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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스크랩] 농촌을 상품화하자

1. 떠나는 농촌

 

70년대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도시로 앞다투어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의 앞세대들은 가난한 고향을 버리고 일자리와 희망를 찾아 도시로 나갔다. 우리는 이것을 이촌향도(移村向都)라 부른다. 이촌향도는 먼 과거의 얘기가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농업은 개방화․국제화 물결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농가는 감당하지 못할 규모의 부채더미와 불안정한 소득구조 속에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농촌환경은 무차별적인 난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우리 농촌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농어촌 지역의 인구는 1965년 55.1%에서 1999년에는 9.0%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인구감소는 생산력이 있는 청장년층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져 인구의 공동화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50세 이상 고령인구가 농촌인구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 농촌에서 50세면 청년소리를 듣는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해가 갈수록 일손은 부족해지고 빈집은 늘어만 간다.

 

생산기반도 약화되고 있다. 농어업의 생산비중은 1970년 26.7%에서 1999년 7.1%로 20년간 1/4정도 감소하였다. 농가경제의 기반이 무너지면서 도ㆍ농간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1994년 농가소득이 도시가구의 99.5% 수준이었으나 99년에는 83.6%로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한편 WTO 뉴라운드의 농업협상과 중국의 WTO 가입 등으로 새로운 환경변화가 예상된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분명한 것은 우리 농가 소득의 하락과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은 낮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쌀 재고와 쌀값 안정문제는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다.

 

우리 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고도로 집약적인 농업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화학비료나 농약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한 농업은 이제 거꾸로 농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농산물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고 농지의 산성화를 가속화시켰다. 뿐만 아니다. 농촌지역은 무계획적인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촌 곳곳에  고층아파트, 공장, 도로가 들어서면서 급속히 훼손되었고, 경관이 수려한 지역이면 어김없이 러브호텔과 음식점이 들어서 농촌고유의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이로 인한 농업용수 오염은 정상적인 농업생산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분별없는 도시민들로 인한 위화감은 농촌공동체의 해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거듭되는 농정실패로 농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우리나라 농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가구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IMF 충격에 따른 농가경영 위기로 농가소득 감소, 상환능력 악화 및 파산한 탓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농산물가격 폭락을 방치하고 농산물 수입개방을 알면서도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점도 있다.

 

무분별하게 자금을 지원해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부적절한 시설투자를 권유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기술과 경영능력이 부족한 농가가 정부지원자금을 우선 받고 보자는 식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부족 등으로 경영부실화한 농가의 책임도 없지 않다. 어쨌든 문제는 대부분의 농가부채가 너무 늘어나 이미 정상적인 소득으로는 상환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농촌 공동체를 해체하는 것은 경제적․문화적 요인과 함께 교육적 요인도 크다. 예전처럼 먹고살기 위해 농촌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 교육 때문에 고생을 각오하고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농민들의 희망은 스스로 고생을 하더라도 자녀들만은 교육을 제대로 받아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제는 유아교육과 유치원 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농촌에서는 초등학교조차 유학을 시키거나 버스로 통학을 시켜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자녀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한시바삐 농촌을 떠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래저래 농촌은 비어만 간다.

 

 

2. 숨막히는 도시

 

그렇게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모인 우리네 삶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질적인 풍요는 누릴지 모르나 마음의 풍요는 누리지 못하다고 있다. 편리함 대신 낮은 도시생활의 질은 낮을 수밖에 없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된 이후 도시는 인구, 산업, 경제, 문화 등 제기능의 집적과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콘크리트 고층빌딩들이 건설되면서 녹지공간은 부족하고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대기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된 도시민이 많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일해도 먹고 살기는 여전히 빠듯하고 그나마 평생직장이란 얘기는 오랜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계절의 변화조차 느끼지 못하는 콘크리트 환경속에서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다.

 

농산물 수입자유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산물의 소비자인 도시민사이에서는 식품첨가물, 잔류농약, 수입 농산물 및 식료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도시민의 생활여건은 편리해졌지만 전체적으로는 더욱 복잡해지고 생활의 질은 점차 악화 일로에 있다.

