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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삶 귀농귀촌/귀농귀촌 지원정책

[스크랩] 국민행복시대, 농업이 중심이다 <4>농촌 생활환경을 리모델링하자

013년4월22일자 (제2523호)
국민행복시대, 농업이 중심이다 <4>농촌 생활환경을 리모델링하자
병원 멀고 집은 발암물질 덮이고…아이 교육 땜에 떠날 수밖에
㈔귀농귀촌진흥회가 서울 및 7개 광역시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귀농·귀촌에 대한 의향이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5%가 ‘주거문제에 대한 걱정’이라고 답했다. 대답의 비중은 ‘농업에 대한 자신감 또는 기술력 부족’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또 8.5%는 ‘교육시설 부족’, 4.2%는 ‘의료시설 부족’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그만큼 농촌의 열악한 복지가 귀농·귀촌을 망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들 도시민들보다 농촌주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복지의 ‘구멍’은 훨씬 크다. 농촌인구가 줄면서 교육기관도, 의료기관도 사라졌고 석면 가득한 집들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촌에 정주하는 농촌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하다.
 
 
조영숙 씨는 오이를 따면서 어깨를 주무르는 게 습관이 됐다. 젊은 농업인이면서 열정있는 조 씨이기에 겨우 견디고 있지만 고령농민들에게는 의료가 시급한 현안이다.

#주거

농촌 주거환경 개선과제의 일순위는 석면슬레이트 지붕철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데다 석면슬레이트 지붕이 단열에도 취약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회에는 ‘농어촌마을 주거환경 개선 및 리모델링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에는 농촌마을의 슬레이트 지붕철거를 포함한 농촌마을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특별법은 여야 이견없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순탄하게 절차를 밟아왔지만 뒤늦게 국토교통부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의 사업중복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최근 농식품부와 국토부는 읍면지역 중 국토부가 지원했거나 지원할 대상은 제외한 지역에 특별법을 적용하는데 합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특별법 처리와 함께 석면슬레이트 지붕 철거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시행중인 사업의 보완대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환경부의 ‘슬레이트 관리종합대책’, 농식품부의 ‘농어촌주택개량사업’, 안전행정부의 ‘희망근로 집수리사업’등 석면슬레이트 지붕철거 관련사업이 5개에 이른다. 예산부족, 사업중복 등에 따라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높은 만큼 이들 사업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환경부가 올해부터 노후 석면슬레이트 지붕철거 지원단가를 240만원으로 40만원 인상하고 국고보조율도 40%로 10% 더 올렸지만 지붕개량비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반쪽짜리 사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지붕재를 칼라강판으로 바꾸려면 최소 300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붕개량비의 자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윤명희 새누리당(비례) 의원은 “집을 짓고 부수는 개념이 아닌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농촌주거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1년 기준 농가의 보건의료비는 연간 193만6000원으로 도시가구의 보건의료비 187만6000원보다 많고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7%로 도시가구의 6.6%보다 높다. 또 2011년 기준 농작업 관련 안전사고율은 1.44%로 전체 산업의 평균 재해율 0.65%보다 두 배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촌에서 의료기관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농촌지역의 보건소·보건지소에서 일하는 공중보건인력은 2008년 5000명에서 2011년 2900명으로 대폭 감소했고 지역응급의료센터도 전체 115개 중 5개만 군지역에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을 위한 농부증 전문병원이 설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2008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농산어촌의 농부증은 52.9%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부증의 증상이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다보니 그간 농민들은 농부증으로 증상을 인정받지 못한 채 증세에 따라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왔다.

물론 농촌노인을 위한 의료복지서비스로 노인전문병원 설립도 절실하다. 일반 노인전문병원은 마련돼 있지만 농촌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전문병원은 부족하다. ‘농촌노인의 건강상태와 서비스 욕구에 관한 연구’(고경덕 저) 논문에 따르면 2009년 원주시 읍·면지역 65세 이상 노인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농촌노인의 의료서비스를 위한 대책으로 ‘노인전문병원을 지역내에 설치’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25.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더불어 농부증 전문병원과 노인전문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농업인 재해보장법안’의 처리를 요구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농작업 수행 중 사고와 질병을 예방하고 농업인 재해발생시 보장급여를 제공하는 농작업 재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법안의 골자다.

이경숙 농촌진흥청 과장은 “농업인의 재해보장에서부터 출발해 농부증 및 농촌 노인전문병원 등이 연계 추진돼야 진정한 농촌의료복지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육

농촌으로 유학을 가고 싶은 도시 학부모들은 많지만 열악한 교육여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농어촌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더 좋은 교육여건을 찾아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구신서 전남교육정책연구소장은 “농촌의 열악한 교육여건은 농촌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이농을 부추기는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어촌 포함)의 학교 숫자는 2000년 2691개에서 2011년 2550개로 줄어드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농촌지역에 학교가 점점 줄어들면서 아이들은 통학시간만 1시간 이상을 쓰고 있고 어떤 학생들은 도시 또는 읍 지역 소재지의 학교로 전학을 가고 있다. 정부는 귀농·귀촌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농촌지역에는 학교를 없애는 상반된 정책을 시행한 결과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촌의 학교가 학생들의 학습공간 외에도 마을 주민들의 문화공간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만큼 1면·1개교 원칙으로 농촌학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안(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 등 관련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내건 농정공약에서 농어촌교육지원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다.

구신서 소장은 “농촌 교육발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은 농촌지역의 양극화를 완화하고 농촌 교육을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필요 조치”라며 “농촌의 가치를 살려 농촌 교육 문제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법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는 만큼 지역주민의 관심, 지자체 협력, 국회 협조 등도 수반돼야 한다.

#봉황52농장 조영숙 씨
“응급조치도 어려워…치료보다 참는 게 익숙”


인천광역시에서 천안시 병천면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조영숙 씨. 꿈을  위해 농사에 뛰어들었으나 농촌이 갖고 있는 한계에 부딪히며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바로 의료시설이었다. 결혼했던 25년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조 씨는 점차 의료기관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의료기관 얘기를 꺼내자마자 조 씨는 2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첫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이다.

조 씨는 “25년 전 만삭일 때 양수가 터졌지만 병천면에는 산부인과가 없어 1시간 반이 넘는 거리의 대학병원까지 간적이 있는데 장시간 양수가 터지다보니 양수가 말라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산부인과가 없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또 한번, 조 씨는 손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는데 응급조치를 못해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조 씨는 “도시였다면 쉽게 고칠 수 있는 상처였는데 농촌에 있다보니 응급조치조차 제대로 안돼 상처를 악화시켰다”며 “30분 거리에라도 병원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아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꽉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 손을 내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벼 수확시 볍씨가 눈에 박혀 실명의 위기까지 간 적이 있는가 하면, 오랜시간 오이농사를 지으면서 어깨가 수시로 결려 한나절 농사를 쉰 적도 있었다.

조 씨는 “오랜 시간 수영으로 단련된 저도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데 고령의 어르신들은 오죽하겠는가”라며 “아파도 갈 곳이 없으니 ‘참고 견디면 되겠지’라며 병을 키우는 게 농촌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안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부문별로 농촌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농부증전문병원과 농촌 노인전문병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게 조 씨의 설명. 

조 씨는 “대학병원까지 가기 힘든  노인들은 병 고치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경제적 가치가 아닌 공익적 가치를 토대로 농촌의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leehw@agrinet.co.kr) ,
조영규 기자(choyk@agrinet.co.kr)

출처 : 하늘내린터를 찾아 귀농귀촌하기
글쓴이 : 맑은하늘/정미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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