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오래된 미래마을
단양 한드미마을 정문찬대표
무진장좋은마을네트워크
진안 와룡마을에서는 귀농인에게
주민공동 소득사업체‘좋은동네영농조합법인’의 회원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귀농인에 대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이게 마련인 농촌마을의 일반적 정서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2003년 진안군으로부터 으뜸마을 가꾸기 대상지구로 지정되면서
마을주민들은 지원받은 사업비를 마을공동 소득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의,
농산물 가공공장을 짓고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며 공동생산,
직거래 유통, 공동분배 방식을 채택했다.
농촌에도 기업이 필요하다.
어쨌든 기업은,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경제,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유력한 장치이자 효과적인 방법론이다.
농업경제 재생, 농촌사회 재활은 농민들의 뿌리깊은 숙원이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경영체, 사업체 단위의 농정 처방술을 시도해볼 필요가 커진 것이다.
친환경농산물 기반의 로컬푸드 생산.가공.유통,
생태건축.생태마을 중심의 농촌지역개발 컨설팅,
도농상생 목적의 도농교류, 직거래 네트워크 등,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농촌형 사회적기업의 유망 사업분야는 적지 않다.
의료.보건, 노인복지, 방과후 학교, 농산촌유학 등도 사업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성공의 열쇠는 사회적기업가
농촌형 사회적기업의 농촌에서의 존재감은 경제적인 데만 있지 않다.
붕괴된 농촌공동체의 재통합, 분열된 지역사회의 재결속을 자극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마을과 지역의 재생과 재활을 앞장 서 이끄는 지역일꾼으이 될 수있다.
어쩌면 이같은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내달라는 사회적 바램과 기대가 더 크다.
하지만 기업경영을 책임질만한 역량있는 기업가와
사업조직을 농촌에서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느냐는 걱정이다.
정책대안이나 사업계획서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업을 하는 것이라 그렇다.
영농사업은 농업과 농촌을 잘 아는 농업인이나
농촌지역 주민이 맡는 게 나을 것이다. 귀농한 도시민은
도시에서 갈고닦은 기획, 관리, 마케팅, 생산가공, 정보화 등
지식정보와 기술을 발휘하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각자 능력과 자질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면 경쟁력있는 도농일체의 사업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로컬푸드 사업을 하는 강화 콩세알나눔센터에서
이사로 일했던 이광구씨의 경우를 사례도 들 수있다.
이씨는 서울 법대 출신으로 학생운동에 이어 노동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협동기업을 시도하다 1997년에 강화로 귀농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대안학교인 마리학교를 만들어 꾸리기도 했다.
한때 생업으로 삼았던 재무설계 방법론을 기업과 지역사회에서 실현해가기 위해
콩세알나눔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현재 마리학교, 백일학교, 산촌유학 등의
교육문화 사업을 하는 (사)밝은마을 이사장으로 교육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나라가 돕는 농촌형 사회적기업
때마침 나라에서도 농촌형 사회적기업(농어촌 공동체회사)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농어촌 취약계층과 중소농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농어촌 서비스 공급 기반을 확충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지역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정책의 근본취지다.
농어촌공동체회사란 마을단위 법인, 들녘별 경영체, 지역사회단체 등
기업경영방식을 채택하는 공동체사업 조직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농어촌공동체회사 모델 정립, 농어촌공동체회사 창업보육(인큐베이팅)
센터 설립, 전국 지역별 농어촌 공동체회사 네트워크 구축 등이 주요과제다.
각 지역마다 설립될 창업보육센터에서는
농촌 사회적기업에 대해 창업 상담, 정보 제공,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농업법인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각종 농림수산식품 관련사업과 정부부처의
각종 사업비도 지원받을 수 있는 자격도 얻는다.
우수사업에는 활동비, 교육비도 지원한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의 지역발전 기여정도,
자립성, 지역주민 참여정도 등을 심사해 우수 사업을 선별한다.
2010년에는 시범사업으로 단양 한드미마을 농촌유학센터, 경주 도리마을 유학센터,
강원도 양양군 철딱서니학교 등 3곳의 농산촌 유학센터를 선정했다.
각각 3천만∼5천만원까지 지원해 지역 특색에 맞는 유학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2015년까지 3천개의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지역의 현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실천함으로써 농촌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은 지역 주민이나 귀농(귀촌) 인력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게 순서다. 여기에 기업경영방식을 접목해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결국 소득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자생력있는 조직으로 다져야 한다. 영국, 일본 등 앞서 시행한 나라에서도
농촌형 사회적기업 또는 농촌 공동체회사에 해당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Community Business)를 활용, 지역공동체 회복과 지역 활성화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은 자립공동체
농촌 사회적기업으로 유망한 업종이나 유형은
농식품산업형, 도농교류형, 지역개발형, 사회복지서비스형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로컬푸드, 농어촌관광, 도농교류 등을 통한 지역경제와 소득활동 분야,
지역자원 발굴과 육성, 정주여건과 환경 개선 등 지역공동사업 분야, 건강관리,
돌봄, 재활용, 청소, 급식 등 사회서비스 분야가 적합해 보인다.
