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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스크랩] 마을 개발위원회의

2007 년 12 월 30 일 일요일   엄청난 바람이 몰고온 강력한 추위

 

마을 회의란 무엇인가 ?

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해 마을 대표들이 모여

규칙을 정하는 노력이다.

 

모든 일의 원칙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불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특히나 회의에 익숙하지 않은 시골마을에서

제대로 된 원칙을 정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문제가 발생이 되면 공동체 의식이 앞서야 되는데

개인의 이익부터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여

우선 내 자신의 이익과 손해부터 살피고 나면

그다음 부턴 필요이상으로 관대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잘못되어 가는데도 본인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

오랜 인정상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을 꺼리다 보니

잘못된 문제들을 싫은 소리 해가며 과감히 해결해 나가기 보담

꾹 눌러 참으며 남은 불만을 한탄해 보는걸로 위안삼을 뿐이다.

 

선후를 따지고 싶은 귀농자들도 각자의 성격 성향에 따라

아직 단단히 뿌리를 박지 못한 귀농의 정착을 위하여

마을의 정서를 거스르는 일을 되도록 삼가기 때문에

알면서도 넘어가고 모르는체 눈감아 버리기 일쑤이니

잘못된 관행들이 좀체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는 것이다.

 

낯설은 시골 마을에 가슴 졸이며

귀농의 걸음마를 시작하는 귀농자들에게

무척이나 예민한 문제이다보니

함부로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귀농 8 년째로 접어드는 나름의 경험을 살려

우리마을의 경우를 예로들어 나름대로 짚어보는 것이다.

 

귀농자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마을회의의 발언권을 획득하는 일이다.

 

대체로 젊고 유능한 인력들이 부족한 시골마을에서  

마을 발전의 기대를 안고

마을일을 젊은 귀농자들에게 서슴없이 안기면서도

마을일을 결정하는 이권 문제에서 만큼은

쉽게 양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권은 한두 사람이 독차지할 때 이권이 되는 것이지

공평하게 분배가 될 수 있다면 나눔이 되는 것이다.

 

나눔의 진정한 의미는

예로부터 노약자부터 시작하여

힘없고 가난한 이들부터 돌보아 줌으로써

오랜 세월동안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시골마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주축이 되어

미풍양속을 바로 세우고 상경하애 하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간에 인간적 도리와 양심이 늘 우선이 되어야만

누구나 열심히 일하는 대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스스로 나부터 반성하여 보자면

도시에서 평생을 보내며 손해를 줄이고 이익을 내기 위하여

돈버는 일에 열성을 바치다 보니

시골마을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면서도

나에게 부닺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다른사람보다 나 자신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어느 누구보다 결코 덜하지 않았음을

인정을 아니할순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나 자신을 포함하여 대다수의 귀농자들이

낯설은 시골마을에 내려와

참으로 어렵고 두렵기만한 농사짓는 일로

평생 벌어먹고 살아갈 각오를 하면서

마을의 이런저런 눈치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도리가 없게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처음엔 마을에서 시키는대로

부지런히 일하게 되기 마련이다.

 

물론 각자 처한 입장이야

그 지역의 형편과 인정에 따라 각양 각색인점을 고려해보면

운좋게 마을의 인정에 순조로이 동화되어

잘 정착해 나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관이 주도하여 농약과 비료를 앞세워 마을 이장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의 권위를 무시하고

마을 행정을 좌지우지했던 관행이 오래된 병폐로 남아

끊임없이 농촌으로 쏟아지는 각종 지원이

발빠른 자의 이권으로 변해가고

소외되는 노인계층속에 귀농자의 반발이

서서히 고개를 들게 되었을 것이다.

 

서로 한 집안 식구처럼 되기를 원하는

시골마을의 특수한 형편을 고려해보면

성질급한 귀농자들의 섣부른 반발은

자칫 마을 주민들의 반발부터 사기 쉽상이어서

벙어리 3 년 귀머거리 3 년부터 배우지 않으면

성공적인 귀농의 정착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도 하다 할 수 있겠다.

 

물론 한두사람의 욕심으로 인하여 이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쳐지길 바라는 시도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마을 주민 전체의 어른된 주인 의식을

어떤 방법으로 되살릴 수 있을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일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지나고 보면 성급함이 늘 후회가 되는 법이어서

죽은 듯이 참고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으나

자신의 소신대로 어느 시기에 할 말은 속 시원히 해보는 것도

어려운 삶을 이겨나가는 좋은 자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저런 비난과 원성도

감수해 나아갈 각오가 필요하겠지만

자신을 믿지 못하고서야

어렵기만한 농사를 결코 이겨나갈 순 없을 것이다.

 

오늘은 오전에 마을 개발위원 회의에 참석하여

마을의 쟁점이 될 수록 서로 꺼리는 문제들을

망설이지 않고 얘기해버리는 바람에

나중에 서로 얼굴도 붉히게 되었지만

 

지금 당장은 조금 서운하더라도

서로가 양보하여 마을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서로 눈치를 보지 않고 분명히 할말을 할 수 있을때만이

불만이 찌꺼기처럼 남아

서로를 괴롭히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규칙은 지키는 자에겐 좋은 습관이 되고

함부로 어기려는 자에겐 엄한 스승이 되어야 한다.

 

우리 마을엔 운이 좋은 편인지 모르겠지만

50 여호가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에

귀농자들만 15 여호가 넘어간다.

 

얼마든지 좋은 시골마을의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여러 조건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던 나 자신의 어리석음부터 새삼 반성해 본다.

 

이제 새해가 밝아오면 우린 또다시

좋은 규칙을 위해 많은 날을 서성이게 될 것이다...

 

저녁에는 연말을 맞이하여 풀천지에서

조촐한 귀농자 모임을 가졌다.

 

최근에 일이년 새에 새로 귀농하여

좋은 집도 짓고 마을일도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대견스러워

저녁을 대접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우리 마을에 젊은 귀농자들 가족만 초청하여도

너른 방안이 꽉 찰 만큼 인적 구성요소가 훌륭한 마을에

새해부터는 좋은 마음들을 불러 일으켜

건강한 삶과 깨끗한 마을을 위하여

좋은 날을 보내길 바래본다.

 

그중 한 가족이 음악 가족인데

콧털을 멋지게 기른 예술가의 기질이 풍부한 후배의

멋진 기타연주로 흥겨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

 

덩달아 우리 애들도 함께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오랫만에 풀천지 안방이 구수한 메주냄새 속에서

서로의 정겨움으로 한껏 녹아드는 밤이 되었다.

 

이제 곧 우리 마을에 부쩍 많아진 애들을 주축으로

풍물패를 탄생시키게 될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소리의 가슴 저미는 울림 속에서

푸르른 세상을 마음껏 안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아쉬운 길목에서

오늘밤은 행복한 꿈들을 꾸게 되길 바래본다.

출처 : 풀천지
글쓴이 : 풀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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