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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 팜핑캠프/하늘터 주변즐기기

하늘내린터 MTB코스 (MTB 마니아 배준철님의 르포 펌글)

   
 
 
 

- 라이딩맵(이미지를 클릭시 고해상도 이미지 볼 수 있음. 붉은색 라인이 라이딩한 코스 가장 상단의 원대리를 출발하여 시계방향으로 2일간 순환)

- 고도추이

광복절과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까지 3일간 연휴다.
모처럼만에 비박라이딩을 계획한다.
금요일과 토요일 1박2일코스로 인제근처의 임도코스를 선택했다.
예전 소뿔산과 원대리 mtb바이애슬론 지역으로 이미 한번 다녀온 바가 있고..
일부지역은 이번에 새로이 개척하는곳..
특별한 정보가 필요없이 임도지도와 위성사진 분석만으로 코스를 설계한다.
워낙 임도들이 뚜렸한 구간이 많은 지역이라 다른분들의 사전후기를 참조하진 않았다.

출발 하루전에 공지를 올리니 아무도 참가하려는 분들이 없다.
게다가 비박장비를 지참해야 하는 지라.. 더더욱 맴버를 구성하기 어려웠는데..
이박사님은 예전부터 산사람이었기에 장비는 더할 나위 없고..
장웬선수를 압박하여 결국 세사람이 라이딩을 떠나게 된다.

새벽 5시반에 우리집에서 만나서 이박사님 차로 출발한다. 오른쪽은 장웬선수..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늘 가는 시간보다는 상당히 일찍이었는데..
고속도로와 양평가는 길은 차들로 성황이다.

막바지 휴가가 절정을 이룬다는 실감이 든다.
콩나물 국밥집까지 가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아침식사를 하고 양평에서 홍천방향으로 갈라지는 6번국도근처까지 차량정체는 계속이어진다.
6번국도에 올라타면 다소 해소는 되지만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태는 아니고..

장웬선수는 오늘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오늘 비올 확률이 60%이상이다.
호우주의보 수준은 아니더라도 비가 오는 것은 거의 확실한 날씨..
휴게소에서 장웬선수를 도와주려 우비를 사준다.

인제 원대리로 넘어가는 길은 수재가 완전히 복구되어 도로가 깔끔하다.
원대리 수변공원근처에 도착하니 아침부터 레프팅으로 북적인다.
이렇게 레프팅인구가 많다는 것에 놀란다.
예전 mtb바이애슬론 경기장이 여름철에는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
이곳이 인제 내린천 래프팅 출발장소라고 한다.. 난 그것도 지금까지 몰랐다..ㅠㅠ

차량으로 가득찬 수변공원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출발채비를 한다.
그새 비가 부슬거리기 시작한다. 오늘 우천라이딩을 예고하듯이..
가방에 비박장비며 부식등을 가득채우니 무게가 보통이 아니다.
박사님은 예전에 사용하시던 럭셔리 명품배낭을 메고 오셨다.
마치 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용품같이 손때가 빼곡히 묻은 배낭..
70년도 당시에는 고가품이었다고 하는데.. 들어보니 무게가 보통이 넘는다..
2~3인용 텐트는 이박사님이 자청해서 지고 가기로 하는데 고난이 예상된다..

장웬선수는 잔차뒤에 랙을 달고 패니어 두개에 짐을 나눠 싣는다.
이번 일본로드투어에서 사용한 메리다 하텔을 끌고 나왔다..
오늘 임도길이 패니어 달고 가기에는 어쩔지 모르겠다..

버스기사분께 기념촬영을 부탁한다. 수변공원은 이번으로 세번째 오게된다.
왼쪽부터 이종화박사님, 나, 이장원선수이다.

수변공원을 벗어나 원대리로 향한다. 구름낀 날씨지만 아직까지는 비가 내리진 않는다.
날씨는 추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원대리로 건너는 다리아래에는 아침부터 래프팅출발로 사람들이 북적..
장웬선수도 이곳에서 처음 래프팅을 했다고 한다. 추억이 새록새록..

