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덧없는인생 쉬엄쉬엄../좋은글 감동글

[스크랩] 남편 전처의 제사상을 준비하며..

저희 부부는 재혼부부입니다.

사별한 남편, 그리고 이혼한 저

제 동생의 알음알음으로 소개를 받아  결혼했고

작년에 이쁘고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으며

곧 9개월이 되어가는 아이 육아에 전념하며 살고있답니다.

작년에 제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보았는데

예상치못하게 감사하게도 많은분들이 격려해주셔서

그 기운이 제게 좋은에너지를 준것같습니다.^^

 

남편의 전처(저는 형님이라고 호칭합니다.)는 유도분만도중  아이와함께

사망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시댁식구들은 유도분만에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데

작년 출산예정일이 다가올즈음 아이의 발육이 상당히 좋아

예정일까지 두고보면 힘들겠다싶어 의사는 출산예정일 2주전 유도분만을 권했지만

남편은 유도분만할바엔 차라리 제왕절개를 하자고 주장하여

저는 수술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수술후 통증으로 내한몸 운신하기도 힘든상태에서

아이에게 처음으로 젖을 줄땐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않을정도로

감격스러워 눈물이 날정도였습니다.

 

처음 임신이라는것을 알았을때의 어리둥절함과 기쁨,

곧이어 격하게 심한 입덧을하며 기어가다시피 화장실로 가서 나오는것도없이

토하기를 수없이반복할때도, 점점 불러오는 배로인해 끊임없이 허리통증에 시달릴때도,

막달즈음엔 눕기만하면 위산이 역류해서 식도가 타는듯한 느낌에 잠을 못이룰때도

조금만 있으면 아이를 만날수있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으면서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를 수없이 되뇌이고

 

출산을 위해 병원가기전 가방을 꾸리며 손바닥만한 배넷저고리에 미소짓고,

앙증맞은 손싸개며 발싸개를 만지면서 내몸안에 하나의 생명이 또 있다는것에

다시금 신기하고도 감사해하고  곧있으면 엄마만나자 라고  배를 쓰다듬으며

말하다가 갑작스러운 태동에 빵~하고 웃었던것은...

 

저 뿐만 아니라 형님도 그러셨겠지요

곧있으면 아이를 만날수있다라고 생각하셨을것이며

이 아이를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해주자라고 생각하셨겠지요

형님도 저처럼 두려움반 설레임반으로 병원에 들어가셨겠지요.

형님이 같은여자로서 진심으로 애처롭고 안쓰러웠습니다.

 

 

내일이 형님 기일입니다.

형님 제삿상은 제가 직접올려드리기로 진작에 마음먹고있던 일이었습니다.

행복한 저의 일상이 어쩜 제것이 아니라 형님것이었을텐데

왠지모를 미안함에 뭐라도 하고싶었고 

같은사람으로서 그리고 같은여자로서

누리지못하고 떠난 그 안쓰러움에

명복을 비는마음으로 정성껏하려합니다.

 

제수는 이미 다 준비한상태이고 이제 날이 밝으면 서투르지만 음식을 하면됩니다.

아직 병풍도 없고 제기도 없는상태지만

없는솜씨에 서투르게나마 올리는것이라해도

남편의 말에 의하면 착하고 알뜰했던분이시라고하니

형님도 이해해주시겠지요?

 

진심으로 우리형님이 좋은곳에서 아기와 함께 잘계셨으면 좋겠습니다.(다음 미즈넷 펌글)

 

출처 : 하늘내린터를 찾아 귀농귀촌하기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