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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있는 귀농귀촌생활/토종벌·꿀 이야기

토종벙과 토종꿀 이야기

 

 

숙소까지 쫒아온 토종벌....눈초리가 매섭다. 나는 이날 벌침을 일곱방이나 쏘였다.

 

지난 4월 강원도 대화땅 깊은산중턱 설통바위밑에 우리토종벌이 들어와 살수있는 설통을 놓았다.

비바람을 막아줄수있는 바위벼랑밑이나 큰나무밑에소나무나 피나무로 만든 벌통을 가져다 놓고

벌들이 드나들기 좋게 잡목을 제거하고 벌들을 유인할수있는 밀(전 해에 꿀을따고 남은 찌거기) 을 벌통바닥에 놓아두면 야생에서 살던 벌들이 날아들 집을 짓고 새끼를키우며 꿀을 모은다.

이렇게 벌들이 들어와 살수있는 집을 만들어 주는것을 " 설통을 놓는다 "고 한다.

 

 

 

앞이 트인곳을 찾아 설통을 놓는다.

 

이렇게 설통을 놓은후 수시로 들려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거미같은 벌레들이 들지않토록

보살피다보면 5월 중순쯤부터 벌들이 들기 시작한다.

6월에 드는놈도 있고 장마철이 지나 8월에 드는놈도 있다.

이놈들을 자식벌 손주벌이라고 한다.

지난 9월 27일 꿀을 따러가는 길에도 근처 마을에 사시는분의 벌통에 벌이 드는걸 보았다.

이렇게 분봉하는 것을 지나는길에 보면 그냥 지나가는것이 아니란다.

벌들이 나가지않고 잘살도록 기원하는 마음으로 몸에 지니고있는 물건을 벌통위에 올려놓고

며칠후 찾아가는게 산골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이요 소박한 풍습이란다.

나도 한동안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칼을 올려놓고 왔다.

봄에 놓은 설통에 벌이드는 확률은 10-15%쯤 되지만 여름의 긴 장마를 어렵게 지나고 벌들의

천적인 좀나방과 말벌들과의 전쟁에서 이겨내야만 가을에 벌통에 꿀을 가득 채울수있다.

어디 그뿐이랴. 태풍이며 잦은 비바람은 더욱 치명적이다.

우리 토종벌은 꿀을 빨아들이는 혀{빨판}의 길이가 짧아 아카시아꽃과 같은 외래종꽃에서는 꿀을

모으기 어렵단다.

 

토종벌의 천적 좀나방 애벌레

 

 

 

토종벌통에 좀나방이 날아들어 알을 까고 애벌레가 나기시작하면 벌통은 초토화가 된다.

 

 

유리가 난 벌집

 

이것을 유리가 났다고 하는데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단다.

다만 벌들의 세력이 강하면 이놈들이 제대로 끼어들지 못할뿐......

 

 

 

좀나방 애벌레의 고치

 

수많은 벌들의 눈을 속이고 좀나방이 어떻게 벌통에 들어가 알을 낳을까?.....

 

이놈들은 벌집, 꿀, 알, 뿐만아니라 나무로된 벌통까지 그냥두지 않는다.

 

 

 

좀나방 애벌레가 파먹은 벌통.

 

 

이렇게 어려움을 이겨낸 벌들은 강군이되어 꿀을 채운다.

 

 

 

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을이 되면 꿀을 딴다.

벌을 살려서 겨울을 지낼수있도록 추석전에 일찍 꿀을따고 마지막 가을꽃에서 꿀을모아 겨울을 나게하는 방법이 있다.

집근처에서 설통을 놓아 벌을치는 농가에서는 주로 이방법을 쓴다.

 

또하나는 벌을 완전히 죽인다음 꿀을 따는방법이다.

밀원보다 벌의 개체수가 많아 높고 깊은 산에 설통을 놓으면 주로 이방법을 쓴다.

1년에 2-3배 분봉해 나가니 개체수가 많아 자연도태되는 놈들도 많을것이다.

꿀을 따는 작업은 한밤에 이루어진다.

수만마리 벌들의 공격을 피할려면 캄캄한 밤에 할수밖에 없을듯하다.

 

야간산행

 

 

캄캄한밤에 험한산을 타고넘어 꿀을 따는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꿀따기준비를 끝낸 벌통(진흙으로 입구를 막았다.}

 

 

 

벌들의 시체

 

 

 

꿀이 가득한 벌집

 

 

 

꿀이 가득찬 벌통

 

 

 나는 처음으로 우리토종꿀의 꿀맛을 보았다.

 

토종벌을 치기란 고된일이다.

산을 오르내리며 설통자리를 보아두었다가 이른봄부터 벌통을 지고 올라가 놓고 여름내 보살피다가

가을에 꿀을따는량은 놓은 설통에비해 불과 몇%에 지나지않는....진짜 우리토종꿀은 귀하고 또한 양도 많지 않으리라.

시중에 토종꿀이라는 이름으로 몇만원에서 기십만원에 팔리고있는 저꿀들은 그많은 양이 어디서 나왔으며

값은 어떻게 저리도 싸게 팔고 있을까?......

이산 저산을 돌며 힘들고 고된 벌치기를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쉽게 벌을 치고 꿀의양을 늘리는 방법을 몰라서 힘들고 고된 작업을 하고 있을까?.....

다행이 우리토종꿀에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이있어 제값으로 전량 팔린다고 하니 눈여겨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