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른농촌 희망찿기/농촌 마을발전 자료

[스크랩] 마을 만들기와 마을회의

마을 만들기와 마을회의

 

최 봉 익

광주YMCA 좋은동네시민대학 위원장

 

 

1. 왜, 마을회의인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우리 동네문제는 이제 동네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동네자치시대가 한걸음 더 우리들 가까이 다가왔다. 주민자치가 있는 골목, 주민자치가 있는 동네, 주민자치가 있는 지역을 우리는 풀뿌리방식에 기초한 건강한 사회, 열린 시민사회라 한다. 여러 차례 말하고 있지만, 마을 만들기는 이런 건강한 사회, 열린 시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1:10:100이라는 원칙이 있다. 제품을 만들어냄에 있어 불량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비용이 1이라면, 품질 검사과정에서 불량을 발견했을 때 비용은 10이고, 그 불량품이 발견되지 않고 출하되어 시장으로 나갔다가 소비자에게 발견 되었을 때는 100의 비용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기업의 품질관리에서 강조하고 있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비단 기업의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마을 만들기에서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는다. 동네 주민들이 함께 일하는 과정에 정보의 혼동이나 소통의 부재로 오해가 생겨나 의견 차이에서 오는 불일치로 논쟁이 생겨나 분쟁으로 이어지고 갈등이 심화되어 마침내 언어적 협박과 물리적 위협으로까지 번져 애써 공들여 세운 공동체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리는 경우가 마을 만들기 과정에도 종종 있어 왔다. 갈등의 씨앗은 오해에서 비롯한다. 오해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보공유이다. 이런 정보공유의 장이 바로 교육이나 회의이다. 1:10:100이라는 원칙은 마을 만들기에서 마을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회의는 여럿의 생각을 모아 좋은 방법을 찾고, 합의하고 실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 함양과 함양된 역량의 결집, 그리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발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역량 있는 주민들의 생각을 수렴하고, 합의를 도출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좋은 회의진행방법과 기술은 이제 지역공동체를 세워가는 활동주체들의 필수과목이다.

 

1) 참 좋은 회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모은다고 해서 저절로 좋은 방법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회의는 회의를 여는 목적, 회의규칙과 절차에 따른 참석자들의 합의, 이런 합의가 실행으로 옮겨짐으로써 비로소 가치가 있는 회의, 생산적인 좋은 회의가 된다. 다시 말해서 목적이 좋은 회의, 참여가 좋은 회의, 진행이 좋은 회의, 평가가 좋은 회의를 우리는 재미가 있는 회의, 참 좋은 회의라고 말한다. 마을회의는 이러한 회의문화를 지향한다.

2) 회의의 3가지 목적

일반적으로 회의는 3가지 목적을 갖는다. 첫째, 만인은 철인에 기초하여 정보 공유를 통해 생각을 합리적으로 모아 좋은 방법을 찾는 일이고, 둘째, 서로 합의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책임감을 갖고 실행을 다짐하는 일이고, 셋째, 회의주체 상호간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가운데 인간관계를 증진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마을회의는 이상의 3가지 목적을 갖는다.

3) 회의의 평가

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았지만 회의가 끝나고 나서 실행이 없으면 좋은 회의로 평가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회의의 평가는 무엇을 어떻게 결정하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정된 사항을 어떻게 계획대로 함께 실행하였는가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마을 만들기에서는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회의의 평가를 중요시하는 것은 회의평가를 하기만 하면 더 좋은 실행방법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4) 회의의 종류

회의는 회의규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목적으로 하는 의회식 회의와 문제해결방법 찾기를 목적으로 하는 생각모음 회의로 크게 구분한다. 국회, 지방의회, 법인의 이사회와 정기총회, 또는 주주총회 등은 의회식 회의가 주류이고, 워크숍(Work Shop), 심포지엄(Symposium), 연구회(Study Club), 포럼(Forum) 등은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해결방법 찾기를 목적으로 하는 생각모음회의로 구분할 수 있다. 마을회의는 회의목적사항에 따라 회의방식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모음의 회의를 많이 한다.

 

 

2. 생각모음회의 여러 가지 운영기법들

 

1)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법

뇌에 폭풍을 일으키는 방법이란 뜻으로 스치는 생각을 그대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일종의 토론방법이다. 이 토론기법은 Alex F. Osborn이라는 사람이 1941년 자신이 근무하는 광고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방법으로 처음 시도했다. 여기에는 2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양(量)이 질(質)을 낳는다.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내려고 고민하기보다는 무조건 엉터리라도 좋으니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보면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다.

둘째, 선(先) 발상, 후(後) 판단이다.

자신이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에는 이것이 좋다, 그르다. 판단할 필요가 없다. 많은 아이디어를 양산하는 것이 최고의 선(善)이다. 여럿이 함께 이 방법으로 생각을 모을 때 서로 간에 내는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것은 금물이다. 판단하고 비판할 시간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한다. 이렇게 하면 비약적이고 독창적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아이디어가 반드시 나온다.

