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내린터의 시원한 물줄기입니다.^^
하늘내린터1일차
-춘천에 더덕,도라지,지치를 심어 놓은 당림리 땅을 찾았다.
아....무섭다.더덕과 도라지는 멧돼지가 잘 건들지 않는다고 하야 부러,심은것인데 우거진 풀들을 헤치고 들어간
내 밭의 풍경은 초토화를 연상케 했다.
반바지를 입고 간것이 문제,다리는 벌써 풀에 쓸려 난도질 당하고 윙윙거리는 벌떼들이 나를 덮칠것만 같다.
윗밭 아랫밭 할 것 없이 마구 파헤쳐진 땅과 이제 갓 올라온 더덕과 지치,도라지들이 손가락 마디처럼 커 있었지만
도저히 뭐가 뭔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다행히 아명이 설명을 해줘서 알았지만 내맘은 벌써 멧돼지가 내려올까 무섭고,벌이 달려들까 무섭고
자꾸만 살을 쓸어내리는 풀도 무섭고 그냥 빨리 이자리를 떠야 한다는 생각뿐....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여보 당신이 계획한대로 텐트 가지고 일주일정도 와서 풀 좀 베내고 깔끔하게 정리하면 안될까?"...-_-
아명은 돌아서기 아쉬운 발걸음을 나로인해 떼었다.
흠..원래 계획은 반나절 풀뽑고 묵고 자고 다시 반나절 풀뽑고 인제로 출발 예정이었는데...ㅠㅠ..
무섭다고 빨리 가자고 보채는 나땜시 옆지기 아명이 차를 돌렸다.
인제로 고고씽..~~~~
그렇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제초기를 사서 풀을 베야 하는데 잡초가 무성한 밭은 손으로 일일히 뽑아줘야 할터인데..//
이렇게 겁많고 무서워서 뭔 귀촌을 하겠다고...
자신을 성찰했지만 그래도 빨리 나오길 잘했어...ㅠㅠ..안도의 한숨..휴....ㅜㅜㅜ
인제에 도착
내린천은 작년에 가보았던 곳이라 친근감이 들고
어디서 잘못된건지 주소도 잘못 찍었다.
계획은 그냥 아래 냇가에서 여정을 풀고 파리낚시로 잡은 잡탕매운탕 끓여서 쐬주한잔하고
담날 아이들 물놀이 실컷 하고 하늘내린터로 가야쥐....했는데//네비게이션에선 하늘내린터가 점점 가까워온다.
반가운 맘에 하늘내린터님께 문자를 보냈다.
헐..~~바로 전화가 왔다.
오세요.
그리고 하늘내린터에 도착
오프에서는 첨 뵙기 때문에 간단한 인사하고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과 함께 불이 없다는것 때문에
특별히 내어주신 산막에 짐을 풀기 시작
읍내에서 맛난 삼겹살을 구워먹기 위해 지핀 숯불이 1시간 30여분만에 지펴지고..ㅠㅠ..
알라들 배고플까 그냥 밥묵었다.
그리고 나의 하늘내린터 원시적인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늘내린터2일차
아침을 먹으려고 하는데 부추전을 부쳐먹자고 하셨단다.
부러 다시 시내로 내려간 옆지기가 부침가루를 사왔다.
헐....식용유가 없네
나중에 다른분이 찾아주셔서 옆지기 아명은 부추전에 막걸리 한사발을 했다.
원시생활이라고 아이들에게 두어번을 강조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도시의 간편한 인스턴트 편안함을 생각하지 않을터이니 말이다.
산책로와 주변 경관들은 너무나 멋있었다.
고요와 적막이 좋다.
그리고 원시적인것도 좋다.
휴대폰도 안된다...그것도 너무 좋다.
티브이도 없다 그것도 너무 좋다.
근데......???
하루이틀정도는 그렇게 살아도 한달..석달..일년..오년 그런것 없이 살 수 있을까?내가???
하늘내린터3일차
아침을 서둘러 묵고 13시 정모에 오실 손님들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가치관과 인생관 그리고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
추구하고 갈망하는것들이 비슷한 사람들의 순수한 만남
먼저 자연주의님께서 오셨다.행사내내 식사를 담당하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순하니맘님께서 오셨다.
그리고 차가 들어선다.
어느새 많은 행사준비들이 끝나 있었고 먹거리도 준비되어 있었고
하늘내린터에서 직접 키운 각종 채소들이 달려와 있었다.
그리고 정식 행사가 진행 되었다.
이번 정모를 가족캠프로 설정한 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직접 체험하면서 이없으면 잇몸으로라는 교훈을 얻고 싶었다.
전천후 도시생활을 벗어나 농군의 삶을 그대로 닮아 갈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었다.
허황된 생각이라는것을 여실히 느낀다.
너무나 추상적이고 환상적인 귀촌을 생각했던 나를 본다.
하늘내린터4일차
아침 산책은 가질 못했다.
몸이 약한탓도 있지만 술을 펐기 때문이다.ㅠㅠ..
나머지 일정에 뜨문뜨문 참석하면서 열정적인 하늘내린터의 역사를 보았다.
많은 숙제와 단단한 마음의 준비들이 남아있다.
정립되지 않은 다듬어 지지 않은 생각의 파편들을 모아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귀촌은 진행형인줄 알았다.
그러나 현재 나에게 귀촌은 추상형으로 변했다.
자신만만했던 자신의 오만함과 거만함을 반성하며
다시금 정립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렇다고 후진형은 아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하늘내린터를 내려오며
가슴과 머리엔 많은 생각들이 남는다.
세월이 지나는 어느날
진정성과 현실성을 담아 다시 진행형속에서 여러분을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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