이러한 생활조건의 악화로 도시민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풍요를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식생활과 건강에 대한 불안, 자녀의 성장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것은 생활가치관의 변화로 이어진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욕구가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푸른 자연과 인정이 남아있는 농촌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그린 라이프스타일(green life-style)의 등장한 것이다. 도시민들이 농업과 농촌에 기대하는 요구는 매우 다면적이어서 신선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의 이용, 자연관찰과 체험에 의한 육체적․정신적 재충전, 아름다운 농촌경관에서의 휴식, 개성적인 지역문화와의 만남 등 도시민과 농촌이 교류를 통해 공생하는 새로운 생활방식 즉 그린 라이프스타일이(green life-style)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과 여유를 추구하는 생활방식은 여가시간의 확대와 함께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3. 다시 찾는 농촌

 

이제 농촌과 도시가 상생(相生)하기 위해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농촌에서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移村向都)가 아니라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이도향촌(移都向村)이 바로 그것이다.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 바로 녹색관광(green tourism)이다. 도농교류를 통해 도시민을 불러들인다면 농촌의 거주공간, 여가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아름다운 농산촌 공간을 만들어 나감으로서 지역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한 농촌과 도시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도시민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으며, 주5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도시민들은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으로부터 탈피하여 물질적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와 여유 그리고 활력을 회복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농촌에게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이다. 농림어업의 진흥을 도모함과 동시에 농산촌지역을 거주공간, 여가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아름다운 농산촌 공간을 만들어 나감으로서 지역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한 농촌과 도시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농촌이 풀어야할 핵심과제는 ‘어떻게 농촌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나아가 농촌 지역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가’ 이다. 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시장경제라는 큰 틀 속에서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그간의 ‘농업=생산’, ‘농촌활성화=농가소득 증대’라는 고정관념과 다른 발상이 필요하다. 시대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국내 농업의 기반마저 붕괴하게 되며 국가경제에도 큰짐이 될 것이다.

 

그 대안은 바로 농촌이라는 하드웨어에 관광서비스란 소프트웨어를 접목하여 농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도시민들은 답답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를 더욱 강하게 표출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의 아름다운 경관, 문화자원, 농산물은 도시와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농촌관광 활동은 대규모 리조트와는 달리 자연파괴를 최소화하면서 농촌의 풍부한 자연과 문화, 평화로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어야 한다.

 

도시민들이 농촌의 가정에 체류하면서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그 지역사람들과 교류하며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농촌주민이 주체가 되어 소규모 투자로도 다양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농어촌개발을 촉발하고 유지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녹색관광의 목표는 ‘농촌주민의 삶의 질 증대, 관광객 만족, 깨끗한 농촌환경의 유지’라는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발방향은 ‘자연환경 + 특산물 + 전통문화’를 종합적으로 개발하여 도시인을 불러들이는 지속가능한 농촌활성화 전략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숙박중심의 단순 관광사업에서 농산물의 가공과 판매로 연결되는 복합경영으로 전환해야 하며, 마을단위의 사업추진으로 다양성을 갖추고 투자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속에 생활환경과 생산활동을 체험상품으로 개발하여 도시민을 유치할 수 있다.

풍부한 자연이 남아있는 농촌에서 자연과 문화와 사람들이 교류를 즐기는 녹색관광은 농촌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대규모 개발을 하지 않고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마음의 접촉, 사람간의 교류를 중시하는 개발을 하자는 것이다. 지역민이 주체적으로 임하고 ‘사람과 지역이 공생하는 농촌’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농촌주민에게는 소득증대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갖도록 하고 생활문화의 향상 기대할 수 있다. 도시주민에게는 일과성 즐거움이 아니라 농산어촌의 생활과 문화를 맛보고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자연과 접촉함으로써 인간성을 실현하는 자기실현 여행이 될 수 있다.