 

다음은 4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타인비판 절대금지 원칙 : 비판할 시간 있으면 양산에 더 힘쓰라

둘째, 창의성 존중원칙 : 좋은 아이디어 발굴자에게 소리 내어 칭찬하라.

셋째, 질보다 양 추구원칙 : 반드시 군계(群鷄)에 일학(一鶴)이 있다.

넷째, 결합개선원칙 : 경청을 잘하면, 무임승차를 잘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를 갖는다.

 

다음은 4가지 금기가 있다.

첫째, “말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이런 말 금기

둘째, “소용없어요. 예전에 다 해봤어요.” 이런 말 금기

셋째, “나는 잘 모르니까 아무 말 않고 뒷전에 가만히 있겠소” 이런 말 금기

넷째, “말도 안 되는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이런 말 금기 등이다.

2) 명목집단법

집단구성원들이 진실로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바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려는 토의기법이다. 여기에는 6가지 운영규칙이 있다.

첫째, 토의 참석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되 서로 말을 않는다.

둘째, 참석자들은 토의주제에 대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토의 양식에 적는다.

셋째, 참석자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넷째, 서기는 아이디어를 취합하여 모두 볼 수 있게 아이디어목록을 정리한다.

다섯, 아이디어 목록을 보고, 어떤 아이디어를 지지하거나 보조설명을 한다.

여섯, 참석자들은 아이디어 우선순위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여 최고의 득표를 얻은 아이디어를 가장 좋은 아이디어로 채택한다. 투표방식은 스티커 붙이기를 하면 회의의 생활과학화를 실감할 수 있다.

3) 라운드로빈(Round Robin)법

구성원들이 빙 둘러앉아 로빈(Robin)이라는 장난감인형을 시게바늘방향으로 옆 사람에게 돌리면서 게임하는 서양 아이들의 놀이에서 착안했던 분임토의 기법의 하나이다. 분임토의 과정에서 한사람에 의한 발언독점을 배제하고 참석자 모두에게 발언하는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2분 규칙이 있다.

진행자가 토론 진행 중, 발표에 소극적인 구성원을 배려하는 세계적인 경험규칙이다. 발표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고 최소 2분은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의 진행자는 사전에 참석자들에게 2분 규칙의 의미와 필요성을 설명하고, 구성원 모두가 필요성을 공유하는 약속을 받아둘 필요가 있다.

 

다음은 3가지의 경청의 기술이다.

첫째,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들어주세요.

둘째, 발표자의 눈을 봐 주세요.

셋째, 잘 듣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여 주세요.

넷째, 감동했다고 무릎을 ‘탁!’ 치고, ‘아하’하고 말해 주세요.

 

이 외에 라운드투어(Round Tour)법도 있다.

여행하는 분위기에 젖어 참가자 모두가 움직이면서 지루한 느낌을 갖지 않고 토의를 보다 재미있고 다양하게 진행하는 일종의 회전여행식 토의기법이다. 특히 팀별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데 이 토의기법이 널리 활용된다.

 

 

3. 회의 진행자와 참석자의 역할

 

1) 전체 진행자의 역할

첫째, 팀장과 서기를 선임하고 팀을 소개하는 시간을 배려한다.

둘째, 주제와 토의규칙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셋째, 팀 간의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도록 힘쓴다.

넷째, 시작과 끝나는 시간을 지킨다.

2) 그룹 팀장의 역할

첫째, 참석자 모두에게 균등한 발언기회를 준다.

둘째, 2분 규칙 배려 속에 자유롭게 발표하는 분위기 조성에 힘쓴다.

셋째, 장시간, 또는 불필요한 발언은 적절히 제지한다.

넷째, 서기의 기록을 배려하며 진행한다.

다섯, 정해진 시간 내에 결론을 얻는데 힘쓴다.

3) 회의 참석자 역할

첫째, 토의주제를 정확히 파악한다.

둘째, 그룹팀장의 안내를 잘 따른다.

셋째, 경청을 잘하여 결합개선에 힘쓴다.

넷째, 간단명료하게 발표한다.

다섯,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솔선수범 한다.

여섯, 공동체 예절을 지키며 인간관계증진에 힘쓴다.

 

끝으로, 지금까지 소개한 마을회의 종류와 그 운영방법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고 방법들이다. 새삼스럽게 마을회의의 운영방법을 강조하는 것은 마을만들기는 계획-실행-평가까지를 주민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강조한 만큼 주민참여는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마을 만들기의 반성이다. 원인은 공동체 활동의 생명인 마을회의를 소홀했거나 생략한데서 비롯한 것이다.

출처 : 백년후에도 살기좋은 마을 - 정뱅이 마을
글쓴이 : 정뱅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