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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농촌으로…' 귀농인구 역대 최대

`베이비부머 농촌으로…' 귀농인구 역대 최대
연합뉴스|최현석|입력 2012.01.11 04:57
경상ㆍ전라도 정착이 74%…50대 이상 2.4배 급증

"삶의 여유, 농촌 가치 찾아가는 사람도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고은지 기자 = 도시에서 살다가 지난해 농촌으로 이사한 인구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이나 공직 등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의 귀농이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도별 귀농인구를 예비집계한 결과를 보면 작년 귀농 가구 수는 6천5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2010년 4천67가구보다 무려 60% 증가한 규모다.

귀농인구는 2002년 769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증가세를 보여 2004년 1천명을 넘어서고서 2007년 2천명, 2009년 4천명을 각각 돌파했다.

2010년에는 전년보다 13명 줄어들어 증가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1955∼1963년 출생한 한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한 작년에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귀농인구의 직업은 직장 은퇴자가 가장 많고 그다음은 자영업자와 제대군인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남, 전북, 경북 등 땅값이 싸고 농업이 발달한 지역에 많이 정착했다. 수도권, 충청도를 꺼린 것은 비싼 땅값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 통계를 보면 경상ㆍ전라도로 귀농한 가구가 전체 74.1%를 차지했다.

경북이 1천112가구(27.0%)로 가장 많았고, 전남 768가구(18.9%), 전북 611가구(15.0%), 경남 535가구(13.2%)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는 귀농가구가 69가구(1.7%)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은퇴연령 전후인 50~59세가 1천457가구로 전체 35.8%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귀농가구는 2009년보다 소폭 줄었다. 50대 이상 가구는 2.4배가량 늘어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찾아 농촌으로 이주한 사람이 늘었음을 보여줬다.

농업 인구의 증가세는 통계청의 고용 동향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작년 1~11월 농림어업 취업자는 1만7천294명으로 전년 말보다 29.8% 급증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율 3.8%의 7.8배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귀농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공동 영농과 유통, 농어촌 관광 등을 추진할 `농어촌 마을 공동경영체'를 육성하고 귀농인 현장실습 교육을 담당할 상담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베이비부머의 귀농은 도시 고령자가 농어촌에서 새 일자리를 찾고, 농어촌은 새 인력 유입으로 활력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대도시 거주 베이비부머의 66.3%가 농어촌 이주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 중 13.9%는 5∼10년 안에 이주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주인 농촌발전팀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는 도시에서 살기 어려워서 농촌으로 많이 갔다. 최근에는 이런 요인과 더불어 삶의 여유, 농촌 가치 등을 찾아서 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 팀장은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귀농·귀촌인 모임을 잘 조직하고 농사 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등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계도 귀농 후 몇 년은 고생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천천히 정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harrison@yna.co.kr

eu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