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궐 지리산의 봄을 즐겨라! 구례 상사마을
지리산의 봄을 즐겨라! 구례 상사마을
지리산의 봄은 참으로 화려하다. 알록달록 봄꽃이 만개하고 이를 즐기려 찾아드는 상춘 인파의 물결도 형형색색이다. 지리산의 두 팔에 안긴 너른 들녘에 쏟아지는 햇빛도 황홀하고 섬진강 끄트머리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봄바람 역시 향기롭다. 뭐든 게 싱그럽고 화려하다.
그 지리산 자락에 상사마을이 있다.
상사(上沙)마을은 전남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沙圖里)에 있는 자연부락이다. 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이 마을에서 어느 도사를 만나 세상의 정세를 물었는데, 그는 말을 하지 않고 대신 모래 위에 삼국의 지형도를 그려가며 삼국의 정세를 일러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깨달음을 얻은 도선국사는 고려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창업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의 사도리란 마을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1960~1970년대만 하여도 75가구가 살았는데 한 가구당 최소 5명, 보통 7~8명씩 살았다. 지금은 88세대에 2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는 평범한 농촌, 산촌이 되었다. 특이한 점은 1986년에 전국 제일의 장수마을로 선정되어 장수촌으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청정 공기와 멋진 경치가 알려지면서 귀농, 귀촌 인구가 줄을 잇고 있기도 하다.
사진 속 멋진 한옥은 마을회관 건물이다. 마을 건물은 새로 지은 한옥과 옛 살림집, 서양식 목재로 지은 펜션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마을 위쪽으로 지리산 둘레길이 조성되고 있다. 상사마을은 구례에서 유일한 둘레길 거점마을인데 숙박시설이 풍족하여 하룻밤 머물고 가기 좋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에 기대고 있는 3개 도 (전남, 전북, 경남), 5개 시군(남원, 하동, 구례, 산청, 함양)의 80여 개 마을을 잇는 장거리 걷기 코스로 300km에 달한다. 최근 지리산 둘레길을 찾고 있는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상사마을을 지나가는 코스는 올 연말 쯤 완공될 예정이다.
둘레길이 조성되는 그곳엔 동백나무숲이 들어서 있다. 유난히 추웠던 날씨 탓에 아직 꽃은 피지 않았으나 동백림의 울창한 푸르름 속에선 멋진 운치가 풍긴다.
마을에 만개한 봄꽃들.
샛노랗게 피어난 산수유, 운치있는 매화가 옛 고가와 돌담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맨 밑의 사진은 생강나무꽃. 생강나무의 꽃은 산수유 꽃과 비슷하나 야생에서 자라는 게 특징이다.
이후에는 벚꽃, 배꽃 등이 차례로 지리산 자락을 물들인다.
마을 초입에 있는 당몰샘.
고려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샘인데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상사마을이 장수촌이 된 것은 모두 이 물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2004년에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전국의 10대 약수터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천년된 마을에 이슬처럼 달콤한 신령스런 샘’이라고 써있다.
오형진 효자비.
상사마을은 ‘해주 오(吳)’씨 집성촌이다. 옛날, 오형진이란 사람은 천성이 효성스럽고 사람을 대할 때에는 언제나 부드럽고 화기가 가득했었다고 한다. 병석에 든 부모님을 지극 정성으로 봉양하였는데 한 번은 약방에서 약을 구하여 돌아오다가 큰 비로 생긴 급류를 만났다고 한다. 안절부절 건너지 못하고 있을 때 마침 건너편에서 나무 뭉치가 떠내려오자 이를 붙들고 건너와 약을 달여 드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10년에 건립되었다.
마을 초입의 쌍산재 모습이다.
해주 오씨(오치희)의 서재가 있던 가옥으로 6대째 내려오고 있다. 민박으로 개방되어 손님을 맞고 있는데 운치있는 한옥도 멋지지만 오밀조밀하게 조성된 주위 경관이 빼어나다. 대나무가 울울창창한 돌담길을 호젓하게 올라가면 옛 서당이 나오고 다시 꽃길을 지나 영벽문(暎碧門)을 지나면 마을 저수지가 펼쳐져 있다. 차경(借境)의 지혜가 엿보인다.
쌍산재는 안채, 건넌채, 사랑채, 사당과 별채, 정자, 서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채 뒤편에는 사당채가 있다. 사당 입구에 집안의 가훈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모두 열네 가지의 가훈이 적혀 있는데 이 중 자신에게 꼭 필요한 한두 가지 만큼은 꼭 지키라는 뜻일 것이다.
쌍산재 안채에서 사당 올라가는 길이 매우 운치가 있다. 고졸한 멋이 있는 돌계단의 운치가 사스락거리는 대숲 소리와 잘 어우러진다.
마을에서는 복개한 하천의 일부를 복원하여 빨래터를 만들 계획이며 된장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6월에는 야외 음악회도 연단다.
마을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우리밀빵 만들기, 발효차 만들기, 산야초, 백초액 만들기 등을 구상하고 있다.
주위 가볼만한 곳으로는 섬진강(5분), 사성암(10분), 화엄사(5분), 천은사(8분), 운조루(5분), 수락폭포와 지리산온천랜드(20분) 등이 있다.
* 체험 및 방문 문의 (061)782-4048. http://jangsuchon.net
글, 사진: 김 수 남 sackful@naver.com
말뚝이티앤씨 대표
한국여행작가협회 부회장.
<여행의 재발견, 구석구석 마을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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