첫번째 만나는 다리에서 안삽재쪽으로좌회전하여 방향을 잡고 포장로를 서서히 오른다.
이곳은 2년전 mtb바이애슬론 대회때 후반코스 내리막지역..
피니쉬를 향해 무지막지하게 달렸던 기억이 스며있는 곳이다. 그당시 가히 엄청난 속도로 쏘았었다..ㅠㅠ

드디어 비가 부슬거리며 내린다. 준비해간 GPS가 물에 젖을까 가방에 챙겨넣고..
요즘 카메라가 습도만 높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방수카메라가 필요할 듯 싶다..
카메라도 가방 깊숙이 넣어야 한다.. 보이는 갈림길에서 뚜렷한 왼쪽으로 계속 오른다..
이박사님 배낭이 유난히 커 보인다.. 나 또한 배낭압박이 상당하다.. 으휴.
로드를 벗어나면서부터 초반업힐길이 다소 험하게 느껴진다..
물이 흘러간 자욱때문인지 큰돌들이 두드러진다.

하늘내린터농원앞의 갈림길.. 2년전 대회때 농원을 의욕적으로 관리하고 계신 원장님이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지금도 공사가 한창인지 굴삭기 소리가 들린다.
장웬선수는 휴게소에서 산 우비를 걸치고 업힐을 하는데 덮진 않은지..
나는 져지만 입고도 더위가 느껴질 정도다. 배낭의 압박때문인지 업힐의 강도가 상당하다..
이박사님도 허리가 아프다고 할 정도이다..
비박장비를 몽땅메고 라이딩한다는 것이 등산마냥 쉬운일을 아닌 듯 싶다.

하늘내린터 농원의 후문에 위치한 첫번째 갈림길로 왼쪽 서리 방향으로 올라야 상남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표지판의 맵이 습기로 인해 번져서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재정비를 해 놓아야 할 듯 싶다. 인제군에서는 이곳근처를 산악자전거코스로 개발해 놓고 홍보도 하는데..
실제로 많은 분들이 와서 즐기진 않는 듯 싶다. 바이애슬론 대회도 더이상 열리지 못하고..
하지만.. 다녀본 지역중에서 산악자전거코스에 대해 가장많이 투자를 해 놓은 곳이 아닌가 싶다.

하늘내린터 농원후문에서 서리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건너편 우리가 가야할 능선과 지나온 곳의 조망이 시원하다.
왼쪽으로는 가파른 경사의 절벽이 자리잡고 있다. 곳곳에 낙마를 주의하라는 표시봉들이 계속 이어져 있다.
봉들에는 하늘내린터 농원이름도 적혀 있는데 농원원장님의 손길이 이곳까지 닿아 있는 것인지..

멀리 기린면 전경과 함께 백두대간인 설악과 점봉산자락이 운무뒤로 함께 선명하게 보인다. 비는 점점 그치고 있다.
가라앉은 먼지사이로 사물을 그 모양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초반 능선까지 해발을 올리는 긴 업힐후에 임도길은 완만하게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한다.
평상시 같으면 즐기면서 달릴 수 있는 길이겠지만 배낭의 부담으로 인해 완만한 길도 호락호락하진 않다.
무게중심이 위로 쏠리면서 배낭이 흔들릴때마다 몸도 같이 흔들린다.
그렇다고 배낭밑에 중심을 두려고 하니 허리에 앞박이 클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하지만 어느정도 달리다 보니 점점 몸은 배낭에 적응되어 간다.
그래도 배낭의 무게로 인한 라이딩강도는 여전하고..

박사님이 준비해오신 웰빙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다. 많이 준비해 오셨다.
세개를 먹고도 아직 몇개가 남아 있을 정도.. 시장기를 달래고.. 배낭의 고통으로부터 잠시해방..

왼쪽으로 가면 서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우측으로 계속 진행한다.

왝골근처에 도착하니 우측으로 콘크리트 빨래판 업힐 갈림길이 나온다.
위성사진과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은 길이다. 최근에 새로 공사를 한듯 콘크리트 색깔이 하얗다.
위치상으로 봐서는 우측으로 넘어가면 정자리로 넘어가는 길인 듯 싶다.
지도상으로는 능선정상까지는 약 350여미터 정자리 임도까지는 1키로정도 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길과 순환하는 코스로 한번 돌아봐도 괜찮을 듯 싶다.
우리는 좌측으로 진행한다.

