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이 없는데... 또 다른 사랑 없는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냥 있어주면 되는데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곁에 있어줘야 하잖아 떠나려는 니 맘 알겠지만 잡고 싶은 내 맘 알아줘~
하루만 하루만 사랑해 하루만 내 곁에 있어줘 시간지나 먼 훗날엔 이 상처 지울 수 있게
하루만 하루만 곁에 있어줘 아파도 내 사랑 너니까 널 보내줄게 떠나가 줄게 하루만 내 사랑아 하루만 내 사랑아 하루만 - 레드 레인(Red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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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손 길상호
공사장 인부가 벗어놓고 갔을 목장갑 한 켤레 상처가 터진 자리 촘촘했던 올이 풀려 그 생은 헐겁다 붉은 손바닥 굳은살처럼 박혀 있던 고무도 햇살에 삭아 떨어지는 오후, 터진 구멍 사이로 뭉툭한 손 있던 자리가 보인다 거기 이제 땀으로 찌든 체취만 누워 앓고 있으리라 그래도 장갑 두 손을 포개고서 각목의 거칠게 인 나무 비늘과 출렁이던 철근의 감촉 기억한다 제 허리 허물어 집 올리던 사람, 모래처럼 흩어지던 날들을 모아 한 장 벽돌을 올리던 그 사람 떠올리며 목장갑은 헐거운 생을 부여잡는다 도로변에 버려진 손 한 켤레 있다 내가 손놓았던 뜨거운 생이 거기 상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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