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로 잘 왔어요>
우리가 강원도에 자리를 잡은 지 3년~
정말 강원도로 잘 왔습니다.
여러가지 이유 중에 으뜸은 강원도 전통된장의 강된장때문입니다.
강된장은 어머니의 맛입니다. 할머니의 맛이기도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강된장은 어머니와 할머니를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화로불에 보골보골 끓고 있던 강된장냄비를 꺼내 놓으시던 할머니.
어찌 그리 올 시간을 잘 아시는지 ...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일은 아버지때 부터 우리 손자손녀에게 변함없이 이어 온 할머니만의 자부심같이
느껴집니다.
대접에 밥 떠서 강된장 푹 넣어 비벼먹고 물 한대접 마시면 불둑 일어난 배와 함께
행복감이 부풀어 올랐다고 아버지는 추억을 회상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동안 서구식단에 밀려 잊고 살던 강된장을 오늘에사 끓여봅니다.
아들놈은 너무 짜네 하면서도 강된장에만 숟갈이 가고 있네요.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 아니네...
왜 이렇지..
수십번의 실패속에 드디어 그 비밀을 알것 같군요.
역시 강된장은 된장이 맛이 있어야 해.
마트에서 사온 된장으로는 죽었다 깨도 그 맛을 흉내낼 수 없는걸.
우리의 콩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시더니
역시 또 어김없이 장독간을 점검하십니다.
이 항아리 저 항아리 다 열어 보시고 어떤 것은 손가락으로 찍어 맛도 보시고
어떤 항아리에는 소금도 질러 주십니다.
그리고는 휑하니 비어 있는 막장 항아리를 보시고는
그 많은 막장을 어떻게 이리 다 먹었누. 서울양반들이 ....
신기해 하십니다.
콩할머니는 우리집 메주를 쑤어 주시고 막장을 담가주시는 60년 전통의 맛 자체입니다.
할머니 막장이니까 큰 항아리를 다 비웠지요.
할머니는 신이 나 보리싹도 틔워야 하는데..하시면서 장담글 일을 준비하십니다.
강원도 막장에 반한 우리집은 하루도 빠짐없이 막장을 먹습니다.
처음부터 온 식구가 다 그런것은 아니고 처음에는 저 혼자만 먹어댔습니다.
들쩍지근한 입맛에 길들여진 남편과 아들놈은 뭐가 그리 맛있냐는 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에, 찌개에, 나물무침에, 강된장에, 쌈장으로..
온 식구가 하루도 빠짐없이 먹게 되었습니다.
담백하고 개운하면서도 칼칼한 막장의 참 맛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쌈장을 고추장으로 주로 먹었는데 이제는 막장에게 그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아무 양념을 하지 않은 막장에 고추나 상추를 싸먹으면서
아들놈도 이제는 사먹는 된장찌개는 니글거려요. 먹을수록 막장이 짱이라니까..
막장매니아가 된 우리 가족은 건강식품으로 전통 자연발효시킨 막장을 최우선으로 꼽습니다.
유전자변종된 콩이 아니며 제초제도 없이 키운 콩으로 메주를 쑤어 만들어 1년간 자연발효시킨 막장은
해독작용도 뛰어나 우리 몸을 정화시켜 독소를 몸밖으로 배출해 냅니다.
건강식품을 먹는다고 수입해서 이것 저것 좋다는 것 먹는 주변 친구들에게 막장을 먹으라고 어김없이 충고합니다.
바른 식생활이 참건강의 길이란 것을 깨닫는다면 매일 먹는 음식중에서
기본 식품인 발효된장을 먹기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건강이 나빠진 친구들에게는 우선 한끼라도 막장을 먹으라고 얼른 퍼다 줍니다.
장수한 분들의 식단에는 하루 한끼 꼭 된장국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새기면서요.
물론 슈퍼나 마트의 된장이 아니라 햇빛속에서 자연 발효시킨 된장이어야 하지요.
아토피로 고생하는 주변 분들에게 막장을 먹이니 훨씬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그만두고라도
음식만 바로 먹어도 건강할 수 있다는 지혜를 올해에는 모두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우리집에 간판을 달았습니다.
너무 눈에 잘 띄어 그리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간판을 세워 놓고 보니 삶의 방향이 확고하게 정해진 듯 합니다.
막장이 많지 않아 본격적으로 장터에 내놓지는 못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메주를 더 많이 쑤었으니 가을쯤에는
장터에 올려 옛맛을 그리워하는 분의 밥상에 오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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