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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삶 귀농귀촌/귀농귀촌에 꿈을갖자

[스크랩] 언젠가 귀농을 하고 싶은 이유

그저 여기 저기 리플만 달다가 처음으로 글이란 걸 써봅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면요.

전 나름대로 잘 나가는 직원 1000명정도 되는 회사의 연구소 팀장입니다.
나이 어린 팀장이라는 말이 맞을 겁니다. 병역은 전자공학도다 보니까 특례로 나와서 사회경력이 벌써 11년이 꽉 차갑니다.
지금 나이 36살... 작년에 결혼해서 이쁜 딸을 하나 낳았구.. 자녀는 셋정도를 놓고 싶습니다.
와이프도 그걸 원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총각으로 모인 돈은 많지 않습니다.. 전재산 1억 정도뿐인, 아직은 가난한 청년입니다.

제가 귀농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타당할까요? 아님 너무 허왕될까요? 도피성의 귀농은 절대로 아닙니다.
도시에서도 전 잘 살아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1. 몇 일전, 아니 계속해서 매스컴에 떠드는 소리, "과외를 안하거나 학원을 다니지 않는 고등학생은 없다", 전 늘 아이들이 축처진 어깨에 무거운 가방을 질질 끌면서 아버지 보다 더 늦게 집에 오는 모습이 정말로 싫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좋아서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 아이들도 놀이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연날리기나 팽이치기 보다 컴퓨터 오락에 미쳐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과연 저것이 저 아이들의 진정한 인생일까? 저렇게 두는 것이 부모로써 자식에게 할 일인가?
전 결혼전부터 그런 문제에 대해서 늘 고민해오고 결혼전부터 귀농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고 아직도 그 고민은 와이프와 공유하면서 계속되고 있네요.
주위의 지인들은 말립니다. 아직은 도시에서 제가 할 일이 너무도 많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딸래미가 웃어주고 저 아이에게 진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혹 도시보다 시골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 봅니다. 제가 "영동심마니"님이 정착하신 그 동네가 고향이고 중딩때까지 거기서 물장구치고 산으로 들로 뱀도 잡고 산토끼도 잡으면서 살았기에.. 그 추억이 무엇인지 잊어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말이 옆으로 사알짝 샜습니다만.
한가지 더 덧붙이면, 제가 기업체에서 수많은 면접을 해오고 신입사원들을 10년 가까이 받아오고 있습니다만, 우리 나라 사교육에 의한 병폐가 기업에도 나타나더군요.
우선 선배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점점 더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출신학교 학벌은 더욱더 좋아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대학교 학점도 아주 우수한 학생들인데도.. 쩝.. 때론 기초가 부족하다고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지방대, 그것도 사실 별 큰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지방대출신의 신입사원이 처음에는 좀 뒤떨어지는 듯 보이지만, 연구직인 저의 경우는 시간이 조금도 흐른 후에 그 친구들이 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깨닫게 되더군요.
즉 과외다 학원이다 인터넷이다 하여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마져 사교육에 의해서 막아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며, 지금은 어느 정도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아도 학교에서 선생님이 옛날처럼 꼼꼼하게 가르쳐주는 지역을 찾고 있습니다.
학원을 안 보내면 될 거 아니냐고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데 제 아이만 학원을 안 보내면 성의 없는 학교 수업을 못 따라 갈 것이고, 그렇다 보면 자연히 학교 가는 것을 싫어하게 될 것이 우려되서 입니다. 공부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맘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첫번째 이유가 아주 아주 장황했죠? 하지만 제일 큰 이유입니다.

2. 두 번째 이유는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오래토록 유지하고 싶어서 입니다. 직장생활을 해보면 하루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깨어 있는 시간은 길어야 4시간 정도라고 봅니다. 그러나 귀농을 하게 되면 그것보다는 더 긴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가끔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 골똘이 생각하다가 보면, 살아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되고,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인생에서 돈보다는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것이 인생의 참 목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최소한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뭐 다른 분들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물론 귀농하여 농사를 업으로 한다고 해서 24시간을 아내와 아이들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도시에서 직장생활하는 것 보다는 길지 않을까요?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앞으로도 칼퇴근하는 사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최소한 제가 은퇴할 때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 부모님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도시생활에 적응을 못하시는 부모님들을 제가 모신다기 보다는 함께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제 안사람도 시어머니랑 같이 있으면 애 셋키우는 거 일도 아닐 거 같다고 푸념을 합니다(아직 셋도 놓기 전에 말입니다.. ㅋㅋ) 물론 같이 살면 트러블도 많고 옥신각신하는 일도 많겠지만, 그게 또 인생 아니겠습니까? 남하고는 싸우면 틀어지지만 부모자식간은 그럴 수 없겠지요? 또 생각해 봅니다 홀어머니지만 사시면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까라는... 지난 번에 한 2주 정도 안사람하고 딸래미를 처가에 보냈습니다. 장인 장모님께서 집이 사람 사는 거 같다고 하시면서 올라올 때 얼마나 아쉬워 하시는지원...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느낀다고... 지금도 많이 보고 싶어 하십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이 다르겠지만, 최소한 행복을 꿈꾸는 것은 같으리라 봅니다. 어떤 것을 행복이라고 느끼냐는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요... 에스그룹은 이회장님은 기업이나 돈에서 행복을 느낄 것이며, 시골에서 농사를 하시는 분들은 수확할 때의 보람과 온 가족이 같이 오손도손 겨울에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아이들과 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면서 그것이 행복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전 후자쪽이기에 귀농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구구 절절 길었습니다그려.
뭐 위의 세가지가 반드시 시골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직은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겠더군요...
현재로써는 오로지 이민이 아니면 시골밖에는 없지 않느냐라는 판단이 됩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귀농을 꿈꾸는 이유가 나름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십니까? 아니면 건방지다고 생각되십니까? 저도 농사가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민가는 것 보다 더 힘들수도 있다는 것.. 소시적에 농사를 지으면서 수업시간에 소나기가 오면 논에 물길을 막으러 갔다고 너무 많이 오면 다시 물을 텄다가 하면서 맘을 조인 적이 많습니다.
고추를 말리다가 비가 오면 어쩌나, 한 해 벼농사가 수해로 넘어져서 반도 수확을 못 했을 때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어린 나인데도 말입니다.
인건비 아낄려고 어린 나이부터 낫으로 벼베기에 참여했습니다. 지금도 그 흔적이 왼손에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은 저처럼 깊이 깊이 생각해 보시면 어떻습니까?
출처 : [우수카페]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글쓴이 : 델타소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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