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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근씨가 “농사는 땀 흘린 만큼 결실을 거둔다”며 한우에게 짚을 먹이고 있다. | | 한우 사육과 벼농사 ‘품질고급화’로 승부
스물한살 청년이 ‘농업으로 남보란듯이 살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었다. 신혼살림을 시작할 때였다. 시작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논과 밭을 일구는 데 활용하던 일소(한우 암소) 1마리와 밭 6,600㎡(2,000평)가 전부. 그로부터 32년. 그는 초지 12㏊를 갖추고 90여마리의 한우를 기르면서 논·밭농사 7㏊를 짓는 복합영농으로 연간 1억5,000여만원의 조수익을 올리는 부농으로 거듭났다. 안종근씨(53·강원 평창군 미탄면 창1리)의 얘기다.
안씨는 억대 농군으로의 성공비결에 대한 질문에 “농사는 땀 흘린 만큼 결실을 거둔다”는 한마디로 답변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중학교를 중퇴한 그에게 농사는 천직이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밑천을 토대로 ‘개미’처럼 살림을 차근차근 불려나갔다. 한우 사육과 경종 농사를 겸한 복합영농이 목표였다. 위험분산을 위해 여러 작목의 농사를 짓는 ‘포트폴리오 농업’을 이미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있다.
“암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키우고 수송아지는 내다 팔며 사육 규모를 늘렸죠. 담배 농사와 누에를 쳐 번 돈으로는 계속 땅을 샀습니다. 생계는 품을 팔아 했는데, 말이 아니었어요.” 각고의 노력 끝에 2000년께 그는 지금의 영농 규모를 갖추게 됐다.
안씨는 농협사료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독특한 사양관리로 한우를 일관사육한다. 50여마리의 번식우는 초지에서 연중 절반가량을 방목 사육해 분만율이 100%에 달한다. 30여마리의 비육우 역시 육질 기준 1등급 출현율이 90%에 육박한다. 일반 농가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최근에는 사료값 절감을 위해 지역을 돌며 하루 300㎏ 이상의 두부 비지와 쌀겨 등을 수거해 발효시켜 소에게 주고 있다. 5㏊의 밭에는 찰옥수수를 심어 양질의 조사료를 확보, 사료값을 일반 농가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논농사는 자연순환농법으로 짓고 있다. 화학비료 대신 축사에서 100% 발효된 축분을 사용, 땅심을 높여주고 있다. 준고랭지라 벼 병해충도 거의 발생하지 않고 밥맛이 좋아 20㎏포대당 5만원대로 이 지역에선 꽤 높은 값인데도 없어서 못팔 정도다.
그는 앞으로 한우 300마리까지 사육 규모를 늘리고, 초지를 관광농원으로 육성해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체 조수익 구조는 한우 70%, 경종 농사 30%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019-9201-3557.
평창=김태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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