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귀거래사

귀농·귀촌 트렌드. 전원생활을 꿈꾸고 농촌 등 시골로 돌아가는 사회현상을 뜻한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투듯 몰려들어 살고 있다.

각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다.

그렇지만 ‘밥 먹고 살 거리’라든가 ‘폼 잡고 살 기회’가 온통 서울에 몰려 있어 어쩔 수 없이 그리됐다는 얘기다.

문제는 제한된 공간과 일터에서 부대끼며 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서로 해코지를 하는 등 인간 심성이 몰인정하게 메마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뿐인가. 대도시 내 범죄는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더욱이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자칫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기도 예사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현실을 절감하며 고향 등지로의 귀농 행렬에 동참하게 된다.

새 희망을 일구기 위해서다.

물론 국회의원과 장차관, 기업체 사장 등을 지낸 이 가운데 고향 후학에게 경륜을 전수하기 위해 ‘낙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인사 가운데는 중앙무대에서 펴지 못한 정치권력에의 의지를 도모하기 위해 내려온 이들이 적잖다.

낙향의 좋은 전범은 도연명에게서 찾을 수 있다.

‘전원장무호불귀(田園將蕪胡不歸)’. 그가 지은 ‘귀거래사’의 첫 구절이다.

‘(고향)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라는 뜻이다.

귀향해 채마밭을 일구며 자연을 닮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진하게 배어 있다.

 다만 현대의 아픔은 돌아갈 땅이 없다는 사실이다.

농사는 그런대로 정직하다. 씨를 뿌려 땀을 흘리는 정성만큼 수확을 한다.

그래서 불가의 ‘선업선과(善業善果)’는 농사에도 적용된다.

리스도교의 성경에도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져오리라(시편 126장)’고 했다.

경제위기 한파가 몰아치면서 삶의 터전을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는 귀농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외환위기 초기인 1999년 4118명의 귀농 인구가 2003년 885명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2218명으로 5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귀농·귀촌인이 뿌리를 잘 내려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설계토록 정부의 꼼꼼한 지도와 지원이 요청된다. 농업은 천하지대본이고, 농촌은 만인의 고향이라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