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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귀농의 경제학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충남 서산에서 누에 농장을 운영하는 윤모(44)씨.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그는 2008년 귀농을 결심하고 시골로 향했다. 농사 일이 서툴러 1~2년은 고생도 많았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해를 거듭하면서 자리를 잡아 갔고 지금은 5만㎡에 10만 그루 뽕나무를 심어 1년에 두 번 각 300만 마리의 누에를 생산한다. 귀농 5년 만에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농부가 됐다. 그는 "농업을 단순 1차산업에서 벗어나 이를 가공하고 개발해 2차산업, 3차산업으로 발전시키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귀농 인구가 최근 2년새 부쩍 늘었다. 2001년 880가구에 그쳤던 귀농 규모는 2005년 1240가구, 2010년 4060가구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다 2011년엔 1만가구를 넘어섰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본격화한 데다 노후생활을 대비해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 작년 한 해에도 1만1220가구가 귀농을 택했다. 전년도(1만70가구) 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다만 2011년도 귀농 증가율 86%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한 풀 꺾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증가율은 떨어졌지만 2년 연속해 1만가구 이상이 귀농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귀농이 안정화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귀농을 지역별로 보면 가장 선호되는 곳은 경상북도였다. 지난해에만 2080가구(18.5%)가 경북에 터전을 잡았다. 다음은 전라남도(15%), 경상남도(13%), 전라북도(11%) 순이었다. 경북과 전남은 농지면적 등 농업 여건이 좋아 2년 연속 최대 귀농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귀농 전 거주지역은 경기가 2445가구(22%)로 가장 많았고, 서울(20%), 부산(7%) 순이었다.

귀농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3세였다. 한참 일할 나이인 30대(12%)~40대(26%)도 전체 귀농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가까이 됐다. 실제 영농을 할 수 있는 60세 미만의 비율은 74%에 달했다. 귀농 가구의 50% 이상은 벼농사처럼 특별한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농업을 택한다. 나머지는 과수재배, 시설원예, 축산업 등을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엔 직장에서 도중하차한 월급쟁이들이 시골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농촌을 찾는 이들도 상당 수 있다. 안양대학교 교수직을 그만두고 농촌으로 내려간 김기원(51세)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09년 대학을 그만두고 경기도 김포에서 배를 재배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김씨는 "나이 들어 농사를 지으면 힘도 부치고 자신감도 떨어질 것 같아 조금 일찍 마음을 먹었다"며 "귀농 4년차인데 가족 모두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도 단순 전원생활이 아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특히 30~40대 젊은 귀농인들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최신 농작물 재배 기술을 농사에 접목해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귀농 가구 중 10~15% 안팎이 억대 연봉을 올리고 있다.

귀농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귀농한 가구 가운데 6.5%(145가구)가, 2009년엔 5.4%(221가구)가 각각 그 다음해에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불과 1년여 전에 귀농 우수사례로 소개됐던 농가가 농사를 그만두거나 아예 외국으로 떠난 사례도 있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실패해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바로 수익을 내려고 조급한 모습을 보이다 만족하지 못하거나 시골 생활의 불편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도시와 달리 재출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로부터 상담과 교육을 받은 후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출처 : 하늘내린터 귀농귀촌 힐링캠프
글쓴이 : 맑은하늘/정미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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