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되기는 쉽지만 아버지답기는 어렵다. 오늘도 나는 세상에서 떠나서 아버지의 자리를 메우러 간다. 생활인으로서의 비루한 옷을 벗어두고 그럴듯한 아버지의 옷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간다. 아버지가 되러 간다.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세월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정이라는 십자가를 덧붙여 짊어지려고 아버지가 되려한다. 요즘 같은 때면 더 버겁긴 하지만 여린 새싹들의 희망을 생성시키고, 고운 꿈을 맘껏 펼칠 맑은 눈동자들을 기쁘게 상상하며 나는 집으로 간다. 아버지가 간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아버지로 산다는 건 녹녹치 않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권리는 줄어들고, 짐만 무거워진다. 아버지로 살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자식들 눈치를 보아야 하는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안팎으로 도전을 받는다. 얼마나 돈을 벌어오느냐가 자녀들에게도 아내에게도 아버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란 직업은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가치를 부여받는 직업이다. 한편으로 거느린 식솔들을 재대로 먹여 살린다는 뿌듯한 기분을 느끼기는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평가받는 것 같은 생각에 먹먹함으로 눈물짓기도 한다. 적어도 가족 구성원들에게만은 인정받고 싶은 생각에 얼마나 우리 아버지들은 외부의 수모를 참고 견디면서 자존심을 내팽개치는 설움을 참아내야 하던가.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밖에서 어떻게 살아내든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는 가장 듬직한 기둥으로 받치고 선다.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고,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러운 아버지이다. 그 이면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과 고독과 설움이 쌓여 있던가. 그럼에도 결코 아버지는 고독하지 않다.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지금의 이 수고를 딛고 초롱초롱한 미래의 꿈이 자라고 있으니까. 그저 괴롭고 힘들다가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그 한마디면 아버지로서의 고독과 외로움도 눈 녹듯 사그라진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아버지가 되기는 쉽지만 아버지답기는 어렵다. -세링 그레스- “아버지 한 사람이 백 명의 스승보다 낫다. -허버트- 최복현의 신작 <간절한 한 마디> 중 -아버지의 축처진 어깨를 볼 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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