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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도시탈출 성공.. 그 그리움의 끝으로 귀환

 

 

 

 

 

 

 

 

 

대목장날 어머니가 사다주셨던

털신과 설빔 세뱃돈의 설레임.

 

딱히 기다려야 할 사람도 없으면서

앞마당을 쓸고 동구밖을 내다보던 그리움.

 

부뚜막위 짚으로 묶여 걸려있던 돼지고기 한두근이 주던 느끼한 풍요로움.

 

김이 모락모락 윤기나던 가래떡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포만감.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그 사무치게 그리운 것들과 기억속에서만 헤집고 아쉽고 서러움에 떠나보낸 명절.

 

오고 가고 만나고 헤어지는 번잡함속에서

새뱃돈도 따뜻함도 받고 챙길것은 없었고 풀고 건네야할것 뿐이었다. 그랬더라도..

 

 

도시탈출성공.  그 그리움의 끝으로.. 귀환.

그렇게 며칠 부대끼다 밤새워 달려왔다.

 

오밤중에 헤드렌턴 켜고 농원 한바퀴 돌며 반가워 난리치는 진돌이 진순이들

비워진 밥그릇 채워주고 곤한 늦잠 때리고 환영하는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돌배나무 죽은줄기에 달라붙어 먹이를 찾는 딱다구리의 부리짓 소리가 맑고 청아하다.

 

속세에는 미세먼지 구덩이던데..

이곳은 발 아래 머물렀던 무심한 구름이 산아래 마을로 내려간다.

 

내고향 정취는 아득히 먼곳 추억속에만 있고 늘 그리워 단숨에 달려갔지만

멀리 한바퀴 휭 돌아본 도시는 그랬다.

 

무엇엔가 쫓기듯 경황없이 지하철계단을 뛰어 오르내리는 사람들.

몇 걸음 걷지 않아 또 앞을 가로막는 신호등.

뛰어오고 뛰어가고..  저러다가 서로 부딪쳐 시비나 붙지 않을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통 잿빛이다.

내 시력이 흐려진거냐 세상이 흐려진거냐

어정쩡한 기온과 꿉꿉한 습도에 보태져 이 매케함이란.

 

교도소 사동과 정신병원 병동들이 저 색깔이 아니었었나?

생겨먹은 구조와 벽체의 색깔이 온통 획일적인 뭉터기 뭉터기 아파트들..

 

저기 출입구에 드나드는 저들은

지금 출입하는것이 아니고 입.퇴원하고 있는것이다.

 

맑은 가슴으로 마을마다 골목마다 출입구마다 활기와 생기가 흘러넘쳐야할 이 시간

음식찌꺼기 기름때 뒤섞인 오폐수 개숫물처럼 수챗구멍 속으로 그냥 마구 빠져 나가기만 한다.

 

사람도 자연이어서

만남도 자연이어서

자연으로 있다가

자연으로 사라져가는것.. !!

 

자연과 무관한 덧없는 저 삶들..

도시속에서 만들어지는 세간의 모든 사회악 그들이 앓는 중병의 원인은

모두가 자연으로부터 소외되어서가 아닐까.

 

자연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나눌 때라야 비로소 인간의 삶은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날카로운 송곳니와 갈기털만 달리지 않았지 도시속에서의 삶의 생태란

먹이를 쫒아 우왕좌왕 하는 승냥이들의 모습과 하등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따금 풍경 소리만..    그리고 고요..

 

오! 내가 20년간 황무지를 개척하여 일구고 가꾼 하늘내린터..

 

며칠만에 돌아와 조용히 귀 기울이니

태고의 원초 음이 멀리 아득한 백두대간의 숲속에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것 같다.

 

유난히도 따뜻했던 겨울에 이제 봄기운이 더할테니

이 마음의 터전 더욱 새로이 하고 미리미리 부지런 떨어야지.

 

주변에 야생화나 더 뿌리고 또 감자,고구마,옥수수에 채마밭과 더불어 약초심고 토종벌 불러모으며

산새들과 함께 그렇게 살아가야지.

 

어서 빨리 저 미세먼지 구덩이속에 계신 아버님 모시고 와서

새로이 다짐한 소박한 전원생활 꿈 이루고 인생 마무리 해야지..

 

오염 분열 갈등이 범접하지 못하는 곳.

자연이 바로 정토요, 극락이고 천국이다.

 

내가슴 언제나 설레이게 하는 풍경소리 은은한 이곳

이 자연속이 그 그리움의 끝이다..

 

꿈찾아가리 - 버들피리

https://youtu.be/RBJFpeJ4t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