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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개방으로 술렁이던 1990년, 도드람의 전신인 이촌양돈조합이 결성됐다. 당시 참여 농가 수는 13곳이었다.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은
대다수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양돈 전문가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3년 뒤에 조합원 수는 240농가로
늘었고, 현재 7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13명이라는 적은 수로 시작했지만, 다들 양돈 산업에 대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처음 공동으로 사료를 구매했고, 비용절감으로 얻은 이익 3%를 수수료 형태로 조합에 투자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여윳 돈이 생겼고, 그 돈은
고스란히 양돈 기술력을 높이는 데 사용했습니다. 선진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조합원 농가에 접목시켰습니다. 1년 새 조합원이 200명으로
늘었습니다. '도드람에 가면 뭔가 희망이 있다’는 입소문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입니다.”
진길부 조합장의 말에서 드러나듯, 도드람
초기 조합원들은 강한 의지를 갖고 조합을 일궜다. 종돈, 사료, 사양관리, 가공유통 등 전 과정을 통일된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등 생산방식을
통일시켰고, 위생적인 도축·가공과정을 인정받아 HACCP, ISO9001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생산지와 생산자를 실명으로
표시하는‘농장 실명제’를 통해 소비자 신뢰의 기본구조를 만들었다. 품질과 위생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아 검역면제업체로 지정됐다. 2001년 세계식품학회에서 도드람 포크는 세계 최고의 고기라는 ‘Wonderful Meat’로 호평
받았다.
계열화를 바탕으로 한 조합규모는 점점 커졌고, 협동조합 시스템을 넘어 좀 더 전문적인 경영이 필요했다. 모든 조합원이 이
문제에 공감했고, 결국 대의원회를 거쳐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도드람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협동조합 정신이라는
바탕위에기업경영을접목시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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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이제 생산을 넘어 어떻게 팔 것인가에 사활을 걸고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파는
것에 주력하지 않아도 협동조합이 유지됐지만, 시장 변화로 인해 이러한 경영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이라는‘정신’에 기업적인‘경영’마인드
접목이 시급합니다. 조합장, 조직원이 자신의 권한 축소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의 물결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도드람 조직도에는 국내 대부분의 협동조합에 없는 직함이 하나 있다. 전문
CEO인‘상임이사’직이다. 전문경영인 영입은 협동조합의 한계에 봉착한 도드람의 새로운 시도였다. 우리와 달리 외국은 많은 협동조합이 전문
CEO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조합원들은 경영권에 대해 그 어떤 권한 도 행사하지 않는다.
조합장과 CEO는 역할분담을 통해
조합을 운영한다. 조합장은 조합원 관리 및 대외협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조직 확대 및 조직의 안정성을 책임진다. 전문경영인은 생산, 조직,
영업 등 조합의 전반적인 경영 관리를 기업화시키는 작업과 조직의 효율적인 운용 방안을 모색하고,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의사 결정을 책임진다.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진길부 조합장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양돈조합을 설립했으며, 원종섭 CEO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삼성에 입사, CJ 임원을
역임했다.
도드람은 이제 순수 협동조합을 넘어 기업형 협동조합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즉, 협동조합의 지배구조와 기업형 의사결정
체제를 결합해 조합의 공익성과 기업의 역동성을 효율적으로 접목시킨 기업형 협동조합의 모델을 만들었다. 이러한 전환은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양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외 도드람은 인적자원 및 조직개발에도
새로운 시도를 실험 중이다. 성과중심 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 조합복무규정을 수정해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구조를 성과 중심의 평가 보상체제로
개선했다. 인적자원의 능력향상을 위해 신입사원 연수교육을 비롯, 모든 직원 및 조합원에게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공했다.
2005년 대의원 총회에서 ‘도드람인재 육성 기금’1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생산을 책임진 조합원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국내 유일한 양돈전문연수원을 설립해 조합원 기술교육, 새로운 기술개발 및 조합원 대상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조합원, 직원, 조합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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