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현 씨의 근면과 성실성은 금방 드러났다. 제대 후 까까머리로 영농을 시작한 지 4년 째였던 66년, 안 씨는 농촌지도소로부터 영농지도를 받고 국내 최초로 고추 육모이식법과 멀칭(바닥덮기) 재배법을 도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병해충 피해가 줄어들었고 비교적 깨끗한 고추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우량 품종의 고추를 선별해 낼 수 있었고 괴산 지역 기후에 맞는 특유의 고추 품종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당시 괴산의 대부분 농가가 재배하던 주품종을 담배에서 고추로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67년부터 안 씨는 농산물 가격동향 자료를 수집 보관하면서 농산물 가격을 미리 관찰하는 등 스스로 과학 영농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갔다. 영농규모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던 70년대에는 농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농촌 건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안 씨는 적극성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76년 8월 새농민회가 주는 종합상을 받았다. 안 씨 나이 38세,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50대 전후였던데 비해 안 씨는 젊은 영농지도자였다. 안 씨가 지역에서 영농기법을 전수하기 위해 영농시간이의의 시간에 틈틈이 농협대학과 새마을연수원 등 전국을 돌면서 한 강연에 대해 높이 평가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