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장하지 않는 남도의 고향, 강골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꾸미어 만들어 낸 화려함도 좋고, 맛깔지게 만들어 낸 음식도 좋다. 그러나,
여기에 인위적인 '만들어 냄' 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 그모습의 아름다움을, 생긴 그대로 그맛의 소박함을,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정(情)이 따른다.
벚꽃떨어진 살가운 강골의 골목길, 어디에서도 만날수 있다. ⓒ copyright soodong-p
남도의 끝녘을 따르는 지도를 들고 가다 보면 소리와 다도의 고장, 보성(寶城)을 만난다.
서편제의 남도 소리로, 전국 최대의 차밭으로 유명한 보성, 늘 옛것을 소중하게 아끼는 보전하는 그 고장에서도 안으로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간다면, 우리들 마음속에서 꿈꾸던 고향을 만난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강골마을.
대숲, 그 뒤로는 우리네 어릴적의 향수를 고이 숨겨 놓은 곳이다.
마을의 입구로 향하는 길이 좁아 대형버스는 출입을 하지 못하는 작은 농로를 따라 앞을 보면 시원한 대나무 숲이 바람에 서걱거린다. 그 숲을 지나 고개를 드니 족히 100년을 넘었을 법 해 보이는 벚나무가 마을의 입구에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 하며 낙화의 아름다움으로 길손을 맞이한다.
마을의 느낌과 모습은 예의 그 옛날 길손이 나고 자랐던 그 촌락과 같은 모습, 그러니까 자라고 난 그 환경과 그 모습이 지금도 이곳 남도땅 강골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많이 가지려 하지 않으나 여유가 있고, 부족하지 않으나 넘치지 않는다. 마을 지킴이를 자처하는 강골의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사는 모습이 그렇다.
숨겨둘만큼의 가진꺼리가 없기에 행복하고, 넘치는 자연이 있기에 행복한 강골의 사람들, 그러나 그네들의 삶속에 깊이 간직해온 자랑거리가 하나가 더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웃의 정(情)이다. 강골의 사는 모습 또한 도시와는 다르다.
시계를 보고 아침을 맞는것이 아니다. 날이 새면 일어나고 해가지면 일을 마친다. 컴컴한 실내의 은은한 조명아래에서 커피한잔을 한다면 이곳에선 넓은 정자위에서 불어오는 논바람과 산바람을 대하며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즐긴다. 찌든 담배연기와 매연속에서 퇴근 후의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면 강골은 달빛과 밤새소리에 이웃과 더불어 질펀한 술판이 벌어진다. 그곳이 강골마을이다.
구속되어지고 인위적인 모습일랑은 강골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편함을 위한 강제적인 구조물도 눈에 들지 않는다. 조금은 불편한 삶, 조금은 귀찮은 그 모습도 순리에 따르는 삶다운 삶이라 생각되어지는 강골이다.
시간에 순종하고, 자연에 ?추어 사는 법을 아는 사람들, 자연이 하고자 할때 같이 하여 주고 시간이 흘러가면 같이 흘러준다. 천천히, 그러나 느리지 않다.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자랑거리이자 자존심인 마을이다. 특별한 어느 누구가 왔던것과 배운것 없는 누군가 왔던것에 대한 대우가 같다. 정보화 마을로 나서면서 도시속에서 편히 살던 이들이 한루 쯤 묵어 보겠다 해서 별도로 치장을 하거나 길을 내는 등의 부산함이 없다. 있는 집에, 있는 방에, 있는 먹거리를 그대로 내어주는 것도 이들의 인심(人心)이다. 아니, 정(情)이라 해야 맞겠다.
그 정(情)을 일반 도시인들도 즐길수 있다. 강골의 마을에 연락을 하면 언제든지 편히 쉬다갈 수 있는 길을 내어준다.
아무런 이유를 붙이지 말고 간섭 없는 외갓집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강골마을로 가자.
맑은 하늘과 멀리서 아득히 들려오는 경운기 소리를 들으며 초가의 마루에 길게 누워 게으른 낮잠을 방해 없이 즐길수 있는 편안한 곳을,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를 꾸밈없이 내어 놓은 밥상을,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을수 있는 마을의 그 옛날 그 정겨운 골목길을,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걸어 보는 들녘을, 바지락을 캐어 보는 득량만의 체험과 남해바다의 낙조를, 선조들의 정신과 삶이 베인 옛 가옥의 체험을, 새의 지저귐으로 시작하여 새의 지저귐으로 마무리 할수 있는 곳을, 그리고 사람의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음껏 만날수 있는곳을.. 그곳이 강골 마을인것이다.
다만, 편한대로의 편함만을 추구하고, 불편함에 대한 징얼거림이라면 강골마을은 맞지 않다. 편안함의 게으름보다는, 불편함에 부지런함이 강골에서는 더욱 어울린다. 손님을 맞아들기 위하여 일부러 꾸미지 않는 강골이기 때문이다.
ⓒ copyright sood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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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장하지 않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습의 자연과 사람들이 있는 강골마을, 그 모습이 지금도 길손의 가슴에는 그대로 자리잡는다.
올 여름, 길손의 가족들은 강골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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