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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하늘내린터 이야기

지역에 봉사활동하며 열심히 사는 제 옆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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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오후 10:05:08 입력 뉴스 > 산촌농촌

마을리더 이수복의 일본답사기

 



  2008년 11월 16일 새벽에 집을 나서 인천공항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대한항공 KE733편에 몸을 실었다.

 

  처음에 일본 “북해도”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곳의 날씨를 비롯한 자연환경이 우리 “인제”와 비슷하다고 하여 그들이 날씨와 환경조건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했고, 또 “삿뽀로”는 동계올림픽이 열린곳이 아닌가?  우리의 “평창”하고 비교해 볼 때 무엇이 다른지 궁금증도 해결해보고 싶었다.


  낮 1시경 드디어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하였다. 좀 까다롭고 긴 입국절차를 마치고 일본땅에 내렸다. 처음 왔지만 왠지 낯설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사람들의 모습이 비슷해서인가......

 

  3박 4일동안 우리의 이동을 책임질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보다 좌석이 높은 위치에 있는 버스여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 출입문이 우리나라와는 반대 위치에 있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기사님은 또 어찌나 친절하신지 몸둘 바를 모르겠다.

 

  맨 처음 간곳은 “가나모리 아카렌카 창고군”. 100년이나 지난 “메이지시대” 건물에 유리공예품과 각종 작은 세공품들이 즐비했다. 일본에서 가장 초기에 개항한 무역항으로서, “북해도”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100년이 넘은 건축물을 잘 관리하고, 또 건물자체를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30년만 넘어도 재개발을 위해 아무 거리낌없이 건물을 헐어버리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도 안동 “봉정사”의 1000년된 목조건축물이 있으니 기죽을 필요는 없어’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았다. 구 영국영사관과 성공회 교회, 그리고 오래된성당, 동서양의 미묘한 조화가 오래된 길에 편안하게 묻어났다.

 

  세계3대 야경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하코다테의 야경을 125인승의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감상했다. 과연 3대 야경으로 꼽힐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 50주년이라 입장료가 무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다음날 아침 하코다테 아침시장엘 갔다. 눈앞에 드넓은 태평양이 펼쳐지고 있었다. 새벽무렵이라 바닷바람이 매섭게 느껴졌지만 태평양을 바라보는 감개무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본의 아침시장은 우리와 참 달랐다. 우리처럼 시끌벅적하지는 않았지만, 박스에 담아 깔끔하게 진열된 야채들, 바로 해먹어도 좋을 듯한 깨끗해 보이는 하얀 무. 큰 게들은 고무줄로 묶어세워 진열하여, 참 보기에도 좋고 운반하기에도 좋아보였다. 사람과 물건 모두 질서가 있어보였다.

 

  시라오이정에서는 그 곳 공무원과 마을만들기 단체연합회장의 사례소개와 운영방식을 들었다. 그들은 “시라오이” 다운 것이 무엇인가 토의하고, 주민과 행정이 서로 통하는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2003년에 만들어진 마을만들기 종합센타를 시작으로 지금은 약 400여개의 단체가 있다고 한다. 시라오이정이 벌이는 대표적인 마을만들기 사례가 “클린시라오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바이오메스”라는 청정연료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한다. 쓰레기를 고압으로 고형화하여 공해가 없는 고체연료를 생산한다고 한다.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재활용품, 또는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길에 두고 모두 그물로 덮어씌어놓았던 의문이 풀렸다. 돌아가면 나부터라도 재활용을 잘해야지 굳게 결심했다. 옷들로 즐비한 내 옷장이 참 부끄럽다. 특히 “혼마”계장님 잘생긴 얼굴에 목소리는 또 어찌나 좋던지^^^^^^

 

  아이누민속촌에서는 북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전통공연을 보았다.
 곰을 잡아서 1년을 키우다가 고통스럽지 않게 꽃화살로 사냥하여 그 영혼을 떠나보내는 아이누족의 전통적인 곰사냥방식을 공연으로 재연한 것이었다.


