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미래를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이미 결혼을 했고 2명의 자녀를 둔 상태로 귀농에 따른 가정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결국 가정적
합의가 이뤄져 무사히 1년 동안 갈등을 겪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
▣ 귀농, 아직 알리고
싶지 않다
도시 생활을 접은 신세대의 좌충우돌 영농은 시작됐다. 만1년이 아직 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봉갑주(32) 씨. 봉씨는 특이한 성 때문에 이름만대면 금방 알아버릴 것 같아 항상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주위에서 자기가 도시생활을 접고 돌아 왔다는 것을 감추고 있다. 그러나 다부진 마음과 각오는 단호하다. 지난
1991년 장성고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알로에 회사에 입사, 1년 정도 회사생활을 했다. 그는 직장생활과 동시에 농촌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적응해 갔다. 이후 군 복무,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재입사, 부천시에서 호프집 운영, 식당 총 지배인, 인척소유의 건설회사 입사
등 다양한 일과 직장을 거쳤다.
건설업도 재력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미래를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이 때는 이미 결혼을 했고 2명의 자녀를 둔 상태로 귀농에 따른 가정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결국
가정적 합의가 이뤄져 무사히 1년 동안 갈등을 겪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 잔디농사로
영농시작
직장생활 10여 년 동안 그가 열심히 알차게 벌어서 모은 돈은 1억5천만 원이다. 그도 남에게
뒤쳐지기 싫어하는 쓰기 좋아하는 신세대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돈을 모으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항상 준비하며 대비해야만 할 세상살이라고 푸념 섞인
넋두리를 한다.
올 초 귀농해 소득작목으로 잔디를 결정했다. 이유는 이곳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잔디농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친구들이 잔디농사를 해 기술습득과 도움이 용이하다고 판단했다.
귀농 초년생의 영농규모 잔디재배 2천5백평도 친구들의 도움으로
지었다. 잔디 깎는 기계도 없고, 무슨 농약과 퇴비를 쓰는 지도 모른다. 현장 실습으로 보낸 것이 그의 올 성적표다.
하지만 영농을
통한 고소득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경영만큼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 게 그의 지론이다. 올해 경영 성적표는 2천5백평 잔디농사에서 현재 평당
3,500원의 판매가격에 인건비 농약대 등 투자비 1,000원과 임대료 1,000원을 제외하면 평당 순소득은 1,500원 수준으로 도시생활 1달
생활비 수준인 총 375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 영농으로 첫 소득 액수
떠나 희망돼
하지만 영농으로 소득을 올렸다는데 더 큰 기쁨과 할 수 있다는 희망감으로
부풀어 있다. 잔디농사는 11월이면 농한기다. 봉씨는 요즘 1년 농사 결산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생활을 위해 내년부터
최소한 연 3천만원의 순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귀농자금과 도시생활에서 저축했던 자금을 종자돈으로 투자,
영농규모를 1만평 정도로 늘릴 계획을 잡고 있다. 그는 평균 평당 3천원의 순소득이 발생할 때 1만평이면 3천만원의 연소득이 가능하다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이를 위해 봉씨는 “당장 내년부터 목표소득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농지확보가 최대 관건”이라며 말했다. 물론 이 때
도시생활에서 번 돈도 과감하게 투자할 작정이다.
▣ 땅값 상승으로 농지구입
난감
봉씨는 최근 귀농자금으로 농지를 구입하기 위해 물색에 나섰지만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광주전남으로 이주해 오는 공기업을 유치할 혁신도시 입지에 장성이 거론되면서 땅값은 오르고 매물은 없어 정작 영농규모 확대를 위한
농지구입 어려워 엄청난 영농 차질을 빚고 있다”고 그는 항변한다.
앞으로 귀농이 정착단계에 들어서면 한우와 감 재배 등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봉 씨는 “현재는 도시에서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고, 도시생활에 비교하면 정말 마음 편하게 살고 있다”며 “문제는 조기에
어떻게 소득을 끌어올리느냐에 귀농 성패가 달려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귀농자의 경우 사전에 준비도 하고 귀농에 필요한
대책도 마련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목선택과 이에 대한 기술교육을 연중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컨설팅까지 제공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상설
귀농자 교육센터’ 등을 개설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말한다. “귀농자가 농촌에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도 있겠지만
토지도 필요하다. 쌀농사만 아니라 전 농사에 걸쳐 정부가 토지를 구입해서 장기간 임대해주면 귀농자의 부담이 줄어 정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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