개울물이 길을 가로지르는 콘크리트포장로와 물길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2시간전에 점심을 먹었지만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가기로 한다.
라면을 두개 끓여서 먹는다.. 라이딩중 따듯한 국물로 허기와 추위를 달랜다.
그 맛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시멘트바닥에 걸터앉아 개울물 소리와 구름으로 가득한 산중의 호사스러움을 느껴본다.

하남리로 내려가기까지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산에서 충분히 쉬면서 여유를 가지면서 가기로 한다.
너무 일찍 내려가면 배가 채 꺼지기도 전에 상남에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천천히 진행하기로 한다..^^

왝골로 내려가는 갈림길 반대방향에서 찍어봤다.. 가다가 좌회전하면 왝골로 내려갈 수 있다.

하남리로 내려가는 갈림길.. 임도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포장로이다.
우측으로 오르면 대바위 능선까지 올라가는 길인듯 싶다.
지도상에 나타는 길의 흔적을 봐서는 대바위 올라가는 업힐이 아주 죽음일것 같다.
등고선을 거의 직각으로 뚫고 오르는 지그재그 업힐이다.. 시간만 된다면 올라보고 싶은데..
오늘은 배낭도 무겁고.. 상남근처에서 여장을 풀어야 하기에 그냥 지나친다.
좌회전하여 하남으로 내려간다.

31번국도까지는 콘크리트 포장 내리막이다.. 거꾸로 올라가면 한참을 기를 쓰고 올라야 하는 업힐이다.
하남에서 출발하여 대바위능선까지 이어지는 8키로 업힐이 인상적일 것 같은 구간..
31번국도 만나서 바로 우회전하면 작은 오르막이 바로 시작된다.
오르막에서 좌측에 내린천을 끼고 시원하게 로드 딴힐을 하고나면 상남으로 넘어가는 오미치재가 기다리고 있다.
짧은 업힐이지만 지그재그 차들도 엉금엉금 기어간다.
임도며 로드며 오늘 라이딩은 어디하나 만만한 곳이 없다. 배낭은 천근만근..
숨이 차서 오미치재를 오르다 결국 쉬어간다. 비는 국도로 들어서면 다시 부슬부슬 내린다.

오미치재의 클라이막스에 도착하면 급하게 굽어진 헤어핀 오르막이 있는데..
우리를 추월한 봉고한대가 오르막턱에서 경사를 이기지 못하고 뒷바퀴를 태우고 있다.
차가 뒤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 오히려 잔차를 탄 우리가 댄싱으로 꾸역거리며 차를 추월해야 했다.

오미치재를 넘어 상남향하는 내리막 끝에는 상남과 446번 김부대왕로로 갈리는 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여정은 김부대왕로를 가야 한다. 하지만 비가 오고 있고..
아직 이르긴 하지만 저녁시간이 다가 온다.
김부리로 향하면 식당이 없을 것 같아 상남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동네분께 물어보니 고려식당을 추천한다..
시골틱한 고려식당에서 콩국수 곱배기를 시켜놓고 북경올림픽 탁구단체전경기를 본다..^^

식사를 하면서 오늘 잠자리에 대해 이박사님과 상의한다.
내일 오전까지 비가 온다고 하니.. 이대로 김부리로 넘어가다가 야영을 한다면 비를 맞아야 하는데..
내일 아침 이박사님 텐트배낭 무게에다 컨디션을 고려하면 상남에서 민박이 낳을 듯 싶다.
몇번을 고민하다 결국 고려식당 사장님이 추천하시는 바로옆 여관방을 소개받는다.
말이 여관이지 여인숙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5만원짜리 팬션도 있다고 하는데 그냥 여기서 자기로 한다.
부서지는 흙벽이 인상적인데.. 2만원이란다..^^

별도로 있는 샤워장에서 샤워, 빨래하고..
로터리로 돌리는 오래된 15인치 컬러TV의 올림픽 경기를 벗삼아 맥주잔을 기울이다..
상남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저물어간다.
새벽녁 거친 빗소리와 추위에 잠을 깨고.. 이불을 더 찾아서 덮는다..
야영을 했다면 저 비를 다 맞고 있을 것인데.. 아무래도 민박하길 잘한것 같다..^^

