 그리고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해준다. 또한 토사가 유실되고 침식되는 것을 방지하여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며, 심신을 순화하고 단련하는 문화, 레저, 스포츠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의 산지는 택지, 산업용지, 종교시설, 인공댐, 골프장, 스키장, 위락시설, 묘지, 채석장, 광산, 각종 도로, 통신 시설 등의 개발과 과다한 이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실수로 건조한 봄과 가을에 반복되는 큰 산불은 산지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며 토양을 사막화시켜 산지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산지 이용에 따른 문제도 심각하여 매년 봄철에 되풀이되는 산나물과 약초의 남획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며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도 계속되고 있다. 가을마다 반복되는 도토리 등 임산 부산물의 약탈적인 채취로 인해 겨울마다 야생동물들은 굶주리며 국제적인 망신거리인 보신을 위한 야생동물의 포획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 언론이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여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단편적인 경제논리에 따라 인간 중심적인 논리로 산을 이용하고 개발하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산이 수행해야 할 자연계 내에서의 기능과 역할까지도 위협하는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다. 미래의 산은 전통적인 자원의 공급처일 뿐만 아니라 여가와 관광, 그리고 교육의 공간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산을 과거와 같이 재화를 제공하는 장소로서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자연생태, 유전자, 환경, 관광, 문화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포함한 비경제적 편익까지도 고려하여 보는 생태적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의 산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적극적인 투자는 후손들에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도리이다. 선진국들이 녹색의 융단과 같은 울창한 산과 숲을 후손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파괴와 남획의 깊은 상처를 지닌 누더기와 같은 국토를 다음 세대에게 유산으로 물려 줄 수는 없지 않은가.공우석 경희대 교수·지리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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