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함께하기..

마을가꾸기의 핵심은 함께하기라 할 수 있다.

마을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것이며, 마을을 이루는 역사와 자연환경과 함께하는 것이다.

 

문제는 함께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양한 배경은 물론 구체적인 이해관계까지 여러가지가 혼합되어 있는 개인들로 또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마을이 어떤 하나로 묶여진다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별한 사건을 창출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러사람이 한가지 의견을 가지고 한가지 방식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어떻게 여러사람이 한가지 의견을 만드느냐와 그리고 어떻게 한가지 방식으로 일을 하느냐이다.

마을 회의에서 한가지 의견을 만드는 방식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행태를 보인다.

1. 난상토론을 통한 의사결정
아마도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또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의견을 내고 이렇게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질 수 있다. 여기에 대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결정'된 것으로 하고 끝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애시당초 회의를 시작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창출하지 못하고 엉뚱한 결론으로 흘러가버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간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사람들이 자기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중간에 그냥 사라저버린 것에 대해 아쉬워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모두가 자유롭게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직권에 의한 의사결정
마을회의의 진행은 주로 이장이나 추진위원장이 맡게 된다. 사실상 이장이나 추진위원장이 일정부분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직권에 의해서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경우 소위 말이 많거나 말빨이 있는 사람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게 된다. 말 주변이 있거나 세상 물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 혹은 일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논의를 좌우하게 되고 이러한 사람들의 의견에 다른 사람들이 동조해 주는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그러나 실제 결정은 반드시 이러한 논의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마을회의에서 문제점은 이렇게 말빨있는 사람의 의견과 실질적으로 마을을 이끌어가는 마을 이장이나 추진위원장과 의견이 갈라질 때 나타난다. 실질적으로 결정을 끌어내고 또 그 의견을 실행해야할 사람과 주도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를 때 나타나는 문제는 복잡해지게 된다. 추진위원장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해 주도적 의견을 가진 사람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경우에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실제로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길 때 협조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일을 추진하는 것이 점점더 어렵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결정이 직접적인 이익과 관계되는 경우 더욱 관계는 크게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관계가 나빠지면 이를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 소수자에 의한 의사결정
대부분의 마을에서의 마을가꾸기 관련해서 의사결정의 경우 소수자가 주도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즉 마을주민회의를 하더라고 주로 추진위원들이 주도해서 문제를 결정해버리게 된다. 통장이 결정해야할 문제를 제기하면 추진위원들이 대략 안을 결정한 것을 가지고 마을회의를 주도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방식은 소수의 마음 맞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해서 전체를 끌어가는 방식이다. 말하지 않는 다수는 각자 의견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별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의견조차 말하지 않고 침묵하게 된다. 이렇게 침묵하는 다수와 주도적인 소수에 의한 의사결정이 소수자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추진위원회가 이미 결정해 놓은 안을 중심으로 마을 회의를 끌어가고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게될 것이다. 그리고 결론도 대략 추진위원회의 안으로 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마을 회의는 사실상 추진위원회의 안을 소개하고 추인하는 정도로 진행하는 것이다.

추진위원회에서 내부적으로 결정된 안이 제대로 된 것이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다. 즉 침묵하는 다수들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4.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
또 다른 결정방식은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이다. 이해당사자 모두가 참여해서 한표씩 행사하는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이 사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물론 항상 다수가 옳은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소수에 의해 혹은 개인에 의해 주도되는 결정이 가져올 불평등에 비하면 그래도 낳은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루어지는 결정은 마을 사람들 만의 문제는 아니라 할 수 있다. 마을 사람과 직간접으록 관계를 맺게되는 관이나 기타 이해단체 등의 영향을 받아 결정이 이루어 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관계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백년후에도 살기좋은 마을 - 정뱅이 마을

글쓴이 : 정뱅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