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들의 채소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 창조적 파괴, 즉 상품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곧 블루오션을 창출하듯 농업의 발전가능성은 무궁합니다.”
채소는 먹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의 장식 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존 상품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 틈새시장을 창출한 광주시 초월읍 새싹 채소 전문농가인 <건강나라농원> 한경희(45) 대표.
브랜드 등록과 함께 펼친 명품 마케팅으로 국내 고급 호텔의 레스토랑과 백화점 등의 직배요청으로 나날이 사세를 확장 중이다.
발상의 전환, 채소를 데코레이션으로
1% 마케팅을 통한 시장 개척
<건강나라농원>은 최근 호텔 최고급 요리사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샤브샤브 전문점에 채소를 독점 공급키로 하는 등 지속적인 기술연구를 통한 상품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으로 한국의 신복합농업을 이끌어간다.
전국 체인망을 구축 중인 <건강나라농원>은 자체 기술력과 유통라인을 토대로 새싹채소를 비롯하여 30여 품종의 상품을 직접 공급하는 10여 농가를 지원하고, 각 농가가 주인이 돼 독자기업으로 책임 운영되는 ‘건강나라 중심의 협업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경영방식이어서 학계까지 주목하고 있다.
“새싹채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 샤브샤브용으로 가꿔 독점 공급키로 함에 따라 또 하나의 커다란 소비시장이 창출되는 효과를 가져 오게 됐습니다. 새싹채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기법을 개발해 이웃나라 소비자에게 전파하면 새싹채소가 곧 한류 ‘요리 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입니다.”
대학입시에 실패, 재수를 하던 한경희 대표는 1981년 평생 농사를 짓던 부친이 “농업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말에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려 소 5마리를 사서 기르면서 ‘축산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매진했다.
축사 한 동도 마음대로 지을 수 없는 그린벨트 지역인데다 상수원 보호지역인 이곳에서 한 대표는 100여 마리 규모의 축산농가로 성장했지만 축사 한복판을 고속도로가 관통하게 되는 바람에 축산인의 꿈은 위기에 부닥쳤다. 하지만 한 대표는 곧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역발상을 했다.
한 대표는 축사에서 나온 처치 곤란한 퇴비로 채소를 재배한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겠다고 판단해 1988년부터 채소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공급하는 “양액재배” 에 뛰어들었고, 1991년부터는 하우스 농법을 이용해 오이 등을 생산했다.
새싹채소를 전문 생산하는 <건강나라농원> 한경희 대표가 2003년 새싹채소로 작목을 선택하게 된 데는 채소에 대한 새로운 정의(?), 채소의 용도를 먹는 데만 국한시키지 않고 ‘보고 먹는 채소’로 만든 것이 성공비결이다.
한경희 대표는 채소를 먹는 것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보고 먹는 채소’로 만들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채소의 이파리만 먹고 호텔 등에서 고급요리 장식용으로 ‘용꽃’을 사용하지만 대부분 버리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한 대표는 채소를 이파리뿐만 아니라 줄기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고 영양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기능성 새싹채소를 생산키로 마음먹었다.
그는 1993년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선진 농업국을 견학한 뒤 얻은 아이디어로 10여 년 만에 비닐하우스가 아닌 유리로 된 자동화 온실에서 채소를 키우기로 했다.
유리 자동화온실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새싹 채소들
국내에 불어 닥친 웰빙도 고가의 새싹채소 생산을 가능케 했다. 15㎝ 크기의 상추를 7㎝, 1~2㎝ 전후로 각각 작게 만드는 데 성공, 단일 품종을 3~4가지의 상품으로 생산케 했다.
작은 것은 장식용으로, 중간치는 먹거리로, 큰 것은 샤브샤브용 등으로 먹고 보는 용도를 달리한 것이다.
새싹채소 생산으로 안정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 한 대표는 판로를 개척, 안정된 소비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성공의 관건으로 판단했다. 그는 새로운 먹거리인 새싹채소를 누가 먹기를 원할까, 일반 채소보다 비싼데도 먹을 수 있을까, 등에 대한 자문한 결과 경제능력을 갖춘 웰빙족인 대한민국의 1% 소비자를 주된 소비계층으로 겨냥하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그는 최고급 음식을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내놓으라 하는 특급호텔 요리사를 만나 새싹채소는 어릴수록 면역성분이 많아 몸이 좋고 같은 채소도 부위마다 성분이 다른 만큼 요리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등 홍보를 펼쳐나갔다.