실제로는 두 가지 이상의 유형과 분야가
혼재된 복합형 사업모델과 사례가 많이 등장할 것이다.
가령 충북 단양의 한드미마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농촌체험마을의
주요 사례지인 이곳은 녹색농촌체험마을, 생태산촌체험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농촌지역개발사업을 통해 농촌형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길을 탇탄히 다져놓은 상태다.
이미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한드미유통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6개팀(상거래팀, 농촌체험팀, 조리팀, 농촌유학팀, 생활환경팀, 노인회)별로
마을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2009년에는 마을 주민마다 법인 활동 참여 정도에 따라
연간 170만원~700만원 정도의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의 첫 시범사업지인 농촌유학센터를 비롯,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식으로 특화해 마을주민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낸 마을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농촌유학센터의 아이들과 마을 노인들이
서로 보살필 수 있는 마을양로원을 차기 마을사업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한드미마을의 정문찬대표는 기존의 도농교류협력사업으로는
유통, 농촌유학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인력을 지원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력을 지원해주는 사회적기업이 농촌에 자꾸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을을 넘어 지역을 묶고 엮는 지역연대형 사업모델도 등장했다.
진안 능길마을을 중심으로 무주, 진안, 장수 등 전북 동북부군역의 3개 지자체
20여개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무진장좋은마을네트워크가 그것이다.
농촌체험, 농산물 가공과 유통, 생태건축, 귀농교육 등
농업과 농촌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뜻을 같이 하는 여러 마을,
원주민과 귀농인이 연대하고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내보자는 사업목적이다.
도농교류팀, 농산물생산가공팀, 건축시설관리팀,
슬로푸드팀, 천연식품팀, 무주사업1팀, 무주사업2팀, 장수사업팀 등
모두 8개 팀에서 20여명의 지역주민과 귀농인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특히 진안
새울터전원마을에 공동귀농한 귀농인 중 일부가 출자도 하고 일도 하고 있기도 하다.
농촌의 마을단위 사업체로는 전국에서 최초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1인당 80여만원의 인건비 지원도 받고 있다.
향후 로컬푸드, 마을도서관, 귀농교육 등 문화·교육사업, 농촌 에너지 자급을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서 있다.
이곳의 대표인 박천창씨도 귀농인이다.
고향인 진안 능길마을로 1998년 귀향했다.
농협의 팜스테미마을로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
정보화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농촌지역개발사업 지도자로 마을사업을 이끌고 있다.무진장좋은마을네크워크 처럼
경영마인드를 가진 젊은 귀농인들과 힘을 모아 자립가능한 농촌의 지역공동체
사업모델을 구현해보겠다는 건 박씨의 오랜 바램이자 희망이었다.
지역활성화의 선도적 사례지,
진안군에는 사회복지서비스형 농촌 사회적기업 나눔푸드도 있다.
진안지역자활센터에서 세워 200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이곳은 급식사업인
행복도시락센터 전북 진안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이 좁고 소비자가 적은 지역에서
급식사업만으로 40여명이 일하는 기업을 운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대부를 받아 지역의 특산품인 인삼가공 설비도 갖추고 유기농 영농사업도 병행하고
출장뷔페를 나가기도 한다.
식품수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기획마케팅 전문가까지 영입했다. 향후 지역주민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소액대출) 사업, 농산물직거래 유통사업도 계획 중이다.
최우영센터장은 인근 무주의 대안고등학교인 푸른꿈고등학교 교사 출신의 귀농인이다.
완주군에서는‘마을공동체 회사 100개소 육성정책’을 군정의 맨 앞에 내걸었다.
그동안 커뮤니티비즈니스, 파워빌리지 마을사업, 로컬푸드 사업, 마을호민관 제도
등을 추진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통해
자립하는 지역공동체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농촌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방법
법적으로 사회적기업은 민법상 법인과 조합,
상법상 회사나 비영리민간단체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법인조직을 갖추어야 한다.
유급노동자를 고용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판매 등 영업활동도 수행해야 한다.
영업활동으로 얻는 매출수입은 노무비의 30% 이상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주된 사업목적을 취약계층에서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서비스 목적의 실현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법상 회사의 경우에는
회계연도별로 배분 가능한 이윤이 발생한 경우에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근로자의 복리후생 , 사업 재투자 등 사회서비스 목적에 써야 한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는 것도 필수적이다. 서비스 수헤자,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가 의사결정이나 지배구조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이 모든 요건들이 사회적기업 정관에 반드시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인증요건을 충족해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에서 각종 창업, 경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취약계층을 고용할 경우 최대 100명까지 근로자 1인당 83만 7,000원의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여기에 사업주 부담 사회보험료 8.5%를 합치면
매월 90만 8,150원씩 2-3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농식품 가공을 위해 제조공장을 지어야 한다면
시설자금 대출도 받을 수있다. 4억원 한도 내에서 2억원까지는
연2%, 2억원 초과시는 연5%, 1년거치 4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4년간 법인세, 소득세 50%도 감면된다. 경영컨설팅 지원, 노동자 업무교육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서비스, 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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