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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내린터의 정신세계/원장 농촌사랑 칼럼

[스크랩] 그리움의 끝으로 도시로부터의 귀환

그리움의 끝으로 귀환.

그렇게 며칠 부대끼다 밤새워 달려왔다.
새벽일찍 일어나 반가운 진돌이 진순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돌배나무 죽은줄기에 달라붙어서 먹이를 찾는
딱다구리의 부리짓 소리가 맑고 청아하다.

속세에는 비가 내렸는데 여기는 눈이 내렸네.
발 아래 머물렀던 무심한 구름이
산아래 마을로 내려간다.
.
.
내 고향의 정취는 아득히 먼곳으로 사라졌고..
늘 그리워 단숨에 달려갔지만
멀리 한바퀴 휭 돌아본 도시는 그랬다.

무엇엔가 쫓기듯 경황없이
지하철계단을 뛰어 오르내리는 사람들.
몇 걸음 걷지 않아 또 앞을 가로막는 신호등.
뛰어오고 뛰어가고
저러다가 서로 부딪쳐 시비나 붙지 않을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통 잿빛이다.
내 시력이 흐려진거냐 세상이 흐려진거냐
어정쩡한 기온과 꿉꿉한 습도에 보태져
이 매케함이란.

교도소 사동과 정신병원 병동들이
저 색깔이 아니었었나?
생겨먹은 구조와 벽체의 색깔이
온통 획일적인 뭉터기 뭉터기 아파트군락들..
저기 출입구에서 드나드는 저들은 지금 출입하는것이 아니고
입.퇴원하고 있는것이다.

맑은 가슴으로 마을마다 골목마다 입구마다
활기와 생기가 흘러넘쳐야할 이 시간
양치하고 뱉어낸 치약거품처럼,
세탁물 헹구고난 검은 세제물처럼,
음식찌꺼기 기름때 뒤섞인 오폐수 개숫물처럼
수챗구멍속으로 그냥 마구 빠져 나가기만 한다.

자연과 무관한 덧없는 저 삶들..
도시속에서 만들어지는 세간의 모든 사회악
그들이 앓는 중병의 원인은
모두가 자연으로부터 소외되어서가 아닐까.
자연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나눌 때라야
비로소 인간의 삶은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날카로운 송곳니와 갈기털만 달리지 않았지
도시속에서의 삶의 생태란
먹이를 쫒아 우왕좌왕 하는 승냥이들의 모습과
하등 달라보이지 않는다.
.
.
이따금 풍경 소리만.. 그리고 고요.
소복히 눈꽃속에 파묻혀있는 하늘내린터.

며칠만에 돌아와 조용히 귀 기울이니
태고의 원초 음이 멀리 아득한 백두대간의 숲속에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것 같다.

내린천의 두꺼운 얼음은 녹아내리고있고
이제 봄이 올거라니 마음의 터전 새로이 하고
주변에 야생화나 더 뿌리고 감자, 옥수수에
채마밭과 더불어 토종벌 불러모으고
산새들과 함께 그렇게 또 살아가야지.

오염 분열 갈등이 범접하지 못하는 곳.
이곳이 바로 정토요, 극락이고 천국이다.
내가슴 언제나 설레이게 하는 풍경소리 은은한

이곳이 그 그리움의 끝이다..

저 산등성 넘어 하늘터보다도 더 높은
속삭이는 자작나무숲도 눈속에 파묻혀 있겠네


인디언 수니 -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고
https://youtu.be/UKCu1ZwhsGA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팜핑캠프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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