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 몸에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음식의 맛을 더하면서 산성 체질을 중화시키는 것은 물론 항암효과가 있고 기(氣)를 다스리는 데도 탁월하다. 게다가 믿고 섭취할 수 있는 무공해 자연식품이다.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에 있는 청림농원 대표 안정균씨. 그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부용산(芙蓉山) 모재골 노지 4만평에 표고버섯을 재배하면서 그것을 가공해서 유통시키고 있는 버섯생산 전문 농업인이다.
사실 표고버섯은 온도와 습도, 햇빛 등의 인공적인 재배조건만 갖춰주면 되는 시설재배를 할 경우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 수확량도 그만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안씨는 내구성 있는 나무를 직접 벌목해 재배사를 짓고 버섯재배용 참나무 종균접종에서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해 오고 있다.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깊은 골짜기인데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이어서 무공해 재배도 가능해 노지를 고집하고 있다. 부족한 점은 전문서적과 자료를 뒤적이고 전문교육 참가, 비교견학 등을 통해 채워 나갔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의 품질검사도 자청해서 받았다. 그가 품질검사를 받을 때만 해도 정부의 농산물 품질인증제가 도입되기 전이었다. 농산물 수익창출에 한발 앞선 유통전략을 구상해서 실천한 셈이다.
생산량은 연간 30여톤. 고생해서 키운 버섯이 유통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것 같아 직접 소매유통에도 나섰다. 전라남도 특산물전에 빠지지 않고 참가해 직접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한 것. 가격도 중간유통을 거치지 않기에 20∼30% 싸게 팔 수 있었다.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해 생산자 실명제도 처음 도입했다. 표고버섯 소포장 제품을 처음 선보인 것도 그였다. 시식용 요리도 개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미사여구를 써서 열을 올리는 '홍보'보다 '견학'을 주선하는 것도 그의 홍보비법이었다. 재배환경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바이어를 농원으로 초청, 두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 농원을 둘러본 바이어들은 반드시 납품계약을 맺었다. 한 번 입맛을 본 소비자들도 고정고객으로 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안씨가 생산하는 제품은 표고버섯과 영지버섯, 표고조미료 등 3품목. 표고버섯의 경우 갓머리가 희고 꽃무늬가 새겨진 ‘백화고’를 비롯 갓머리가 까만 ‘흑화고’, ‘동고’ 등이 있다.
양질의 표고버섯에다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다시마, 멸치, 새우 등을 첨가해 만든 ‘표고천연조미료’ 3종은 청림농원의 경쟁력을 더 높여주고 있다. ‘영지절편’과 ‘통영지’도 내놓고 있다.
이들 제품은 현재 전국 유명 백화점과 E-마트 전국 매장, 농협판매장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우편주문판매와 기업체 특판, 명절 선물 등으로도 인기다. 품질이 좋고 가격도 비교적 싸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지난 1990년부터 표고버섯 재배의 한 길을 걸으면서 전남농업인대상, 농림부의 신지식농업인, 산림청의 신지식임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안씨는 "어느 작물을 재배하든지 전문가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명품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앞으로 표고전문단지를 조성해 표고사우나, 표고음식점 등을 겸비한 관광단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