다음날.. 6시반 이박사님이 먼저 일어난다.
신통하게도 비는 그쳐있다..
새벽녁에 빗줄기가 굵게 느껴졌는데..
아침을 장만하고 있는 장웬선수는 추운지 몸을 움츠린다.
여관의 전경.. 오른쪽 형광등이 켜져있는 쪽방에서 세사람이 잤다..ㅋㅋ

아침은 준비해온 햇반에 엊저녁 사놓은 너구리로 해결한다.
따듯한 국물로 아침을 먹고 나니 라이딩할 의욕이 불끈 솟는다.
여관주인이신 할머니께서 모닝커피까지 타 주신다.. 넘치는 센스에 감동한다..
출발준비끝..

토요일 아침의 상남은 한적해 보이진 않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의 왕래며 차량이 부지런히 다닌다.

김부리로 넘어가는 446번 국도로 들어선다..
김부대왕로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상남천을 따라서 완만하게 몇번을 올라야 한다.
그중 만나게 되는 완만한 고개를 오르고 있는데 빗줄기가 굵어진다.
잔차에 달고 나온 GPS며 카메라를 다시 배낭에 집어넣는다.
우천에는 헬멧캠으로 동영상을 촬영하여 기록을 남긴다.
김부대왕로 향하는 오르막중 하나..


넘어가다보면 경고판도 보인다.. 민간인 통제지역이니..
차량운행시 조심하라는 내용.. 출입금지는 아니다..
김부리 전체가 국방부에서 매입하여 군훈련장으로 활용하고 있기때문..

멀리 바둑재로 넘어가는 도로업힐 지역과 우측으로 상단지골(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음)로 넘어가는 비포장로가 보인다.
우측은 군 훈련지역으로 출입통제구간으로 예상된다.
도로를 따라가면 잘 보이지 않는 바둑재 업힐구간이 시작된다.
경사로 12%의 도로간판이 뚜렷하다.
도로 중간에는 족제비며 노루새끼가 차에 치여서 쓰러져 있다..
차들의 소통이 거의 없는 곳임에도 산짐승들이 차에 치인다는 것이 안타깝다.
누군가 비오는 야밤에 무서운 속도로 차를 몰았던 탓이리라..

바둑재에 겨우 올라 내려가면 눈에 익은 지역이 나타난다.
김부리다.. 마의태자가 수성을 했다고 전해지는 곳..
사방이 막힌 요새형태의 분지지형에는 고요한 적막감과 평온함이 감돌고 있다.

오늘 라이딩할 장소인 소뿔산 통신탑 업힐을 위해 흔적만 남아있는 김부초등학교 폐교지에 가방을 넣어놓고..
소뿔산으로 향한다.
가방을 풀어놓고 가니 라이딩이 한결 가볍다.. 아니 날라갈 정도다..ㅋㅋ
소뿔산을 오르고 와서 이곳에서 다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통신탑을 오르기 위한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군훈련장지역을 통과해야 한다.
2년전에 다녀갔을때는 이곳에 별도의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철제문과 철조망으로 통제를 해 놓았다.
물론 옆에는 사람들이 번듯하게 다닐 수 있는 우회로가 있는 문이다..
오물투기, 채취 등의 금지행위를 하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경고문구가 있었다..

이전에도 군인들이 훈련중인 이곳을 통과한 경험이 있는지라..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훈련장지역에는 군인들이 없었다.
넓직한 분지에다 멀리 오메자골로 넘어가는 고개가 보인다.

올라가다 체인이 끊어져 버린다. 끊어지는 전조도 없이 쉽게 뚝 끊어져 버렸다.
다행히 체인링크와 툴을 가지고 출발했던탓에 바로 조치가 가능했다.
장웬선수는 내가 체인도구를 안가져왔으리라 생각하고 오늘 통신탑업힐은 안해도 될꺼라는 작은희망을 품어보았으나..
꼼꼼한 나의 준비에 좌절하고 만다..ㅋㅋ
아까 폐교에서 출발할때 어쩐지 체인툴을 가지고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더라는..

