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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KT 는 한전 전신주를 이용 가설비를 경감하라.

KT, 농어민에 전봇대 설치비 요구 ‘고집’

기사입력 2009-04-02 21:05 
 
[한겨레] 한전은 전봇대 빌려준다는데…

한국전력의 전주를 활용하면 농어촌의 외딴집에도 전주 추가 가설에 따른 비용 부담 없이 유선전화를 설치할 수 있으나, 케이티(KT)가 별도의 전주 설치를 고집하며 가입자들에게 전주 값을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입 신청자들이 한전 전주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해도, 케이티는 내부 규정을 들어 거부하고 있다.

2일 가설비 부담 때문에 유선전화 놓기를 포기한 농어촌 주민들과 한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전 전주를 활용하면 농어촌의 외딴집도 전주 값 부담 없이 유선전화를 놓을 수 있다. 한전 배전운용처 이재헌 차장은 “케이티가 전주 임대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케이티는 월 1400여원에 한전 전주를 빌려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봉화에 사는 장동수씨는 “케이티 직원에게 한전 전주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내부 규정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귀농한 장씨는 케이티 유선전화에 가입하려다 전주 값으로 1200만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고 포기했다. 케이티는 공기업 때는 한전 전주를 많이 빌려 이용했으나, 1990년대 후반 민영화하면서 ‘조건부 가입구역’을 만들어 외딴집에 대해서는 가설비를 가입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케이티가 민영화 뒤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도입한 보편적 서비스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케이티가 이미 설치된 한전 전주를 활용하지 않고 통신용 전주를 따로 설치하면서 농어촌 경관이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케이티가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친환경 경영’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 케이티는 “유선전화 이용약관은 방송통신위원회(당시는 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은 것”이라며 “엄청난 가설비 때문에 외딴집에 전화를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방통위가 책임을 지고 풀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