요리사 사이에 이내 입소문이 퍼지면서 거래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유명백화점 등으로 시장은 확대됐다.
<건강나라농원>은 최고 품질은 호텔로, 한 단계 아래는 백화점 출하를 원칙으로 100%주문받아 생산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주문량보다 채소를 120% 생산해 품질이 떨어지는 20%는 과감히 버리는 경영전략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해 나갔다.
특급호텔과 백화점 물량을 구별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채택, 호텔에 들어가는 장식용 새싹채소와 백화점에 들어가는 새싹채소의 질을 구분함에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 상품을 공급한 것이다.
이 같은 고객만족 제일주의 경영전략으로 시장으로부터 신뢰성을 획득하게 되면서 2005년 7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50억 원대에 달했고, 올해는 20%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기대한다.
<건강나라농원>은 플래툰 시스템으로 고객만족을 실현한다
부단한 연구개발로 승부
새싹채소의 종주국으로 발돋움하겠다
건강나라의 한 대표는 고객들에게 최고급의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운 종자개발 및 상품개발에 부단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연구비결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용에 있다.
한 대표는 채소 가꾸기나 종자개발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 공장 농기원의 관련 전문가를 만나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
이에 한 대표는 한 달에 최소 2~3차례 경기도농업기술원을 찾아 박사님들이나 대학 교수님이 농장 근처를 오갈 때 꼭 방문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건강나라농원>을 둘러본 뒤 유익한 조언을 꼭 해주기 때문이다. <건강나라농원>은 최근 외국에 자주 나가 상품이 될 만한 채소를 수집하는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한 대표는 2005년 4월부터 베트남시장을 겨냥해 베트남 라오스에 40만 평 규모의 현지 종자생산체계를 갖췄다.
현재 국내 종자기업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감안해 추진한 라오스 종자사업은 <건강나라농원>이 안정된 씨앗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안정된 종가공급체계를 갖추게 됨에 따라 생산원가도 30% 이상 낮출 수 있게 되고 유사제품을 생산하는 타사들에 비해 경쟁력도 한층 강화됐다. <건강나라농원>은 라오스 종자사업이 안정되는 대로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새싹채소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또 무서운 구매력을 지닌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부유층을 상대로 한 기능성 새싹채소 판매망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중국의 무한한 국토를 이용한 현지생산 시스템만 갖춰질 경우 <건강나라농원>이 개발한 종자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들은 새싹채소의 한류열풍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건강나라농원>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데도 우수한 엘리트들이 농업을 외면,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농업을 경시하는 풍토에 대해 질타했다.
“미래의 농업은 생산 · 유통 · 가공단계가 모두 결합된 ‘7차 산업’에 해당되는 복합농업이기 때문에 전문 인력 육성이 시급합니다. 자신의 인생에 블루오션을 만들 젊은이들이 이곳에 투신해야만 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입니다.”
새싹채소 포장작업 중이다
<건강나라농원>는 올해부터 농장 한쪽에서 새싹채소를 활용한 품격 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잇는 가칭 “새싹채소 요리축제”를 갖는 등 주말마다 수도권 일대 주민들이 찾아와 쉬다갈 수 있는 체험농장을 운영한다. 고객서비스도 강화하고 관광농업을 겸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생각이 바뀌면 보이는 게 많고 할 일도 많은 게 세상사입니다. 전통적 농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할 경우 한미 FTA등은 농촌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테니 하루빨리 정부정책 등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광주 건강나라농원 – 한경희 대표
대표자: 한 경 희(경기도 농민대상. 농림부장관상) 주소: 경기 광주시 초월면 지월리 주요작목: 어린 채소, 새싹 매출 및 시설 규모: 유리온실 2000평. 비닐하우스 7000평. 연매출 15억 원. 특징: 친환경 농산물 인증. 플래툰 시스템으로 소비자 욕구 충족. 유리 자동화 온실 재배.
출처 : 농촌정보문화센터(농업경영혁신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