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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간 오직 밤농사에만 전념하고 있는 변명근씨는 밤 한톨에 45~70g인 달걀 크기의 신품종 밤을 육종, 밤 생산농가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합천=김주흥 기자 photokim@nongmin.com | | “20여년간 신품종 개발 전 밤 산업 결코 어둡지 않아요”
“중국산 저가 밤 때문에 국내 밤 생산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저는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하판리에서 40여년간 오직 밤농사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변명근씨(63· 대명농장 대표). 그는 밤 한톨당 45~70g인 달걀 크기의 신품종 밤을 육종, 농가에 보급하면서 국내 밤 생산농가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그가 개발한 밤은 일반 밤보다 2~3배 크고 당도가 12.8~13.2도로 보통 밤보다 1도 이상 높다. 밤나무 잎 길이도 평균 25㎝로 일반 밤의 두배 이상 된다. 잎이 큰 만큼 광합성 작용이 원활해 영양분과 당도가 높다. 이 밤은 2005년 〈대명밤〉이라는 이름으로 발명특허와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지난 2월에는 경남도에 종자업등록까지 한 상태다.
변씨가 품종 개발에 관심을 보인 것은 20여년 전이다. 밤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내다 우연히 돌연변이로 유난히 큰 밤이 열리는 나무를 발견하고 매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이를 전 농장으로 확산시킬 경우 다른 농가와의 품질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육종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전문 육종기술이 없었던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하지만 오기가 발동한 그는 끝장을 보겠다는 집념으로 수백번도 넘게 토종밤 나무와 교잡하는 실험을 계속했다. 그러다 고유 형질을 가진 고정된 개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10여년 전의 일이다. 그 뒤 변씨는 시범포를 만들어 5년여 시험기간을 거친 뒤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밤 전문기관에서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한 농민이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다.
변씨가 개발한 〈대명밤〉은 밤농사의 가장 큰 걸림돌인 노동력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밤알이 크기 때문에 줍는 시간과 탈피작업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변씨의 밤농장 규모는 12㏊에 묘목장이 1.3㏊나 된다. 밤 판매로 인한 연간 조수익만 1억원으로 묘목 판매액까지 합치면 연간 3억원 이상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변씨는 “〈대명밤〉은 밤송이가 커지는 8월 하순에 접어들면 급속히 커져 수확시기도 이르다”며 “4~5개만 먹어도 한끼 식사가 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웰빙 다이어트 식품으로의 개발가치도 높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농장은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농업인이 연간 1,000명에 이를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대명밤〉의 크기와 맛에 반해 묘목을 구입해 간다.
변씨는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신품종 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밤산업의 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다”고 자신했다. ☎017-257-4210.
합천=이연환 기자 legger@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