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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하늘내린터 이야기

[스크랩] 추억속에 사라지는 하늘내린터의 다목적 비가림하우스

어머니의 대지에 온종일 비가 내리니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고
산천초목이 생기가 돕니다.

파종한 씨앗과 감자 등이 걱정되어 농원 한바퀴 둘러보며
물고를 터주고 흠뻑젖은 몸을
화목난로 피워 말리러 다목적 비가림하우스에 들어왔습니만
여기저기 주룩주룩 비가새고 있습니다.
얼마전 강풍에 비닐이 날라가 응급복구했어도
한계가 있어 이제는 그만 아늑하고 포근했던
저의 안식처이자 그 아지트가 아닙니다.

매년 봄 하늘터에 봄소식을 처음 알려주는
명자꽃, 산앵두꽃, 조팝나무꽃이 반겨주지만
철거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보는 모습이 될겁니다.

지금도 문명과 자연의 경계에 위치하여
제가 정주할수있는 여건이 안되어
집도 절도없는 하늘내린터 힐링캠프이기에

오래전 사계절 다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최소 10년간은 어떤 재해에도 견딜수있기를
기원하며 대형으로 특별하게 직접 설계하여 당시에는
거금을 기초투자해 지었습니다만
7년만에 기상이변의 폭설과 강풍을 견디지못해
기울어지고 휘고 찢겨날라가 수리보수 견적을 받아보니
투자대비 가성비가 나오질 않습니다.

농업인에게는 매우 유용한 비가림하우스이기에
해체후 자재를 재활용하여 위치를 이동시켜
현재의 절반크기 정도로 아담하게
다시 지으려 장소를 물색하고 있습니다만
경관에 미치는 영향으로 많은 고민이 따릅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악천후시 이 산간오지를 찾아주신
많은 친구님과 탐방객들에게 안식을주고
저와 애환을 함께한 비닐하우스였습니다.

오늘같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거나 눈이 오는날
비닐하우스안에서 친구님들과 감자 고구마 구워먹고
막걸리에 감자전과 산나물전
부쳐먹으며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참으로 운치있었고
홀로 있을때 마시는 차맛은 정말 좋았는데
오늘은 씁쓰레하니 그맛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낙숫물받이 양동이 받쳐놓고
화목난로 피어놓고 회상하며
지난 자료사진들을 들여다보니
감회가 새롭고 서운함이 더욱 짙어옵니다.

처음 지었을때 약 2년간은 하늘내린터에서
자생화를 테마로 함께 하시려는 전문가분에게
제공해드렸는데 고냉지 혹독한 겨울추위에
난방이 감당안되어 두해만에 철수하셨고

이후부터는 저의 농촌신바람운동,농촌환경운동
귀농귀촌교육 단체들의 교육 실습 체험장으로
활용되어 특설 강의장으로 이용되고
동절기에는 농기구 농기계 교육장으로
하절기에는 팜핑(농촌체험야영)객들에게
견학과 모듬쌈채소 체험장으로 이용되었습니다.

평소 저는 악천후시 하늘터 사무실에서 내려와
DIY 공간 등 작업장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하늘내린터 촌장이기에
머리위에는 장수말벌이 집을짓고 같이 살았고
산새들이 들어와 여기저기 집을짓고 알을 낳고
부화하여 날아갔습니다.

저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7여년간 말할수없이
많은 고마움을 준 다목적 비가림하우스였기에
감사함을 반추하며 오늘 비오는날 헛헛한 마음으로
하늘내린터 역사에 기록해둡니다.

너를 사랑하듯 비는 내리고../ 고한우
https://youtu.be/1Xelgu6JX7M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힐링캠프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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