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이제 최첨단 산업 다양한 상품·서비스 제공”
⑮연매출 6억원 원평허브농원 이종노 대표 |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
3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원평허브농원을 찾았을 때 주인 대신 향긋한 허브향이 먼저 손님을 맞았다. 로즈메리, 레몬버베나, 람스이어, 오데코롱민트, 라벤더, 말로, 케모마일. 이름도 모양도 생소한 100여종의 허브가 4000여평의 농원을 가득 메운채 자신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향기가 있고,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식물은 허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3000종이 넘죠. 허브는 식물 자체보다는 가공품으로 더 많이 이용됩니다. 아로마테라피는 물론 요리, 화장품, 방충제, 꽃꽂이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 안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죠.” 이종노(47) 대표가 허브를 소개하며 차를 내왔다. ‘페퍼민트아이스티’라고 했다. 한모금 마시자 허브향이 입안에서 목을 타고 몸속으로 퍼져나갔다. 농원 한쪽에 놓여있는 물레방아와 새장에선 물소리와 새소리도 들려왔다. 원평허브농원에는 허브와 관련된 것이라면 없는 게 없다. 화분은 물론 향초, 향주머니, 비누, 보디오일, 미용소금, 사탕, 주방세제 등 허브를 이용한 제품만 100가지가 넘는다. 연간 방문객이 10만명에 이르고, 농원의 매출액은 6억원에 달한다. “농업은 더이상 1차산업이 아니라 최첨단 6차산업입니다. 기본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면서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합니다. 또 자연환경과 문화·전통을 보존하고, 농촌체험마을이나 쉼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죠.” 서울에서 자란 이 대표는 1987년 12월 결혼 직후 귀농했다. 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면서 키운 꿈이었다. 처음에는 채소농사를 지었다. “잘 될 리가 있겠어요. 초기에는 싹이 나자마자 말라죽었고, 온갖 정성으로 키워서 시장에 내놓으면 가격이 폭락했죠. 13년 동안 채소농사를 지으면서 남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이 대표는 채소농사를 짓는 와중에도 고려대 생명환경대학원에서 원예학을 공부하며 향학열을 불태웠다. 허브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대학원 수업에서였다. “교수님이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유럽의 허브시장과 제품을 본 순간 ‘바로 이거다’ 싶어 무릎을 쳤습니다.” 이 대표는 97년 12월 곧바로 준비에 착수해 1년4개월만에 채소밭을 허브농장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허브 가공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2000년 12월에는 ‘허비너스’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제품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2005년 1월에는 화성시 농특산물 통합브랜드인 ‘햇살드리’ 상표 인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여기에 ‘이종노허브웨이’라는 상표를 하나더 붙인다. 자신의 이름을 걸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농림부의 ‘신지식농업인상’을 비롯해 수십개의 상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농업인이 됐다. 허브와 관련된 특허출원과 실용신안도 10여건에 이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을 ‘농부 이종노’라고 강조한다. ‘겸허하게 노력하는 농부의 마음을 잃지 않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화성 =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31 |
출처 : 가든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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