  내용은 별거 아니었지만 그러한 사소한 것마저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박물관도 만들어 소수민족의 문화를 보존하는 모습은 우리도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다.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온천이므로 온천욕을 빼놓을 수 없겠다. 하루에 3번 온천욕을 하면 좋다기에 저녁 먹기 전, 먹고 나서,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노천온천은 참 시원하고 왠지 모를 해방감까지 느끼게 해주는 색다른 체험이었다.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유카타를 입어볼 수 있도록 각 객실에 배치해 놓는 그들의 세심함에서 그들의 철저한 상술에 조금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편하기는 했었지만.

 

  노보리베쓰 시대촌은 “에도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민속촌이었다. 일본전통 문화극장에서 관객참가형 공연 중 게스트로 뽑힌 “준철씨”의 모습은 참 여러 사람을 즐겁게 했다. 대본에도 없는 술까지 한잔 더 마시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오히네리”란 팁을 던질 때 옆의 누군가에게 100엔을 빌렸는데 누군인지 생각이 잘 안 난다. 이참에 떼먹고 시치미를 떼어야겠다.

 

강의를 듣기 위해 이동한 북해도대학에서 일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대학안을 편안하게 산책하는 주민들과 넓은 잔디밭, 오래된 나무와 잘 가꾸어진 도로, 차량대신 즐비한 학생들의 자전거. 자물쇠 채워놓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참 우리와 비교되는 대학의 모습이다.

 

  법과대학에서 강의를 들어서인지 법대에 재학중인 딸아이가 생각났다. 그곳에서 법학부 “야마자키”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북해도의 역사적 배경과, 석탄산업의 몰락에 따른 “유바리”지역의 실패, 모범적인 마을만들기의 본보기인 시모가와정과 이케다정에 대한 강의였다.

 

   지방분권으로 자치단체가 힘을 가지고 어떻게 주민참가형 행정을 펼치는지, 특히 “이케다정”은 인구가 8,800명으로 농업중심의 마을인데 포도를 심고 “포도주연구소”를 만들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오늘날 북해도의 관광거점이 된 이야기등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되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한해에 관광객이 약 6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모든 키워드가 지역자원의 상품화를 추진하고, 주민참가형 행정을 펼친 정장의 리더십에 있다고 한다. 우리 인제군보다 인구도 더 작은데, 인구가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조성모의 뮤지비디오 “러브레터”로 알려진 “오타루”의 유리공예는 참 아름다웠다. 고양이가 예쁜 오르골을 딸아이 선물로 하나사고, 유명한 아이스크림가게 “베네치아”에서 맛있는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오타루”마을만들기협의회의 “고부까즈”회장님의 강의를 들었다. “에도시대” 청어로 황금시대를 지낸 “오타루”의 부흥기와 자원의 고갈과 패전이후 쇠퇴기를 겪으면서, 예산이 없어서 운하와 옛건물등을 보존한 것이, 지금은 한해 약700만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자원이 되었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그 저변에는 “오타루시 만들기”를 주도한 “시민운동”이 있었다고 한다. 오래된 건물을 유리공예와 이벤트 체험관등으로 활용하여, 지금은 일본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의 하나가 되어 비수기가 없다고 한다. 시간이 부족하여 운하는 그저 창밖으로 지나면서 보기만 했다.


  삿뽀로는 강설량이 최고 600센티에 이르기도 한단다. 강설량에 대비한 뾰족한 지붕과 세라믹지붕의 집들을 보면서 우리는 일정을 모두마치고 흩날리는 눈을 뒤로 한채 “치토세”공항에서 귀국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출국심사중 나중에 먹으려고 가방에 둔 것을 깜빡한 요플레 덕분에 짐 조사를 세 번이나 받았다. 동전을 사용하려고 공항면세점에서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인제인터넷신문] 이수복의 일본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