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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하늘내린터 이야기

[스크랩] 하늘내린터의 토종 배나무가 해거리를 하였습니다.

어머님은 가을걷이를 마치신 후
감나무 주위를 파고 퇴비를 묻어주며
성호를 그으셨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허리 굽혀 땅심과 뿌리를
보살펴야 하는 거라며

정직하게 해거리를 잘사는게
미래 희망을 키우는 유일한 길이라며...


쩝! 고것 참! 어쩔수 없지요.

하늘내린터의 터줏대감 토종 배나무가
올해 '해거리'를 하여 겨우 한바구니..
내년엔 친구님들 오시면 배술 한잔씩은 글렀고
토종배 발효차 한잔씩이나 겨우 대접할수있게 되었네요. ㅠㅠ
😟😓😢

산높고 골깊은 강원도 고라데이 하늘내린터는
천2백년전 신라 마지막 비운의 왕자인 마의태자의
망국의 한이 서린 혼을 간직하고있는 유서깊은곳이며
이후에는 면면히 화전민들이
고단한 삶을 영위하였던 화전민 터입니다.

그분들의 삶의 흔적을 소중히 하여
유지 복원 발전시키는데 큰 의미를 두고있는
하늘내린터 촌장이
아끼는 고고한 역사의 산물중 하나가
수령을 알수없는 토종 배나무 한그루인데
거의 매년 한두가마의 토종배를 선사하여
기쁨을 주었는데 올해는 해거리를 하였습니다.

'해거리'란 과수나무에 한 해를 걸러서
열매가 제대로 안 열리는 현상으로서
한해에 열매가 많이 열리면 나무가 약해져서
그 다음해에는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말합니다.

그럼 과수나무의 해거리는 왜 할까요?

과수나무가 쉬지않고 매년 열매를 맺다보면
기력을 다하게되고 그러니 나무는
해거리를 통하여 열매맺기를 포기(거부?)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는겁니다.

때가되면 쉴줄 아는 과수나무의 해거리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네요.
오늘 비오는날 해거리한 하늘터 고목 토종배나무의
토종배를 털면서
그동안 열심히 앞만보고 달려온
저의 열정도 결국은 탐욕이 아닌가.
쉼을 배우고 익힙니다.

예년에 풍요롭게 기쁨을 주던 고목 배나무의
자료사진을 들여다보며 서운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배나무에게 당부합니다.

하늘내린터의 고난과 시련의 역사 너는 알지?
내년에는 부탁해..


그해 가을이 다숩게 익어가도
우리 집 감나무는 허전했다.

이웃집엔 발갛게 익은 감들이
가지가 휘어질 듯 탐스러운데
학교에서 돌아온 허기진 나는
밭일하는 어머님을 찾아가 징징거렸다.

왜 우리 감나무만 감이 안 열린당가
응 해거리하는 중이란다.

감나무도 산목숨이어서
작년에 뿌리가 너무 힘을 많이 써부러서
올해는 꽃도 열매도 피우지 않고
시방 뿌리 힘을 키우는 중이란다.

해걸이할 땐 위를 쳐다보지 말고
발 아래를 쳐다봐야 하는 법이란다.

그해 가을이 다 가도록 나는
위를 쳐다보며 더는 징징대지 않았다.

땅 속의 뿌리가 들으라고 나무 밑에 엎드려서
나무야 심내라 나무야 심내라
땅심아 들어라 땅심아 들어라
배고픈 만큼 소리치곤 했다.

어머님은 가을걷이를 마치신 후
감나무 주위를 파고 퇴비를 묻어주며
성호를 그으셨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허리 굽혀 땅심과 뿌리를 보살펴야 하는거라며

정직하게 해거리를 잘사는 게
미래 희망을 키우는 유일한 길이라며
- 해거리 / 박노해 시인님 -


🌂 오늘도 비요일이네요. 💓 💕 💞 그만 왔으면요.
저도 명절쇠러 고향갈 준비해야 하는데.. ㅠㅠ
친구님들 추석명절 잘 보내십시요.

고병희 햇빛촌 유리창엔 비
https://youtu.be/dHQ7bCK3kbU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팜핑캠프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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