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은,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것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필요하다, 불필요하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 마음에 걸림이 없는,
즉 물질이나 마음이 내게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의 무게만큼이 필요의 기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소박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
나는 예전부터 소박한 삶을 살고 싶어했다.
이 역시 물질이나 마음이 내게 짐이 되지 않고 요란하지 않는 삶을 말한다.
무소유가 종교적 색채가 짙다고 한다면 소박한 삶은 나름 마음이 닦여진 범부가 선택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자연스러우면서 덧 보태지지 않은 삶.
그런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전원생활을 하면서, 정원을 가꾸면서 접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일정한 상태만큼의 관심과 정성이 깃들여지는 것이다 보니
이런저런 노력으로 예쁘게 가꾸고 사랑으로 꾸며보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이다.
하여,
우리 정원은 수수한 느낌을 주지만 풀한포기, 흙 하나에도 나의 사랑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곳에 있는 모든 풀들, 작물이나 꽃이나 잡초라 할지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품고 살지만
방치하는 것이 자연스러움은 아니므로 잡초관리는 부지런히 해줄 수 밖에 없다.
처음 전원생활을 할 때는 잡초를 차마 뽑지 못해 그대로 두었다가
씨가 온통 흩날려 다음해에 엄청 고생하기도 했었다.
연못도 자연생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면은 비닐등으로 마감하지 않고 그냥 맨흙 상태에
논에서 퍼다 나른 진흙으로 바닥을 20cm정도 깔고 옆은 두텁게 발랐다.
물론 옆에 바른 진흙은 다 흘러내렸지만 조금씩 새는 물은 세월과 더불어 물풀이 자라나고
수생동식물의 활동으로 인해 자연 연못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연못 테두리는 틀 유지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돌과 레미탈로 마감하였다.
작물도 정원에서 화초와 같은 미적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정원의 아름다움을 고려하여 모양을 잡아가며 채취해서 먹으면 된다.
작물을 텃밭에서만 키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화단에서도 적절한 위치를 봐가며 작물을 키우면 작물도 되고 화초도 되니 일거 양득인 셈이다.
또한, 화분에서 난과 화초만 키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난화분에서도 각종 채소들은 얼마든지 잘 자라며 소소한 멋이 있고
채취이후에는 꽃까지 보여주게 된다.
난화분에서 키우는 채소는 빗물에도 흙튀김이 없어 병충해의 영양이 훨씬 적고
난화분 밑바닥은 물빠짐 구멍이 크기 때문에 연결된 땅으로 뿌리가 뻗어나가 자란다.
난 남자이면서도 유달리 예쁜것을 좋아한다.
그것 또한 욕심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법정스님께서
"다른 욕심은 다 버렸는데 유독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만큼은 버려지지 않더라"
라고 하신 말씀에 위안을 받으며~
앞으로도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그냥 마음 가는대로 좋아하며 살아가려 한다.
[출처] 무소유의 삶과 소박한 삶, 그리고 정원 가꾸기|작성자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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