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하늘내린터 이야기

[스크랩] 하늘내린터의 다목적 전통농기구 밀낫을 아십니까?

간당간당한 쌀통 바닥을
어머니는 사그락 사그락 긁고
부르르 소리를 쥔 아버지는
쓱싹쓱싹 숫돌에 낫을 갈면

마파람에 시큼한 여름 냄새가
땀 내 나는 등받이 적삼에서
비릿한 피 내음이 난다.

속이 늘 헛헛한 쭉정이는 할머니의 늙은뱃가죽
덜 찬 돼지 오줌보처럼 우그렁 쭈그렁
녹말 가득 쭉정이를 채우려고
새벽부터 돌밭도 뙤약볕에 길가 풀도 밀었다.

축쳐진 홍시가 간당간당 잔망스러운 바람만 불어도
도란대는 꿈이 깨어질까
뚱딴지 대궁을 베는것도 무디어지고 녹슨 내낫
내리는 눈물을 타고 반짝인다.
그래도 아버지는 웃는다.
- 밀낫 / 박진희 님 -

우리 전통농기구 중에 '밀낫'이라는
농기구가 있습니다.

모양이 낫처럼 생겼지 사용방법은 정반대지요.
보통 낫이 낫을 당겨서 그 안에 들어있는
곡식이나 풀 등을 베어내는데
이 밀낫은 낫과는 반대로 등 부분에 날이 있어
낫을 밀어 고랑의 풀을 바닥에서 긁어내는 농기구입니다.

그러니까 호미처럼 김을 메는 농기구이지요.
김메는데 호미가 여자들의 농기구라면
밀낫은 남자들의 농기구라 할수있습니다.

그때 그시절 농사에 있어서 밀낫은
아주 요긴했는데 지금은 추억속의 농기구가 되었습니다.

예술농부 하늘내린터 촌장은
매년 폭설과 태풍 강풍에 쓰러진 통나무를 말려서 잡일하기 좋은 농한기를 이용해서 17년째 농원 여기저기에 팜핑객들이
이용하시도록 다목적정자를 하나씩 지어나가고 있는데
이때 그 밀낫이 통나무원목 껍질 벗기는데
아주 그만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몇해전 마을 목수님의 지도를 받아서 지은 모닥불용 정자인데
팜핑오신분들께
인기 짱입니다.

전기도 없고 기술인적자원을 구하기 힘든 오지산골에서
모든것을 스스로 배우고 익혀서
발전기를 가동하여 손수 해나가며(DIY)
이를 탐방오시는 귀농귀촌 희망이분들에게
전수하는 하늘내린터 촌장은 어느새
맥가이버로 불리워지기도 합니다. ㅎㅎ

공구가 망가지면 뚝딱뚝딱 고치고
농기계가 고장나면 분해하고 부품교체해서
저같은 사람만 있으면 공구상들 굶어죽습니다.
그럭저럭 사서 모은 온갖 수공구와 농기계가 컨테이너 창고 2동과 다목적 비가림하우스 작업실에 꽉차있는게 전시장같네요.
족히 수천만원어치는 될듯요.. 흠

쌀쌀해진 완연한 가을날씨에 일하기 좋아서
모아놓은 원목 통나무가 썩어가는게 아까워
기약도 없이 밀낫으로 껍질이나 벗겨놓는데
참 조상님들의 슬기와 지혜가 담긴 농기구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하늘내린터 촌장입니다.

올 겨울도 뭔가 작품 몇개 만들어야겠습니다.
휘돌아보니 형형색색 단풍이 짙어오네요.
하늘내린터 단풍의 백미는 11월달의
황금빛 낙엽송 단풍입니다. 힐링오십시요.


자연휴양농원 하늘내린터(11월 드론촬영)
https://youtu.be/XZWDNX47CDw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팜핑캠프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