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편리한 요즈음 주거문화를 버리고 토종 몸으로 때우기의 시골생활을 꿈꾸는 나 자신이 의아해진다.
한겨울에도 바깥기온이 영하 몇도든 상관없이 반팔 반바지 편한옷에 적당한 뜨거운물이 원하는때에 원하는만큼충분히 공급되고, 힘들리없는 짧은 동선들...
이젠 눈뜨면 이불속 온기를 박차고 코끝이 시린 웃풍(요즈음은 단열재가 좋아져 새로짓는 시골집들도 단열은 잘되어 있지만 아파트와는 비교불능)에 겉옷까지 다 갖춰입어야 문을 열고 나가 일상을 보내겠지.
춥지 않으려면 아무리 많은 장작더미도 일일이 도끼로 쪼개야 난로에 넣을수 있다.
아침일찍 마당을 쓸어야 복이온다고 옛날 어릴적 울아버지께서 말씀하셨기에 그럴것이고,
순간온수기가 있어도 아파트만큼 편하진 않을테니 몸에밴 많은 편리한것들이 아쉬워질것같다.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것은 사계절을 내몸으로 느끼고 견디며 엄마뱃속에 잉태된 때부터 하늘이 내게 허락한 사계절을 적응하며 50년을 살았듯이 또 그렇게 적응하며 많이 움직이고 하루하루를 몸으로 느끼며 자연에 뜻대로 살고싶다.
많이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땅속을 비집고 나온 샘물을 마시며, 내몸이 허락하는 만큼의 움직임으로 내가 이세상에 있도록 한 조물주의 참 뜻을 겸허히 받으며
진정한 잘 살기위한 참살이를 실천하려한다.
그나마 나의 모든 상황이 그렇게 허락해준것을 감사할뿐이지 모든여건들이 그렇게 살고싶어도 그럴수 없는 사람들도 많을것이고, 본인은 그러고싶어도 배우자가 같은마음 아니면 안되는 것이고,
둘다 같은마음이라도 일 자체가 도회지를 떠날수 없을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육체적인 편리함과 많은 문화생활, 함께한 많은 주변사람들을 쉽게 떨칠수 없을수도 있다.
어떤 친구는 말하더라 도시체질이 있고 농촌체질이 있다고.
자연은 잠깐 누리기엔 좋지만 도회지의 복닥거림이 없으면 왠지 정신병이나 우울증이 생길것 같다고...
그만큼 우린 중독(?)되어 살아온 지역의 생활습관에 길들여져있다고 할수 있겠다.
그래서 연어의 회귀성을 우린 이해할수 있다.
얼마전 TV에서봤던 앞못는 장애우 남자가 바닷가 마을에서 자타공인 맥가이버로 온동네 모든일을 도맡아 고쳐주고 90노모를 돌보는것을 봤다.
그사람은 그곳에선 정상인보다 낫지만 도시에와서는 그야말로 장애인 그 자체다.
그러고보면 난 아마 출신이 촌년인가보다.
솔가지 타는냄새가 좋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가 좋고, 아침마다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좋고, 도시 불빛에 쫓겨 시골로 몰려와 엄청 쪽수가 많아진 수많은 밤별들이 싸락싸락소리가 들릴듯 쏟아진다.
한밤중 뉘집앞을 지나는 나그넨가 쫒아보려는 똥개 짓는 소리도 정겹다. 한참이나 멀리서 지나가는 밤기차 기적소리도 멀리서 들으면 참좋은데 달코달은 기차길옆 누렁이는 잠깐 늘어진 뀌떼기나 찡긋했겠지만 코자던 아기는 선잠깨서 보챘겠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신발에 깨끗해서 좋겠지만 그 위에 버려진 모든것은 쓰레기며 오물이다. 하지만 흙위에 버려진 것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공품이 아니면 받아들여 흡수하고 이내 거름을 만든다.
아! 도시를 떠나려니 내가 그동안 누려왔던 생활이 얼마나 편리했나 알것같은데
왜 그 편리한게 싫어졌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편리한게 싫어졌다기보다 그리움을 더이상 견디기 힘들었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 그리움을 찾아 이제 한걸음 내 디뎠지만 흙과, 물과, 바람과, 별과 무수한 나무들과 어울리려면 많은 극복해야 할것들이 있겠지.
마트의 카트대신 리어카와 친해져야 하고, 하이힐보다 장화나 털신이 좋아야 하고,
문화센터보다 집앞 산림욕장 벤취에서 더 많은걸 배워야 하고,
돈으로 편리하게 사던 농사물대신 내년봄엔 씨앗을 사서 오염되지 않은 먹거리를 키워먹어야 하고, 외국어보다 산새들의 언어를 어서 배워야 할것같다.
노래할 시간은 지금보다 훨 많을것 같고, 많이 움직이는 만큼 몸도 많이 건강해 질것 같다.
가끔 생각없이 멍하게 통속적으로(?) 보내는것도 정신건강에 아주 좋을것 같다.
난 요즈음 인생수업(류시화 옮김)에 푸~ㄱ 빠져 살다보니 산다는것이 얼마나 사랑하고 감사할것 투성인지 알것같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것, 그것을 지금 하라고...
태어나면서 누구나 입학한 인생학교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것들을 잘 정리해준다.
自然이 주는만큼 加減없이 거스르지 않으며사는것 그것이면 족하다.
출처 : [우수카페]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글쓴이 : IRIS-라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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