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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삶 귀농귀촌/귀농귀촌에 꿈을갖자

[스크랩] 텃밭부터 무장해제를 하라

“텃밭부터 무장해제를 하라!”

 

 

OK시골 김경래 대표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시골로 가기 위해 완전군장을 꾸린다. 시골이란 전쟁터에 곧 투입되어도 살아남기 위해 각종 신무기와 지식들로 무장을 한다.

우선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방법에 대해 통달하여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춘다. 그것들은 물론 중요한 사항이다. 큰 자금이 들어가는 일이라 자칫 잘 못되면 경제적인 타격이 크므로 당연히 지식이 필요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텃밭 농사를 짓는 것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빈틈없이 무장을 한다. 채소 가꾸기와 관련된 책이란 책은 다 독파를 하고 여기 저기 개설된 교육도 쫓아다니며 많은 강의를 듣는다. 이론적으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다. 그쯤 되었을 때 시골 가는 것에 자신이 붙어 의기양양해진다.

 

하지만 텃밭 농사를 지어 돈을 벌 생각이 아니라면, 전원생활로 짓는 텃밭농사라면 너무 완벽하게 무장을 하지 않는 것도 좋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무장해제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땅을 사 집을 짓고 나면 텃밭으로 쓸만한 땅이 남는다. 일부러 텃밭용으로 땅을 준비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농사를 지을 욕심이 아니라면 그 크기는 가족들이 먹을 채소나 심고, 남으면 친한 사람들에게 선심이나 쓸 정도가 적당하다. 손바닥만한 크기 정도의 텃밭에서도 할 일이 많다.


이러한 텃밭은 나 홀로 농사를 지으면 재미가 없다. 옆집에 사는 농부 아저씨가 아주머니가 함께 지어주어야 재미가 있고 이웃과도 친해진다.

텃밭을 어찌할 줄 몰라 헤매고 있다 보면 옆집 아저씨가 슬그머니 와 간섭을 시작한다. 감자를 심으라고도 하고 배추는 언제 어떻게 심고 상추는 어떤 씨앗을 사야 맛있다며 하나씩 가르쳐 준다.

옆집 아저씨의 끈질긴 간섭과 학습에 못 따라가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보면 답답해진 옆집 아저씨가 자기 쟁기질 할 때 내 것도 해주고 간다. 밭갈이 해 주어 고맙다며 소주 한잔 대접하게 되고 으쓱해 진 이웃 아저씨는 그 다음 차례도 간섭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웃 아저씨와 친해질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텃밭 가꾸기에 대한 지식을 무장하고 있으면 스스로 책에 나온 대로 완벽한 텃밭을 만들기를 고집한다. 옆집 아저씨가 가르쳐 주는 것은 무식하기 짝이 없다. 책에 나온 내용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옆집 농부 아저씨보다 완벽한 밭갈이를 하고 정확한 날을 정해 빈틈없이 감자를 심고 배추를 심는다.

 

이웃 아저씨가 보면 너무 완벽해 끼어들 자리가 없어 주변에서만 빙빙 돌다 만다. 그게 지나쳐 옆집 아저씨의 농사의 잘 못된 것들이 보여 아저씨의 밭에 가서 잔소리까지 한다.

고추는 이렇게 심어야 씨알이 굵고 고구마는 어떻게 길러야 단맛이 난다며 책에 있는 소리를 한다. 평생 농사만 짓고 산 이웃은 그런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너나 잘 하세요"라며 벽을 하나 만들어 세운다.

 

실제로 책에 나온 것보다 경험에 따른 농사가 훨씬 중요한 것들오 많은데 도시의 책상물림은 책에 나온 대로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강의를 통해 들은 대로 이웃까지 가르치려 든다.

이웃은 절대 그런 말을 듣길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방법이 있고 그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완전무장을 한 책물림은 그렇게 혼자 열심히 싸우다 지치고 이웃사람들과도 담을 쌓게 되며 결국 재미없는 전원생활이 된다.

 

 

 

전원생활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어느 곳에 땅을 사고 어떤 집을 짓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텃밭 농사 쯤은, 농사를 지어 먹고 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서 쯤은 무장해제를 해도 좋다.

그렇게 보여준 빈틈이 이웃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재미있게 전원생활을 하는 방법도 된다.

 

김경래(www.oksigol.com, 033-765-4070)

출처 : 하늘내린터를 찾아 귀농귀촌하기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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