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고, 떡메도 쳐보고… 가을 정취 흠뻑 ‘1만원 투어’
도농간 교류 새 모델 떠올라 (경향신문)
'1만원으로 맛보는 가을 농촌체험여행.'
경기 안양시에 사는 주부 김모씨(35)는 지난 3일 다섯살짜리 아들과 함께 가평 축령산·연인산으로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의 가을여행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진행하는 '도농교류 농어촌 체험투어'였다.
고양과 안양지역 주부 40명이 축령산 잣영농조합에서 잣공장 견학과 잣까기 체험 등을 했다.
토속음식인 두부전골 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 김씨는 마을이 넓다는 의미의 아홉마지기마을로 가 햇차조 타작과 떡메치기, 사과따기 체험을 했다. 그리고 사과 2㎏들이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이어 연인산에서는 아들과 함께 낙엽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흠뻑 맛봤다.
도농교류 농어촌 체험투어에 나선 주부들이 가평군 아홉지기마을에서 떡메를 치고 있다. | 경기농림진흥재단 제공
김씨는 "가을산이 보고 싶어 아들과 함께 체험투어를 신청했는데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고 체험 프로그램까지 있어 소중하고 뜻깊은 가을여행이 됐다"고 만족했다. 이틀 뒤인 5일에는 용인시 상현동 주민자치센터 주민 40명이 같은 코스로 체험투어를 했다. 투어비용은 1인당 1만원이며 점심식사까지 해결해 준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이 도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농어촌 체험투어'가 도시와 농촌 간 교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가 주관하는 체험투어는 올해 15차례 진행됐고, 매회 40명씩 모두 600명의 주부들이 참여했다. 11일에는 고양 블루 벨리테마 식물원과 파주 산머루마을에서 특별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국제결혼가정과 이주노동자 자녀 등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다. 가평 및 고양·파주 코스 외에도 화성코스(경기미 베기가 테마인 금당마을 및 누룩도가, 젖소목장인 또나따목장), 양평코스(먹는 배로 유명한 가루매마을), 이천코스(슬로푸드로 유명한 부래미마을과 샘골 버섯농원) 등이 있다.
투어 참가자들은 지역 특산품인 사과·배 따기, 고구마 캐기, 메뚜기 잡기 등 수확의 기쁨과 체험활동을 통해 농촌을 이해하게 된다. 체험투어는 또 투어 참가자들이 현지에서 다양한 농산물을 구입해 농가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예컨대 체험투어 코스인 축령산 잣영농조합에서 잣을 직접 수확해 맛본 도시민들은 잣의 고소함에 빠져 잣을 사가고 있다.
가평 축령산 잣영농조합 이수근 대표는 "그동안 수확한 잣의 판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으나 농어촌 체험투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통상 1회 체험투어에서 200만~300만원 정도의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 구영숙 팀장은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한 '농촌체험 지도사' 육성 프로그램이 체험투어와 맞물려 시너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031-250-2771, www.ggaf.or.kr)
< .kr) 경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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