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람있는 귀농귀촌생활/텃밭,꽃밭 정원가꾸기

[스크랩] [도시농부의 농담(農談)]가을 낙엽의 부활

지난 글에서 밀은 벼와 이모작이 안된다고 썼더니 독자 한 분이 연락을 했다. 우리 밀 농사짓는 분들은 거의 다 벼와 이모작을 한다고 해서 확인해봤더니 사실이었다. 대부분 따뜻한 남쪽에서 이모작을 하지만 중부 지방 일부에서도 최근 성공한 사례들이 있었다. 대단한 일이다. 방법은 늦게 심어도 되는 만생종 벼를 재배하거나 수확량이 줄어들 것을 감수하는 것이다.

도시에선 가을 낙엽이 늘 골칫거리다. 단풍이 보기는 좋지만 낙엽이 되면 처치 곤란이다. 이 낙엽들은 대부분 석유로 소각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1t 처리하는 데 드는 돈이 15만원에 육박한다. 서울 자치구마다 2000~3000t 발생한다고 하니 단풍 구경 대가치고는 엄청 비싸다. 사실 낙엽은 다시 자기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여름 내내 잎에 축적된 탄소가 땅에 저장된다. 그러나 땅에 저장되지 못한 낙엽은 석유로 태워지고 탄소는 하늘로 돌아간다. 아무리 녹색이 울창하다 해도 콘크리트 위에선 탄소가 순환하지 못한다. 저탄소 녹색성장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우려가 많았다. 콘크리트 위에서 저탄소는 가능하지 않다. 콘크리트를 깨고 흙을 살려 농사를 짓자는 도시농업 운동을 하고, 저질소 똥색순환이라는 안티구호를 내건 이유도 다 그 때문이었다.

낙엽은 거름으로 재탄생해야 탄소를 땅에 저장할 수 있다. 낙엽을 거름으로 만드는 방법은 아주 쉽고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비와 눈을 맞히면서 야적장에 그냥 쌓아두는 것이다. 바람에 날리지 않게만 하면 된다. 더 좋은 방법은 오줌을 붓는 것이다.

1년쯤 쌓아놓은 낙엽을 걷어보면 반 이상이 부엽토가 되어있는 걸 알 수 있다. 그 흙냄새가 보통 좋은 것이 아니다. 이 부엽토는 쓰임새가 매우 많다. 음식물이든 똥이든 이 부엽토와 섞으면 발효가 잘 된다. 이 부엽토는 상자텃밭의 훌륭한 흙재료가 된다. 성질이 알칼리여서 강산성인 수입 흙 피트모스, 펄라이트보다 훨씬 낫다. 또 이 부엽토를 마늘밭이나 양파밭 또는 고추 심을 밭에 깔아주면 최고다. 마늘, 양파밭에는 보온 효과를 주고 고추밭의 흙을 개량해주며 연작피해도 줄여준다. 봄에 부엽토를 깔았던 흙을 만져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드러움은 아기 속살 같고 은은한 초콜릿 향이 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선 모든 낙엽을 모았다가 부엽토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짜로 나눠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그런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

출처 : 맑은하늘의 하늘내린터 이야기
글쓴이 : 맑은하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