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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귀농귀촌/귀농귀촌 성공사례

[스크랩]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 발효식품을 만들겠습니다”-양평 가을향기농원 김영환 박애경 부부

 
2007-11-10 토 08:19:10  hit:1114 기사 출력하기  
 

“지금은 이게 확실한 내 갈길이다”라는 김 대표(우측). 부인 박애경씨(좌측)는 든든한 사업의 동반자다. 

“혼자만 잘살지 않고 같이 잘살겠습니다”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에 위치한 ‘가을향기농장’에서 유기농 장류를 판매하고 있는 김영환 박애경 부부의 집 벽에는 A4용지에 이같은 문구가 프린트돼 붙어있다. 97년 귀농한 이들 부부가 내세운 귀농철학이 바로 여기에 녹아있다.

“정직한 농사를 통해 가장 안전한 먹거리, 어딜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먹거리를 내놓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때문에 귀농 첫해부터 무농약원칙을 고수해왔고 2004년에는 장류로는 최초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인증을 받았다.

남은 콩으로 장 만들기 시작

귀농 결심 후 망설임 없이 내려왔다는 이들 부부가 귀농 첫해 쌀과 콩을 재배해 건진 돈이 겨우 250만원 정도였다. 그때 귀농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했었다는 김 대표는 가공을 해서 팔면 소득이 나아질 것 같아 장모님의 도움을 받아 부인 박애경씨와 함께 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콩 10가마까지는 주변사람들에게 강매(?) 해 소화를 했지만 수확량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재고가 쌓였다.

다행인 것이, 팔지 못한 장은 발효식품 특성상 묵은장으로 둬도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묵은장을 찾는 고객들이 생기면서 “묵은장이 우리의 차별화된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에 생각이 미쳤다고 한다. 그때부터 3년 숙성장, 2년 숙성장 등 묵은장이 대표상품이 됐다.

‘친환경농업을 하자’고 대원칙을 세웠지만 귀농 당시만 해도 어디서 교육받을 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때부터 김 대표는 책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해 스스로 공부하고 실패도 하면서 방법을 터득해갔다. 논이며 밭에 풀이 무성해 조롱도 당했었지만 그래도 무농약 원칙을 지킨 덕에 의지할 수 있는 판매처를 만나게 됐다고 회상한다.

“농사짓고 처음 출하한 애호박을 도매시장에서 한 박스 5백원씩 쳐주는 것을 보니 더 이상 그곳에 내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작정 쌓아놓았던 것을 아는 분들에게 나눠주다가 ‘생협(생활협동조합)’을 알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쌀과 장류를 팔다보니 소득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한 차례 좌절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며 손사레를 치지만 귀농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잘 기억이 안 난다며 빙긋 웃는 그의 모습에서 이제는 ‘성공한’ 농업벤처CEO의 여유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연고가 없는 마을에 터를 잡아 어려움이 많을 법도 했지만 그는 귀농 5년만에 이장을 맡을 정도로 주민들의 신뢰를 받아 귀농이 성공하게 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부부가 선택한 친환경농법으로 판로를 개척한 것을 보고 동네분들도 한두 명씩 시작한 것이 이제는 마을전체가 유기마을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주민들 농사를 도와주면서 기술도 배우고 어울리다보니 자연스레 적응이 된 것 같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도움을 한번 주면 그 배의 보답이 돌아온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 급하게 적응하려 하기보다는 동네분위기에 서서히 젖어들게끔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게 정착의 첫 단계라는 지적이다.

유명 백화점, 홈쇼핑서 명품으로 판매돼

생협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가을향기농원의 장류제품들이 2005년에는 롯데백화점(본점)에도 입점했다. 올해 5월부터는 CJ홈쇼핑에서 1촌1명품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벤처농업대학을 다닌 인연으로 기업에서 지원받아 입점하게 된 것인데 그로서는 행운이라고 여길 만하다. “그간 대중적인 소비자와는 만나기가 힘든 게 사실이었다. 홈쇼핑 판매는 일반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또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를 취합해 바로 피드백할 수  있게 돼 판매 이상의 장점이 있다”는 것의 김 대표의 설명이다. 물론 매출이 전년에 비해 60% 넘게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가장 큰 소득임은 분명하다.

박애경씨가 직접 장을 담그는 모습

수입이 안정화가 됐지만 잠시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그가 일본 등 선진지로 견학을 가고 국내 유통점을 돌아보며 새로운 트렌드를 조사하는 것도 한자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품이 상품 자체로서가 아니라 디자인이나 상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소비하는 시대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또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안전은 기본의 문제”라고도 했다. 생산자가 아무리 좋은 상품이다 말한다고 소비자가 과연 100% 믿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 고객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공신력있는 3자 기관에서 인증(유기농인증)을 받아놓는 것은 고객감동을 위한 기본 배려라는 설명이다. 인증이 판매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그는 “친환경인증이라는 작은 차별화로 판로가 바뀌게 됐다”고 성공 배경을 설명한다.

발효식품은 나의 길 “명품으로 인정받고 싶어”

후배 귀농인들에게 성공한 선배 귀농인으로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그는 “귀농하고자 하는 마음만으로는 안된다. 확실히 마음을 정하고 나면 빨리 실행에 옮기고, 그 후에는 정착화과정에 조급해하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먹거리시장은 무한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0년을 목표로 장을 묵히고 있다는 김 대표는 “100년 숙성장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귀띔한다. 묵은 장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영양성분 및 효능 분석을 통해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장이 음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의 맛으로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통맛의 문화적 위상제고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우연히 장류를 선택했지만 지금은 이게 확실한 내 갈길이다”라는 김 대표. 이제는 더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중이다. 최소한의 설비공정을 하되, 전통맛을 살리기 위해 되도록 수작업을 고집할 생각이라고 다짐한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김 대표가 직접 개발한 청국장요쿠르트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제품을 유기농으로 하되 시기마다 새로운 발효제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김영환, 박애경 부부가 가을향기농원의 모든 제품이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지연 기자

출처 : 양평생태귀농체험학교
글쓴이 : 쑥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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