 

4. 희망의 농촌 가꾸기

녹색관광으로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변화와 희망’이 동시에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 비로소 지역의 자연이 살고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나부터 변해보자. 내가 한번, 나부터 한번 해보자. 남은 안 하더라도 우리 마을부터 해보자’는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간단한 것,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꾸고 변해야 한다. 도시민을 불러오자고 큰 돈 들여 대형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태도는 위험하다. 도시를 모방하고 도시의 관점에서 봐서는 안된다. 흔히들 쉽게 권하는 민박조차 평생 농사만 짓던 농민들에게는 벅찬 벤처 사업이다. 주민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것, 누구도 모방하기 어려운 것을 살려 나가는 정신이 필요하다.「세계최고, 최초」가 아닌 작고 소박하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only one)」을 만드는 것이다.

 

농촌마을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마을도 상품'이라는 생각으로 마을자체를 매력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보자. 특산물과 음식 등 상품을 개발하고 여기에 감동적인 서비스를 덧붙여 부가가치를 높인다. 유기농산물 생산, 농사체험, 작은 축제 등등 도시민들이 안전한 먹거리의 구매, 자연체험, 휴양 등 다양한 목적으로 농촌에 관심을 갖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주민들 스스로 자랑할 수 있는 물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누가, 왜 우리마을을 찾는가? 찾아오는 도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도시민들은 지역문화 체험기회 제공, 관광객은 진짜(authenticity)를 경험하고 맛보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특산물 하나를 개발해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수입농산물을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고추를 따는 것도 인삼을 캐는 것도 이들에게는 유쾌한 체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쾌적한 마을 가꾸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와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여유롭고 평온한 분위기 연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촌마을답고 오지마을답게 깨끗하고 쾌적한 마을 가꾸기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도시민들과 인연을 맺고 그들이 꾸준히 마을에 관심을 갖고 다시 찾도록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농촌 가꾸기를 위해서는 주민들 스스로 안목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가만히 앉아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눈을 넓히고 도움을 받으려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앞서 나가는 지역을 견학하고 사람을 찾아 다녀야 한다. 민박을 할 마음이 있다면 특급호텔의 서비스를 내가 먼저 체험해 봐야 집 떠난 관광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특산물의 개발과 판촉활동에 이르기까지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은 너무도 많다.

 

 

흥하는 마을, 망하는 마을의 차이는 철저히 분석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토의하고 멀리 크게 보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생각, 아이디어를 모으려면 주민들끼리 단합하는 마을의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 상호불신은 최대의 적이다. 남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를 위한 것도 아니면서 뒷다리를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단 결정되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할 것이다. 뛸 사람, 걸을 사람, 앉을 사람 각자 능력에 맞게 역할을 분담하되 남이 뛰고 걷는데 방해하진 말아야 한다.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그 속에서 생활문화를 즐기는 사람과 마을, 문화가 만들어지면 관광객은 저절로 오게 되는 것이다.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즐겁게 사는 모습, 매일 매일 생기 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직도 농촌마을에 남아있는 인간미와 인정, 맑은 물과 공기는 최대의 자산이다. 도시민들은 뭔지 모르지만 훈훈하고 따뜻한 느낌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그런 곳이라면 기꺼이 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 떠나는 농촌으로 방치할 것인가, 다시 찾는 농촌을 만들 것인가의 선택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변화 의지에 달려 있다.

 

 

5. 농촌관광, 농촌도 상품이다.

농촌도 상품이다. 마을도 브랜드(brand)다 마을을 상품으로 인식하고 팔아야 한다. 판다는 말에 거부감을 가질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지역을 좀더 매력적인 곳으로 알리자는 것이다.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이란 게 있다. 어떤 지역을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기업과 주민, 관광객이 선호하는 이미지와 제도, 시설을 갖추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기업이 찾도록 지역의 상품가치를 높여 활성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가 차별화이다. 찾는 장소마다 취급하는 제품이 비슷하고 분위기 또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같은 관광지도 농촌에서라면 지금까지 개발해오던 관광지와는 그 기준과 방식이 달라야 한다. 관광지개발이라고 하면 모든 지역이 도로를 넓히고 주차장과 화장실을 만든다. 주변으로 땅값이 오르고 가든과 러브호텔이 들어선다. 이제 달라야 한다. 골짜기마다 들어앉은 산간 농촌마을은 그 자체가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어느 곳이든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가 있고, 농산물이 있다. 사람이 살아온 얘깃거리가 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새로운 숲의 문화를 만들어 농촌을 찾는 관광객과 기억하는 이들에게 체험을 제공하고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6. 농촌관광 성공을 위한 10가지 전략


가. 의기투합하라.