오메자골로 넘어가는 능선마루에 도착하면 멀리 통신탑업힐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좌측의 제일 정상에 있는 통신탑에서 우측으로 사선으로 쭈욱 내려오면 희미한 도로흔적이 보인다..
거기가 통신탑업힐의 입구인데.. 경사도를 보면 거의 환상아닌가?
장장 2키로의 끝없는 국내최고의 벌떡업힐지역이다..ㅋㅋ

통신탑을 가리키며 장웬선수에게 설명해 주고 계시는 이박사님..
장웬선수 얼굴이 점점 굳어진다.. 한숨도 내쉬고.. 아이고.

업힐입구까지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오미자를 수확하고 계시는 아주머니들을 산에서 볼 수 있었다.
잔차를 타고 훈련장지역에서 내려오는 내가 신기해 보이는 모양이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신다..
속도를 한껏 내어 딴힐을 하다보면 금새 입구에 도착한다..

2년전 이곳업힐은 말그대로 죽음이었다.. 때약볕에다 바람한점 없는상태에서 당시에도 무거웠던 배낭을 메고 오르다..
결국 정상부근에서는 끌어야 했다.
정상에 도착해도 바람한점없고 그늘도 없는지라 바로 감흥을 느낄새도 없이 바로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오늘은 돌격모드로 가방도 없고 구름도 적당하고 오르막에 시원한 뒷바람까지 보태진다.
한방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그런데 뒷브레이크 패드가 다 되어 버렸다..ㅠㅠ
업힐은 어찌어찌 하겠지만 그 급한 딴힐을 앞브레이크만으로 내려오는 것은 위험한지라..
그래도 일단 무조건 오르기로 한다..

경사가 가파른 지역은 지그재그로 돌파하고 잠깐씩 완만한 곳은 숨도 고른다.
모든 상황에 업힐하기 좋은 지라 2키로의 껄떡업힐이 믿기지 않게 수월하게 끝난다.
이박사님도 이곳을 잔뜩기대하고 온지라.. 2년전의 아쉬움을 한방에 털어버린다.
정상에서 환호하신다.. 해발은 무려 1128미터를 가르킨다.
오늘은 구름낀 적당한 날씨에 바람도 시원하고 주위조망도 좋다..

이어서 장웬선수도 오른다.. 막판에 끌기는 했지만 박사님과 내가 박수를 쳐준다..
장웬선수도 이곳이 국내최고의 업힐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오늘의 클라이막스.. 기쁨의 업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리막이 걱정되긴 하지만 앞브레이크만으로 조심스레 조작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내려간다.. 하지만 중간즈음에서 베이퍼록현상이 생긴다..
레버가 갑자기 쑤욱 빨려들어가는 느낌..
몸브레이크와 패드가 거의 없는 뒷브레이크로 겨우 제동한 후..
잔차를 끌고 한참을 뛰어서 내려간다..

앞브레이크가 거의 식을 무렵 다시타고를 반복하다..
결국 입구로 다시 돌아온다..

오메자골에서 내려와 446번국도를 다시 만난다.
이번에는 우회전하여 솔구네미고개를 거쳐 배낭을 보관해 놓은 김부초교로 다시 돌아가는것..
통신탑업힐이 힘들었는지 배도 무진장 고프다..
솔구네미고개를 로드를 오르는 동안 음식생각만 간절하다..
하지만 배낭을 메지않고 오르는 로드업힐은 부담이 없다..
고개 정상서 부터 김부리사거리까지 한달음에 내려갈 수 있다..

폐교 한곁에서 라면도 끓이고 준비해간 햇반, 카레 등의 각종 밑반찬을 펼쳐 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없다.
배낭의 모든 음식을 이곳에서 배로 이동해 놓고 가기로 한다..ㅋㅋ
확실히 야전에서 조리해서 먹는 음식이 몇배는 더 감칠맛 난다.
게다가 큰 고개 3개를 넘어온 후의 직후인지라 그 보상감때문에도 더한 듯 싶다.

멀리 마의태자 사당도 보인다.. 예전에는 이곳에 세개의 사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군에서 매입하면서 공사과정에서 두개를 유실시켜 버렸다고 하니..
소중한 문화유산의 관리를 해야할 국가에게 다시금 커다란 배신감을 느낀다.
마의 태자 전설적인 기행은 중국의 금나라의 태생과도 연관이 있어..
후손에게 잘 보존하여 물려줘야할 역사임에도..
이곳에서는 역사보전에 무관심한 우리의 공허함에 허망감마져 느껴진다.
김부리 한귀퉁이에서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당이 쓸쓸하다..

