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있는 한옥호텔 라궁(羅宮)
그 중에서도 금잔디를 놓고
구준표와 삼각 관계를 벌이는 윤지후의
이색적인 한옥집이 대체 어디인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전대통령의 손자이기도 한 윤지후의
으리으리한 한옥집은 다름아닌
경주에 위치한 '라궁'
무한도전 촬영 등을 비롯한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이미 여러번 소개되기도 한 곳이지만
꽃남 촬영을 계기로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라궁에서 숙박하거나
기념 사진이라도 한번 찍어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이 때....
경주에 살고 있는 주민의 한명으로써
라궁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라궁 취재를 위해 선약을 하고
신라밀레니엄파크로 향하니
담당 직원을 만나기도 전에 부푼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인다.
신라밀레니엄파크 주차장에서 왼쪽 산
아래 한적한 길로 접어들면 라궁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라궁의 입구엔 방문객들이 서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기념 촬영에 빠지지 않는 것은
다름아닌 '구준표나무'이다.
꽃남 8회, 금잔디와의 정식 데이트에서
윤지후는 그녀를 바이크에 태워
자기 한옥집으로 데리고 가게 되는데
두 사람의 데이트를 미행한 구준표는 금잔디에 대해
접혀지지 않는 마음을 괴로워하며
윤지후의 집 앞에서 안절부절한다.
질투심으로 괴로워하던 구준표,
급기야 담 옆에 서 있던 나무를 사정없이
발로 차며 화풀이를 하고는
혼자 길길이 뛰다 돌아가는데 바로 그 장면에서
구준표에게 수난을 당하던 나무가 담 옆에
불쌍하게 서 있다.
내가 갔을 때에도 그 작은 나무는 구준표의
거친 발길질 때문에 지지대 하나가
살짝 뽑혀 있었는데 며칠 전 보수되었다.
8회 방영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구준표나무'는 특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데
오는 사람들마다 구준표나무 옆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이 나무가 부디
튼튼하게 잘 자라주어야 할텐데....
구준표가 애태우며 왔다 갔다 하던 돌담길도
여학생들에겐 필수 사진 촬영 코스가 되었다.
이렇듯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궁은
우리나라 유일의 한옥 호텔인데
'신라밀레니엄파크'의 한 부분인
'라궁(羅宮)'은 '신라의 궁궐'이란 뜻이다.
기존의 한옥들과 달리 전통 한옥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대에 맞게 과거를 재해석하여, 새롭게 현대화한
기능을 담아 재탄생시켰다.
이것은 문화재 형태로만 존재해오던 과거 유산을 실용적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5월 완공한 라궁은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목수 107명 ,석공 16명 등
전통 한옥 장인들이 모이는 유래없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데
경복궁 증축 이래의 전문 목수
최대 동원이라는 기록을 남기도 했다.
처음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곳은 관리동.
로비, 리셉션데스크, 레스토랑이있는 관리동은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라궁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화려함을 보여준다.
자동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니 금잔디와
꽃남 F4들이 반겨 맞아 준다.
이어 중정(中庭)을 가운데 두고
ㅁ자 형의 로비가 이어지는데
2층 건물을 그대로 터놓은 서까래 천장과
이를 받치고 있는 육중한 대들보가
그대로 다보이니 시원하기 그지없다.
높은 천장과 독특한 조명등으로 인해
'라궁' 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는 위엄과 기품이 드러난다.
천장 아래는 대형 노리개와
둥근 한지 조명등이 설치 미술작품처럼 걸려 있다.
그 외에도 물결치는 파도처럼
곡선을 그리는 조명등을 비롯해
모든 인테리어가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특별한 멋을 더해준다.
이 종이 공예 작품들은
공예 작가 차현림씨의 작품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사방을 돌아 리셉션
데스크로 연결되는 관리동의 1층에는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전통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ㅁ자 형 로비에 둘러 싸인 중정에는 열린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서 있는 나무가 있는데
어느 공간에서나 창을 통해 이 중정을 감상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다.
한지로 된 문살 앞에 휴식하듯 놓인
화분과 토기,가구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오후의 빛이 잘 비쳐드는 아담한
리셉션 데스크의 직원들은
예약차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해 보였다.
호텔 직원들은 다 이렇게 신라인
복장을 하고 근무를 하는데
꽃남 방영 이후 더욱 많이 알려진 라궁에는
평일에도 예약이 밀려들고 있다는 후문이....
관리동의 2층은 한식 레스토랑인데 여기에서
라궁을 찾은 이들을 위한 식사가 준비된다.
녹두전, 제주생갈치구이, 소갈비찜 등으로 이어지는
한정식이 저녁 메뉴이며,
아침으로는 정성스럽게 끓인
죽도 제공된다는데 숙박 요금에는
석식과 조식이 다 포함되어 있다.
특히 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라궁의 운치있는
전경 덕분에 그 맛이 배가가 된다고....
전체 건물의 구조는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ㄴ자로 객실이 연속해있으며
로비가 있는 관리동과 함께 ㄷ자를 구성,
뒤쪽 산으로 이어지며 빙둘러싸인
ㅁ자형을 구성한다.
라궁의 배치도를 보면 복잡한 이 건물의 구조
이해에 조금은 도움이 되실 듯....
호텔의 꽃은 객실....오천평이나 되는
대지 위에 세워진 라궁의
객실은 16개에 지나지 않는다.
길게 이어지는 지붕을 공유한채
독립된 각 객실이 회랑을 따라
이어지는 형태로 지어졌다.
객실의 형태는 앞쪽 호수로 돌출된 누마루형,
ㄷ자형을 기본으로 하는 마당형,
그리고 스위트룸,로열
스위트룸 총 네가지 유형이다.
