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천(內麟川).
강원도 홍천군 내(內)면과 인제군 기린(麒麟)면에서 발원한다고 해서
양쪽 지명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내린천 상류는 과거에는 오지 트레킹이나 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내린천을 따라서 도로가 포장되면서
신비의 계곡은 속살을 내보였다.
국도 56 호선이 지나는 홍천군 내면 광원리에서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양지촌까지가
'미산계곡'이라고도 불리는 내린천의 백미를 연출하는 곳이다.
맑은 물과 아름다운 폭포가 많은 곳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마을이다.
국도 56 호선이 해발 1,000 고지를 넘는 구룡령으로 향하다 보면
광원교를 지나게 된다. 칙소폭포가 자리한 곳이다.
칙소폭포 유원지를 흐르는 골이 을수골이다.
칙소폭포,
원래는 7 개의 소를 만들며 흐른다 해서 칠소(七沼)폭포였다.
약 30m.
규모는 작지만 이 폭포의 자랑거리는 열목어(熱目魚)다.
맑은 날 운이 좋으면 구경할 수 있다.
물 속에 노는 모습만 보아도 황홀하다.
그런데 열목어가 물을 차고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내린천 발원지가 을수골인데 오대산(회령봉)과 계방산 기슭의 물을 모아
내린천으로 흐른다. 내린천은 1000m 이상의 고봉들로 둘러싸여 있다.
오죽하면 마을 이름이 내(內)면일까.
56번 도로가 비포장일 때는 오지 중에 오지였던 이 곳이
지금은 외지인들의 별장촌으로 변하고 있다.
을수골은 심한 곡류를 이루며 상남면으로 흘러 미산계곡이다.
내면과 상남면을 잇는 446번 지방도가 포장되어 30리가 넘는 이 계곡도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사이에 민박촌이며 펜션들의 전시장이 되었다.
아마도 국내에서 제일 아름다운 민박촌일 것이다.
미산계곡은 양지촌에서
<산장 권금안방>이 자리한 방내천과 상남천을 만난다.
다시 현리에서 점봉산에서 발원한 방태천과 합쳐지고
또 인제에서 설악산이 쏟아내는 북천과 어우러진다.
물은
흐르고
구르고
휘돌아서
소양댐을 곤두박질 치다가도
정신차려
북한강으로 흐른다.
열목어
열목어는 까다로운 물고기입니다.
웬만한 환경에서는 살지 못합니다. 특히 수온에 민감하지요.
섭씨 20도 이상의 물에서는 살지 못합니다.
그리고 온도의 변화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합니다.
열목어의 수가 점점 줄자 인공부화를 시켜 치어를 방류합니다.
치어를 방류하는 과정을 보면
열목어가 얼마나 온도 변화를 싫어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비닐봉지에 치어가 살던 물을 반쯤 넣습니다.
조심스럽게 치어를 넣고 산소를 주입합니다.
수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비닐 바깥에 얼음을 대고 검은 포장을 합니다.
방류할 곳에서는 반드시 어두운 그늘을 찾아야 합니다.
비닐을 빼내 물에 담그고 서서히 비닐 속의 물과
방류할 곳의 물 온도가 같아지도록 합니다.
거의 상감마마 모시기입니다.
안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열목어 신경질 냅니다. 보통 신경질이 아닙니다.
제 성질에 겨워 그냥 넘어갑니다. 거의 '즉사' 수준입니다.
(성질 더럽습니다)
열목어는 빛에 민감합니다.
검은 포장을 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빛에 오래 드러나 있어도 제 성질에 이기지 못하고
배를 들어낸 채 물 위에 뜹니다.
그래서 열목어가 사는 곳은 심산유곡입니다.
웬만큼 비가와도 수량이 크게 변하지 안하고
내린 비의 온도가 계곡의 물과 같은 수준이 될 때까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건강한 숲이 있으며
그늘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울창해야 합니다.
열목어의 크기는 보통 20~30cm로 민물고기치고는 큰 편입니다.
날아다니는 곤충이나 곤충의 물 속 유충을 먹습니다.
열목어 서식지에는 큰 덩치가 먹고 살만한 많은 벌레가 있습니다.
생태계도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여행길에서 열목어를 보게 되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깊은 산에서 만나는 물고기라는 점도 흥분할 만하지만
푸른 물 속의 검은 유령이 헤엄치는 자태는 숨을 멈추게 합니다.
열목어가 살 수 있는 깨끗한 자연이 이 땅에 있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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