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이 평생 과업으로 가꾸고 있는 하늘내린터(원장 김황년, blog.daum.net/skynaerin)에 세번째 캠핑을 다녀왔다. 필자의 안지기를 소개시켜준 전직장 동료 Titus와 까리따스 부부와 함께 반포성당앞에서 만나 8시 50분에 88도로에 접어 들었다. 춘천고속도로를 달려, 홍천으로 꺽어 인제군의 하늘내린터에 도착한 시간은 점심시간 전이다. 예전보다 시간이 많이 짧아 졌다.
도착하여 보니 우리 말고도 몇몇가족이 인터넷을 보고 찾아 와서 텐트를 친다. 바로 앞에 3동, 보이지 않는 아래 쪽에 2동, 우리까지 6가족이 하늘 내린터를 찾은 것이다. 입소문이 무섭다. 사람이 많이 찾아 올수록 찾아오는 분들의 캠핑문화 수준이 높아야, 이 좋은 곳이 잘 관리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급하게 텐트 두동을 치고, 식탁을 만들었다. 점심은 Titus가족이 마련한 떡국이다. 캠핑 일정을 필자가 보내주었고, 메뉴도 정해주었는데 착실히 잘 준비해 온 것 같다. 밑반찬도 푸짐하게 준비해 왔다. 식사후에 하늘내린터 안내를 필자가 해 주었다. 내린터 원장이 내가 3번째이니 직접 내게 하라는 것이다. 산으로 난 잔듸 오솔길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걷다가 아래로 내려가서 비닐하우스로 지워진 야생화 전시장도 둘러 보고 다시 좌측 산길을 걸었다. 전부 돌아보는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
텐트 자리로 돌아와 가져온 와인 3병 중 한병을 따고 농장에서 기르는 땅에 떨어진 방울토마토와 수박으로 기분을 내본다. 벌써 오후 4시반이 지났다. 챠콜에 불을 붙이고 더치오븐에 어제 저녁에 rubbing을 한 녹돈 삼겹살을 올려 놓았다. 2시간 30분은 지나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안지기는 배추국을 준비한다.
하늘내린터 원장의 안지기께서 더덕과 부칭게를 보내왔다. 상을 차리고 7시경에 친구 황년과 안지기까지 모여 저녁을 함께한다. 농촌의 문제를 잘알고 있고, 도농간의 상생의 해법을 제시하는 친구가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Titus도 열심히 경청하는 모양이다. 나는 곁에서 준비해간 보이차를 끓여 대접했다. 10시가 넘어서는 모닥불 대로 이동하여, 옥수수와 단호박을 구워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널려 있는 장작이 비에 젓어서 연기만 날 것 같아서, 숯으로 모닥불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연기도 안나고 좋았다. 12시경에 피곤한 안지기들은 철수, 남아 있던 3명의 남자만 새벽 1시까지 담소를 나누었다.
자는데 비방울을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어나기 힘들었지만, 장비가 녹슬 것 같은 아쉬움에 급하게 내다 놓은 캠핑장비를 차에 실고 리빙쉘안으로 거두어 들었다. 다음날 8시 옆 텐트에서 Titus 부부가 일어나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먼저 일어나 리빙쉘의 테라스를 걷어 올렸다. 산에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사진을 못찍은 것이 아쉽다.
아침은 Titus 가족이 준비한 크로아상과 조개 스프. 요즈음 크로아상은 소로보빵, 마늘빵, 초코렛 크림까지 넣어 변형을 많이 시켰다. 그냥 따끈하고 담백한 크로아상은 오히려 찾기 힘든가 보다. 아침먹고 설겆이 하니 벌써 10시30분이다.
하이킹 차림을 하고 2쌍의 부부가 하늘내린터 좌측 임도를 따라 걸었다. 기억에는 왕복 2시간 코스로 생각난다. 임도의 중간에 멀리 설악산과 백두대간의 보이는 탁 트인 지연에서 사진 한장 찍고, 예전에는 여기서 돌아갔었는데 더 걸어보기로 했다.
중간에 산위아래도 나무를 싹 베어낸 곳이 서너곳이 보인다. 숲속의 한가운데 휑하니 경사진 공터가 생겨있다. 나중에 황년에게 물어 보았다. "참! 애석한 농촌의 현실이야. 정부에서 조림을 잘 해 놓았는데, 그 지역을 정밀 측량해 보니 사유지로 판명났다. 이를 안 땅 주인이 개발하려고 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린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이곳에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농촌에는 "사익"과 "공익"의 불균형, 그리고 그 불균형속에서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 불균형을 이용하여 더욱 "사익"을 채우려는 사례나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점심 전에 Titus 부부는 더덕밭으로 더덕을 깨러 가고, 나는 텐트의 물건을 정리하여 철수할 준비를 하였다. 잠시 후 더덕을 쪼그리고 깨다 온 Titus가 힘든지 의자에 푹 박혀 버렸다. 씨알 굵은 더덕을 깨는 재미에 무리를 한 모양이다.
친구 황년의 안지기가 오뎅국을 보내와서, 어제 먹지 못했던 필자 안지기의 필살기 "배추국"과 "현미밥"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짐을 정리하고 농장을 나서려니, 차한잔도 안하고 가냐고 하면서 김원장이 도라지꽃으로 만든 차를 내어 준다. 떠나는 친구에게 종이 가방을 내민다. 안에는 미리 준비하여 놓은 농산물과 더덕을 푸짐하게 담아 놓았다. 황년 안지기에 몰래 전달한 더덕값을 너무 적게 치룬 것 같아 미안하다. 가을에 또 보다고 인사를 하며 하늘 내린터를 나선다.
점심은 까리따스의 명품(?) 떡국
점심 먹고 하늘내린터의 잔디로 만든 산책로를 거닐었다.
더치오븐 바베큐와 야간에 담소를 나눌 장소는 아래에 구축.
제일 높은 곳에 리빙쉘과 Titus 부부를 위한 랜드브리즈를 그옆에 설치하였다.
하늘내린터에서 경작한 무농약 수박. Titus가 자기 머리가 작다고 강조.
하늘내린터 안지기가 만들어준 더덕무침, 단호박부칭개, 더덕회.
?? 고추. 자루쪽이 매워서 뒷쪽은 1/3은 먹지 말라고 한다.
농촌 생활과 정책에 대하여 열띤 질문과 대담 중인 하늘내린터원장과 Titus. 새벽 1시까지.
다음날 임도를 따라 산책 중 연출사진. 1시간 남짓 거리에서 보이는 백두대간 설악산 지역.
문화재 복원용으로 좋은 적송을 관리한다는 색인표.
하늘내린터의 진돗개 "마야"와 새로 낳은 귀여운 3마리 수컷 진도개 강아지.
하늘 내린터는 체험농장이다. 더덕도 자기손으로 직접캐야한다. 씨알 굵은 더덕캐는 맛이 솔솔한데, 허리는 뻐근.
도미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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