작은 연못이 있는 서쪽편에서 보면
객실은 누마루형과 마당형이
교차되면서 이어지고 있는데
누마루만 반복되면 외관상
모양이 좋지 않기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호수쪽으로 돌출된 누마루가 있는
누마루형과 상대적으로 마당이
더 넓은 마당형이 교차되도록 하고
양끝에 각각 스위트룸을 마련,
반복의 끝에서 약간의 변주를 주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어떤 하루를 누릴 수 있을까?
리셉션 데스크에서 키를 받아든 직원의 안내를 받아
회랑 맨끝에 위치한 객실로 향했다.
라궁의 제일 가장자리인
이 방은 '로열 스위트룸'이다.
카드 키를 갖다 대면 열리는
현대식 호텔문 대신 삐거덕거리는
나무대문이 기다리고 있다.
대문을 열고 빼꼼이 들여다 보니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대청마루로 올라서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다.
내부는 29평 정도인데 대청 마루,
안방, 침실, 미니바, 누마루 스파,마당이
자리잡고 있다.
깔끔하게 마감된 대청마루에는
장지문을 뒬 하고 전통미를
가미한 소파가 갖추어져 있다.
한옥이니까 당연히 방바닥에
이불을 펴는 좌식 구조이거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객실 내의 모든 가구는 입식인데
좌식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요즘
사람들을 배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아직 온돌이 도입되기 전인
신라 시대에는 침대, 의자등을 사용한
입식 생활을 했으므로
신라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대청 마루문은 유리 미다지로 되어 있어
창을 열지 않아도 툇마루가 달린 아늑한
마당이 다 보인다.
햇살이 따스한 봄날이면 마루문을 열고
남서쪽에서 환하게 들어오는 햇살에
느긋하게 몸을 맡기며
복잡한 도시의 소음속에서 잊고 있었던
고요의 미덕을 오랜만에 흠뻑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
대청마루 오른편에는 침실이
자리잡고 있다.
조용하고 아늑한 침실은 적막함 속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서인지 TV조차
비치해 놓지 않고 있었다.
침실의 모든 가구는 금빛 장식을 하여
화려함을 더하였는데
불꽃 모양 스탠드를 밝히고
붉은 빛에 금빛 수를 놓은 침구 속에 파묻히면
마치 신라의 임금이 된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스파가 따로 있지만 객실에는
화장실 겸 욕실이 2개 더 있는데 여기는
침실 옆의 욕실이다.
대청 마루를 통해 거실의 구실을 하는
안방으로 들어가면
라궁 특유의 금장식이 더해진
전통가구들이 양쪽에 놓여 있다.
대형 TV가 자리잡고 있는
화사한 문갑.
불꽃 모양 금관 장식과
드리개 장식을 인용한 옷장.
금관 달개의 모양을 응용한 문고리.
다양한 종류의 화려한 문갑이며
장식장들이 여기저기에 놓여 있다.
놓인 전화기마저도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방 안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안방 맞은 편 왼쪽은 미니바인데
차를 마실 수 있는 용품들과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다.
이 객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누마루에 있는 '스파'이다.
사방이 장지문으로 둘러싸인
이 스파는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임금님의
욕실 같지 않은가.
욕조의 크기는 제법 커서 2~3명이 들어 앉아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경주는 수돗물조차 수질이 좋기로 유명한데 온천수의
수질이야 더 설명할 것도 없다.
더욱 기억에 남는 온천욕을 즐기려면
장지문을 활짝 열어도 될 듯....
로열 스위트룸에선 누마루 밖에 선
대나무가 살짝 시선을 가려주니
장지문을 열어둔 채로 햇살 비치는
누마루에서 스파를 즐기는 짜릿함도
체험해 보면 좋을 듯...
로열 스위트룸을 나와 마당형 일반
디럭스룸의 대문도 열어보았다.
한옥 마당 가운데에 특이하게도 노천
스파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일반 호텔에서도, 기존 한옥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경험이다.
ㅁ자형 한옥으로 둘러싸인
노천 스파는 대문만 닫으면
바로 은밀한 공간이 되어
낮에는 환한 햇살 아래,
밤에는 달빛 아래서 환상적인
온천 체험을 하게 해 준다.
이 디럭스룸의 면적은 23평 정도라고 한다.
객실 동쪽 언덕에는 세 채의 오래 된
한옥이 날아갈 듯 앉아 있다.
'숙재헌'이라 불리는 이 고가들은
댐공사로 인해 수몰될 위기에 처한
건물을 옮겨 놓은 것이다.
라궁이 현대화된 최신 한옥이라면
숙재헌은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낡은 한옥이다.
시대를 초월해 한 공간에 함께 존재하는
두 한옥을 비교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겐 충분한 체험 학습이 될 것 같다.
하루종일 필자와 함께
라궁을 둘러보신 여러분들에게
한가지 의문이 생기실 것 같다.
아니...그럼.....윤지후의 방은 대체.....어딘데.....??
라궁의 외부는 윤지후의 한옥집이
분명하나 윤지후의 잘 꾸며진
거실이며 침실은 이곳에 없다.
우리가 '꽃남'에서 만나게 되는 윤지후
한옥집의 실내는
단지 드라마 세트일 뿐이다.
라궁 방문객 중 운이 좋은 분은 드라마
출연진들을 불시에 만날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갈 때마다
방송국 스텝들과 마주치곤 했으니....
하지만 이곳에서 준표나 지후를
못 만나더라도 너무 서운하게
생각지를 마시길 바란다.
박태환을 닮은 '신라 꽃남'이 여러분들을
신라 천년의 향기 어린 '라궁'으로
인도해 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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