점심후 전열을 가다듬고 가벼운 맘으로 라이딩을 출발하려는데..
이박사님 뒷바퀴가 펑크나 있다. 아직 바람이 완전히 빠진상태는 아니지만..
일단 패치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실펑크인지라 길가의 물웅덩이를 찾아 튜브를 담그면서 구멍을 찾아낸다.

상단지골을 거쳐 하단지골로 넘어가면 바로 정자리에 도착할 수 있다.
상단지로 접어드는 길목에 아까 우리가 본 훈련장 진입통제 철문이 다시금 버티고 있다.
철문은 특이하게도 옆에 우회로를 잘 만들어 놓았다.. 차량의 통제만 제한하는 듯 싶다..

철문을 우회하여 정자리로 넘어가는 능선마루까지는 굵은 돌밭지역..
중간에 끌기도 해보고.. 타기도 해보지만 수월하진 않다.

다시 들춰맨 배낭이 여전히 무게감이 있다.
점심식사후 조금 가벼워진 패니어지만 돌밭이 탐탁치 않은 장웬선수..
나를 향한 맘의 표현인지 얼굴이 많이 일그러져 있다.

30여분만에 겨우 업힐을 끝내고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오후부터 날씨가 갠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모처럼만에 들어 맞는다.
하지만 구름낀 서늘함이 내내 좋았던 우리에게 햇볕은 별로 반갑지 않은 존재..
고개를 오르는 내내 뜨거운 태양이 우리를 괴롭힌다.
고개마루에 올라오니 바람이 시원하다. 주저앉아 푹 쉬면서 땀을 식히고 출발한다.

하단지골 딴힐을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길이 엉망이다.
깊이 패인 물골이며.. 콘크리트 포장로가 마치 외국의 스키니(나무로 이어만든 좁은 기물)를 연상시킬 정도로 잘라져 나있다.
짧지만 스릴넘치게 따라서 내려오니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2년전에는 이곳을 따라서 업힐을 해야 했으니.. 그 고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비를 포기한 길인지.. 정자리로 내려가는 길내내 유실된 곳 투성이었다..
정자리 근처에 도착하니 포장로가 나온다.
장웬선수는 패니어 달고 유실로를 내려오니 아죽 죽을 맛인가 보다.. 업힐도 힘들고 딴힐도 힘들고..

공사중인 정자리 국도에 도착하여 좌회전을 하고 약 9백여미터를 내려오면 우측으로 기령골로 들어서는 진입로가 보인다.
대로에서 현지네농원이라는 간판이 써져 있는 우측 옆길로 들어서야 한다.

기령골로 오르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로.. 1.5키로정도를 오르고 나면 기령골전경이 보인다.
기령골로 들어서기전에 좌회전길을 찾아야 하는데 너무 지난후 좌회전을 한다..
서리로 가는 길로 잘못 접어든것..


한참을 임도를 따라서 업힐을 하고난 후에야 이곳이 기령고개를 넘어가는 곳이 아님을 알았다..
GPS전원이 오락가락하여 가끔씩 확인후 간것이 문제였다..
능선 정상위에 거의 도착했다고 하는 말에 좋아하는 장웬선수..
하지만 나폴레옹임을 조금 후에 알게된다..ㅋㅋ

다시 한참을 기령골로 내려와 기령을 넘어가는 입구를 찾는다..
입구를 찾지못해 이곳저곳을 쑤셔본다.
사진에서 보이는 곳에서 좌회전하여 왼쪽 텃밭을 우측에 끼고 험한 길을 올라야 한다.
최근에 유실된 흔적들이 역력하다..

길을 따라 오르면 수풀이 가득한 임도의 흔적이 있는데..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흔적이 미미하다..
진행할 수록 길은 거칠어 지고 잡풀은 가득하다.
마치 단임골이나 삼마치가 연상되는 곳..
길은 곳곳이 유실되어 개울과 바위가 드러나 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령고개로 향한다.

