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드미 마을을 ‘한드미 답게’만든 주인공은 바로 정문찬 한드미 마을 대표(49)이다. 그는 “농촌 마을의 경영전략은 농촌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충북단양의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할 정도로 가난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했다. 국립고등학교인 부산기계공고에서는 장학금을 받고, 기숙사생활도 공짜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마친 그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려고 마음먹은 것은 바로 심훈의 농촌계몽소설인‘상록수’를 읽고 감동을 받고나서였다. “그 시절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상록수 주인공 채영신처럼 농촌운동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요. (웃음)” 정 씨는 78년 귀촌한 뒤 농업기술자협회가 주최한 농민대학을 다니면서 농촌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한다. 그는 처음 양돈을 시작했는데, 그해 마침 돼지 가격 폭락으로 귀촌의 행복한 삶은 한순간에 날아 가버렸다. 농촌 계몽의 꿈을 안고 귀촌한 정 씨가 맛본 첫 번째 쓰라린 좌절이었다. “어쩌면 제가 가난했기 때문에 그런 뜻을 품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특히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 땡볕에 도시락 싸가지고 남의 밭을 메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던 것 같아요. 우리 동네 어르신들만이라도 남의 동네에서 품을 파는 일을 없게 하자는 생각으로 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 한 것입니다.” 정문찬 씨가 귀촌을 결심하고, 체험마을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한 부분이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 외상 사료값을 지불하고, 정 씨는 첫 번째 귀촌 2년의 생활을 접고, 쓰린 맘으로 80년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다시 돌아가야했다. 그는 부산에서 건축설계사무소, 출판사, 택시 운전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우연히 택시를 하는 친구를 보고 택시운전을 시작, 85년부터 4년간 택시운전을 하면서, 택시노조운동에 앞장 선다. 민주화 열기 속에서 정 씨는 택시노조운동 강경파로 낙인찍혀, 그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70년대엔 농촌계몽운동, 80년대엔 택시노조운동에 앞장선 올곧은 정문찬 씨의 아내는 어떤 사람일까. “아내는 충북단양에서 같이 태어났고,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었어요. 서로를 너무 잘 알았어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정 씨와 충주여고를 다닌 양용례 씨는 학기 중에는 편지로 서로의 애틋한 마음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방학 때 만나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긴다. 풋풋한 이들의 사랑은 1979년 결실을 맺는다. 21살의 청년 정문찬과 22살의 아가씨 양용례 씨가 어린 나이에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집사람은 결혼할 당시 대구에서 공무원 시험 1차에 합격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농촌운동을 하러 고향에 내려가자고 설득을 했었지요. ‘나를 택할래, 공무원 생활을 택할래’하고 선택을 강요했습니다.” 부인의 미래를 정문찬 씨에게 맡기도록 어떻게 설득했냐는 질문에 “어려웠지요. 설득은 아니고요. 이미 장래를 약속했었고, 저를 좋아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간이 부은 남자였지요. 허허(웃음). 집사람이 여리고 순종적이어서 고생문이 열린 제 선택을 존중해준 것이지요” 젊은 부부는 첫 번째 귀촌에 실패하자, 부산으로 내려가 건축설계사무소, 영업직, 택시운전 등 을 하다가 두 번째 귀촌을 결심한다. 98년 큰형이 온천과 휴양지를 고향에서 해보자고 제안을 했던 것이 두 번째 귀촌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다. “첫 번째 귀촌에 실패하고 부산에 내려갔을 때부터 언젠가 고향을 다시 찾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러나 이번엔 첫 번째 귀촌 때와는 달리,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 아내는 어느새 두 아들(영광, 영민)의 교육문제를 걱정하는 엄마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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