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군의 용문산 산줄기가 굽이굽이 동쪽으로 뻗어나가다 강원 횡성군과 만나는 양평의 동쪽 끝. 그곳 양동면에는 온 산이 더덕으로 뒤덮인 일명 ‘더덕산’이 있다. 국내 최초로 산에서 더덕을 대량 재배해 ‘더덕계의 전설’로 꼽히는 조남상(55) ‘용문산 산더덕’ 대표의 일터다.
5일 오후 조 대표와 함께 더덕산을 올랐다.
“수백년 동안 낙엽이 쌓여 영양분을 간직한 산에서 자란 더덕이 밭에서 키운 더덕과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나요.” 조 대표가 산을 오르며 말했다. 산자락에서 정상으로 향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녹색 잎에 노란빛이 감도는 더덕 잎이 가득하다.
“밭에서 더덕을 키우다 보면 영양분이 부족하니 퇴비나 비료를 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약해져서 또 농약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몸에 좋으라고 먹는 음식에 농약을 뿌리는 게 말이 되나요.” 조 대표의 말 속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가 산길 주변에서 더덕 하나를 캐자 30g 정도 되는 통통한 더덕 뿌리가 나왔다. “어이쿠 벌써 이렇게 자랐네요. 씨앗을 뿌린 지 3년정도 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 크기의 더덕은 ㎏당 7만원 정도에 팔린다. 10년 정도 자란 더덕은 ㎏당 20만원에도 팔린다. 조 대표는 이 더덕을 팔아 1990년대 후반 이후 매년 5억~6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수익은 2억원에 달한다. 양평군 일대 100만평 규모의 산에서 자라는 ‘더덕의 힘’이다.
“1977년 처음 농사를 시작하면서 표고버섯을 키웠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고 까다롭더군요. 산더덕은 다릅니다. 오늘 못 캐면 내일 캐면 되고 그만큼 영양분이 쌓여 더 좋은 상품이 되니까요.”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고비는 4년 전 10억원 이상 규모의 더덕을 쥐가 다 파먹었을 때다. 그 파장이 지난해 소득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매출은 3억원에 그쳤다. 그리고 ‘농사’라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빌린 사채에 이자가 붙어 10억원으로 늘어난 현실도 답답하다.
그러나 조 대표는 희망이 가득하다. “3년 정도만 지나면 매출액이 10억원은 훨씬 넘어설 겁니다. 그때쯤이면 5~10년 정도 되는 더덕들을 수확할 수 있게 되니까요. 내후년까지는 사채도 전부 갚을 수 있을 겁니다.”
조 대표는 또 내년말에 나오는 경희대 연구팀의 연구 성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조 대표와 경희대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더덕이 비만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효과가 증명되면 이 내용을 더덕 판매 광고로 쓸 계획이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농사를 지었는데 하도 일을 열심히 하니까 당시 마을 사람들이 저에게 ‘남상이는 용문산 꼭대기에 데려다 놔도 먹고 살 것’이라고 했어요. 외국에서 들어온 농산물 때문에 농업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과거 고구려 선조들이 악착같이 싸워서 당시 대국이었던 당나라도 이겼잖아요. 열심히 하면 됩니다.”
양평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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