  왜 농촌관광, 도농교류를 해야 하는가? 주민들 스스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들 모두 함께 계속 살아갈 것, 조금씩 참을 것, 좋은 것을 쌓아갈 것 등등 함께 하는 원칙에 합의해야 한다.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농촌관광의 참뜻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마을가꾸기 목표와 장단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교육참여는 필수이다.

나. 농촌다움으로 상품을 만들어라.

  차별화된 컨텐츠나 상품을 기획하라. 그리고 브랜드 파워를 높여라. 농산물의 생산, 가공과 판매, 체험과 민박을 연결하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농촌관광의 상품은 시장의 니즈(needs)와 트렌드(trends)를 읽고 농촌다움을 연출하는 것으로 친환경농산물을 비롯한 농특산물, 민박, 체험프로그램, 기념품, 향토음식이 상품이 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관광기반시설정비와 시설관리 운영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다. 차별화만이 살길이다.

  이런 상품과 시설은 세상에 하나뿐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차별화는 농가, 마을이 가진 잠재자원과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이것은 주민들의 안목에서 출발한다. 벤치마킹은 필요하지만 단, 베끼기와 복제품이 늘어나면 함께 망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모든 마을이 민박, 체험프로그램으로 승부할 수는 없다. 따라서 도시와 인접한 마을은 체험프로그램으로 승부를 하고 도시와 원거리에 입지한 마을은 농산물을 개발하여 택배하는 등 마을이 처한 입지여건이나 능력에 따라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마. 감동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

  좋은 서비스와 프로그램, 감동적인 체험이 핵심상품이고 경쟁력이다. 내가 먼저 가슴 설레지 않으면 남을 감동시킬 수 없다. 남을 불태우려면 내가 먼저 불타야 한다.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 내가 즐거워야 한다. 마음을 담아 도시민들이 기대하지 않은 1%를 더 전달해야 한다.

 

바. 마케팅, 집중할수록 좋다.

  마을의 차별화된 이미지와 브랜드(brand), 상품을 만들었다면 시장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도농교류를 위한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표적시장(target market) 즉, 특정지역과 계층, 연령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각종 언론매체와 인터넷 홈페이지, 입소문을 적절히 활용하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사.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농촌주민들은 시설계획, 상품개발, 마케팅 등 사업을 추진할 만한 핵심역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외부전문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마을을 찾는 도시민 즉 고객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

 

아. 다시 찾는 농촌을 만들어라

  홍보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하는 농촌으로서는 재방문이 중요하다. 자매결연이나 회원제, 인연만들기 이벤트를 통해 재방문자를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이 성공포인트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와 만족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한번 찾은 도시민들이 다시 찾고, 다시 찾은 고객들이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자. 마을도 경영이다.

  이제 마을도 상품이고 브랜드이다. 주민들의 리더쉽과 경영능력이 중요하다. “모두 함께” 하면서도 사업에 따라서는 “따로 하는” 마을단위 농촌관광개발이 필요하다. 마을 전체 공동사업과 개별농가단위 사업의 조화가 중요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호 이해를 조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위기와 시행착오를 함께 극복하려는 지도자와 주민들의 자세가 필요하다.

 

차.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농촌관광은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초기단계에서는 시설투자가 적을수록 실패의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비전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이 핵심이다. 주민들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하다. 하루아침에 능력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실전경험과 이을 통한 학습, 노하우를 나누어야 함은 물론이다. 어떤 사업아이템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같은 사업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변화는 힘든 과정이다.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스스로 성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세상이 다 변해도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는 과거의 습관을 버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을 익히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마을, 그래서 다시 찾는 농촌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떠나는 농촌을 만들 것인가? 어떤 마을을 만들 것인가는 주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출처 : 나의 사랑 종부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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