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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인생 쉬엄쉬엄../좋은글 감동글

[스크랩] 산골소녀의꿈


 

 

깊어가는 가을밤

조용히 눈을 감으면

 

내고향 동네어귀 감나무에

대롱대롱매달린 연시감

까치밥이라 남겨둔 연시감이

노할머니 볼처럼

주글주글한채로 매달려있다

 

저녁노을질때면

윗마을부터 차례로 굴둑에선

하얀 저녁연기를 뿜어대기시작한다.

사랑채 굴뚝에선 쇠죽끓이는 연기

안채 굴뚝에선 저녁밥 짓는 연기

 

서쪽을향해있는

아랫마을 우리집 굴뚝에서도

동네에선 가장늦게 

저녁 연기가 하얗게 피어오른다

 

커다란 가마솥에 여물을넣고

부억에서나온 구정물을 붓고

나보다 몇배무거웠던 솥뚜껑을

힘겹게 끌어올려 닫고는

아궁이에 불을 집힌다

 

장작을 아궁이 가득 쑤셔넣고는

하얀 함박눈이펄펄 내리는

하늘을 향해 바라보며

아궁이앞에 털석 주저앉자

 

부지깽이장단에 박자 맞춰

목청높혀 유행가를 부르곤 했지

눈감으면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

나의 어린시절은 순박하고 꿈많은

산골 소녀였다.

 

어느새 내가슴엔 흥건하게 고여있는 눈물

가슴 뭉클하게 젖어오는 추억의 그리움

코긑이 찡하게 시려옴은 무엇때문일까...

 

소리없이 깊어만 가는 이밤에

깊고 깊은  추억의 빗장열어

축축하게 잠겨본다 .....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소리새 ♬

출처 : 앵커백지연
글쓴이 : 앵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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