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 농촌유치,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오피니언| 2007년 12월 | |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농촌의 인구 감소 문제는 우리 농촌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현안이다. 농촌에 사는 사람이 없다면 당연히 농촌이 유지될 수 없고, 국토의 90%에 달하는 농촌이 유지될 수 없다면 현재와 같은 국토의 모습이나 국가의 장래도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촌 인구 감소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의 결과로 최근에 등장한 사업이 ‘전원마을 조성사업’과 ‘지자체 도시민 농촌유치 지원사업’이다. 농촌에도 수준 높은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그 외의 다양한 연성적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들의 농촌 정주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농촌 정주수요 점차 확대 추세
도시민의 농촌 정주수요는 얼마나 될까? 도시민 2천 명을 대상으로 2007년 10월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농촌 정주 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도시 거주자 중 56.3%는 농촌에 정주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농촌 정주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도시민도 6.5%에 달한다.
이 결과는 2005년 10월에 도시민 3천 명을 대상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고무적이다. 다소 막연한 농촌 정주 의향이라고 볼 수 있는 56.3%라는 수치는 2005년의 56.1%와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10년 내에 농촌 정주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도시민의 비중이 2005년의 2.5%에서 2007년에 6.5%로 확대되었다. 실질적인 도시민의 농촌 정주수요가 2년 사이에 2배 이상 확대되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가까운 시일에 농촌 정주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이들은 학력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이다. 그들은 농촌다움의 매력을 향유하고 싶어하며 농촌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도 강하다. 지금보다 농촌 정주환경이 좀 더 개선되고, 일자리도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농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미리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도시민 농촌유치사업 10개 지자체 도전
농촌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농촌지역에 대한 도시민의 정주 욕구를 높이고 해당 농촌지역에 정주 의향이 있는 이들을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지자체 도시민 농촌유치 지원사업’이 도입되었다.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도시민들을 위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 데 반해 이는 물리적인 시설 조성은 지양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을 추진하도록 기획되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시범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공모 절차를 거쳐 10개의 지자체가 선정되어 참여하고 있다.
농촌 인구 감소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에 강약이 있는 것은 아니나 처음 해보는 사업인 만큼 아직은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꽤 성과를 올리고 있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자기 지역에 적합한 대안에 전혀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지자체들도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자체 간 정보 교환과 상호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진보하는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대부분 지자체들에서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은 대체로 자기 지역을 도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도시민 농촌 유치와 관련되는 기초 조사와 컨설팅을 수행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은 도시민들의 농촌 정주수요 확대와 실현을 유도할 만한 결정적 아이디어와 전략의 실천, 성과의 도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 맞물려 나타나는 농촌 인구 감소 현상은 한 가지의 작은 정책 사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도 믿지 않는다. 다만, 이 시범사업을 통해서 10개 농촌 지자체가 보여주는 노력이 도시민들에게 농촌의 이미지를 더욱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많은 농촌 지자체에 도시민 농촌유치라는 새로운 도전의향도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본다.
지자체의 적극적 추진이 절실
농촌에 정주하며 농촌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도시민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관련되는 정책 사업을 통해 농촌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농촌 지자체들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가능성이 꽤 높음을 뜻한다. 도시민 농촌유치를 통해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완화하고 도시민들의 다양한 기여를 보태어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말로 농촌 인구 감소가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일회성 이벤트를 개최하고 컨설팅 계획 수립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지자체 스스로 엄격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실천적 전략을 수립하여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만한 일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짐으로써 작게는 시범사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우리 농촌지역에 도시민들의 방문과 정주가 구체화되고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민 농촌유치라고 하는 새로운 도전을 기회로 삼아 농촌 지자체들이 지역 활성화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준비와 태세를 갖추기를 기대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2008.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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