하지만 뚜렷하진 않지만 예전에는 차량도 통행했을 길인데..
게다가 길을 따라 전신주도 있다..
이처럼 방치되어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박사님 말처럼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았던 길인가 보다..
우회임도가 많아지고 자동차로가 충분히 생겨나면서..
기령고개는 자연스럽게 퇴화된 듯 싶다..

수풀을 헤치고 겨우 기령고개 정상에 도착한다.
어렵게 지나오긴 했지만 나중에 이곳을 통과하실 분들은 포기만 하지 않으면..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는 길상태임을 알려드린다.
씩씩하게 도착하는 장웬선수에게 박수도 쳐주고..
�은 웬선수의 굳건한 체력을 믿기에 절대 낙오하지 않으리라는 믿음때문이다..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말도 전하면서 사기를 북돋운다..ㅋㅋ

기령고개정상부터는 임도가 잘 정비되어 있다. 수림이 우거진 터널을 지나서 딴힐을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새 원대리 임도와 만난다. 이곳은 전날 출발하면서 지나간 산악자전거코스 구간인 안저울 근처구간이다.
당초 예정한 코스가 아닌 2년전 대회때 올라갔던 업힐길을 따라서 원대리로 내려가기로 한다.
안저울을 왼쪽에 끼고 조금 내려서니..
왼쪽으로 갈림길이 보인다.
예전시합코스와 많이 닮아 있다..
내려가 보는데 길을 잘못들었다..ㅠㅠ
잠시 일행과 엇갈렸다 다시 만나고.. 일단 안저울골자기로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곳곳에 미로처럼 길들이 여기저기 많이 나있다..
골짜기 물소리 따라 내려가 개울을 건너면 안저울비포장로를 만난다.
우회전하여 원대리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골짜기가 워낙 물이 많고 습한탓인지 비포장로의 차량자욱이 뻘밭이 되었다.
진흙을 피해가면서 양지로 나오니 드디어 예전 시합코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묻지마 개척을 한 느낌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당히 하드코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ㅋ
모두가 지친상태.. 이박사님은 그 와중에도 즐거워 하시는 건지 미스테리한 미소를 지으신다..
왼쪽으로 오르면 예전 시합코스다..

비로 유실된 길을 열심히 오르고 있는 장웬선수.. 오늘 하루 고생많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하진 않는다. 젊으니까..ㅋㅋ

마지막 고개를 하나만 넘으면 원대리 수변공원까지는 완전한 아스팔트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는 로드 딴힐은 지금까지의 7개(나폴레옹 한개포함)의 고개를 넘어온 하루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수변공원에는 여전히 해변가처럼 래프팅에 열광하는 젊은 열기로 가득하다..

내린천 물에 잔차를 씻고.. 수변공원의 조악한 샤워장에서 천원씩내고 쪽방샤워도 하고..
원대막국수집으로 돌아와.. 옥수수 동동주에 감자전.. 막국수 곱배기로 라이딩의 피로를 달랜다..

시원한 막국수.. 보는 것으로 만족하시라... 지금보니 다시 먹고프다..

돌아오는 길에는 휴가에다 연휴 귀경차량으로 도로는 북새통이다..
팔당대교방향으로 가다 다시 유턴하여 퇴촌..
거기도 막혀서 곤지암으로 돌아가는데..
중부고속도로도 초입부터 만만치 않다..

거의 네시간여만에 평촌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박사님은 집까지 다시 운전해서 가셔야 한다..
3반장이 냉커피 끓여와 장웬선수와 이박사님께 대접하고.. 인사드린후 헤어진다.

이박사님 운전에 텐트메고 다니시느라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운전해주신 덕분으로 옥수수 동동주 잘 먹었구요..
장웬선수 패니어에 전투식량 조달추진해 주느라 고생많았어..
다음에는 맑은날에 가서 꼬옥 텐트치고 비박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무거운 배낭을 생각하면 다시는 메고 싶지 않네요...ㅋㅋ
힘들었지만 재미있고 뜻깊은 이틀이었습니다..
오늘 일요일은 하루종일 집에서 피곤하여..
3반장에게 웬수소리 들어가며..
꾸벅거리고 졸면서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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